넥스틴⋅핌스⋅영창케미칼, 하반기 상장 전망
아베 정부 2차 보복 가능성 높아...소부장 주목

지난해 일본 소재 수출 규제 이후 확산된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업계 기업공개(IPO)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 내달 신일철주금(현 일본제철) 자산 강제 현금화를 계기로 일본 정부가 2차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커 소부장 전문업체 IPO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들은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생산능력 및 연구개발(R&D)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반도체 웨이퍼.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웨이퍼. /사진=삼성전자

넥스틴, KLA 독점 구조 깬다

 

하반기 상장할 장비 회사 중 가장 주목 받는 곳은 넥스틴이다. 넥스틴은 반도체 웨이퍼 표면결함검사장비 전문업체다. 

표면결함검사장비는 많은 양의 웨이퍼를 빠르게 검사하기 위한 ‘다크필드(Darkfiled)’와 특정 웨이퍼의 결함을 자세히 관찰하기 위한 브라이트필드(Brightfiled)’로 나뉜다. 다크필드가 망원경이라면, 브라이트필드는 현미경인 셈이다.

넥스틴이 만드는 품목은 다크필드인데, 이 시장은 미국 KLA와 일본 히타치가 8대 2로 과점하고 있다. 다만 나노미터(nm) 크기 결함까지 걸러내는 장비는 그동안 KLA가 유일하게 공급하고 있었고, 넥스틴이 처음으로 이 시장의 대안 업체로 등장했다. 브라이트필드쪽은 여전히 KLA가 100% 독점하는 품목이다. 

반도체 업계 전체가 웨이퍼 표면결함검사장비를 KLA 한 회사에 의존하고 있다 보니 전통적으로 가격 협상이 거의 불가능한 품목이기도 했다. KLA는 다크필드 장비 한 대에 800만~900만달러에 공급하는데, 마진율이 5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KLA의 다크필드 장비. 나노미터 크기 결함까지 검사하는 장비는 KLA 독점이었으나, 넥스틴이 독점 구조를 깼다. /사진=KLA
KLA의 다크필드 장비. 나노미터 크기 결함까지 검사하는 장비는 KLA 독점이었으나, 넥스틴이 독점 구조를 깼다. /사진=KLA

특히 넥스틴이 주목하는 시장은 중국이다. 중국 반도체 업체들은 미국 장비 업체들과의 거래가 불가능해지면서 어떻게든 한국⋅대만 등에서 대안을 찾고 있다. 미국과 맹방인 일본 내 장비 업체들 역시 중국 공급을 꺼리고 있다.

이 때문에 KLA와 거래가 막힌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넥스틴 장비 도입을 적극 추진한다. 3D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YMTC는 넥스틴에서 두 대의 다크필드 장비를 구매했고, D램 생산을 추진하는 푸젠진화반도체(JHICC) 역시 다크필드 장비 한 대를 넥스틴에 발주했다. 웨이퍼 투입량 월 3만장 생산능력에 다크필드 4대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향후 추가 발주도 기대된다.

넥스틴의 코스닥 시장 상장은 9월~10월쯤 이뤄진다. 넥스틴은 신주 발행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생산능력 증대에 투자하기로 했다. 현재 이 회사의 생산능력은 연간 제작 기준 15대(설치기준 12대)라, 풀가동 해도 고객사들 주문을 맞추기가 빠듯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웨이퍼 표면결함검사장비는 그동안 KLA 독점이 고착화되면서 반도체 업체들이 이원화를 적극 추진해 온 품목”이라고 설명했다. 

 

오픈마스크 강자 핌스, 하반기 상장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오픈마스크 업체 핌스도 하반기(9월 전후) 상장이 예정되어 있다. 오픈마스크는 OLED 증착공정에서 공통층(HIL⋅HTL⋅ETL⋅EIL 등)을 증착하기 위해 씌우는 가림막이다. 수십마이크로미터(μm) 단위의 미세한 구멍이 뚫린 섀도마스크와 달리 패널 형태의 큼지막한 구멍이 뚫려 있다는 점에서 오픈마스크로 불린다. 

OLED용 오픈마스크. /사진=데보라일렉트로닉스
OLED용 오픈마스크. /사진=데보라일렉트로닉스

섀도마스크와 비교하면 정밀도는 낮은 편이지만, 오픈마스크 역시 고도의 가공 기술이 필요하다. 두께 100μm⋅150μm 인바(Invar) 시트에 식각 공정으로 구멍을 뚫고, 이를 인바(또는 스테인리스스틸) 프레임과 용접으로 붙인다. OLED 증착 공정이 1~2μm 공차에도 불량이 불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픈마스크의 정밀도 역시 까다롭게 관리된다.

특히 셀 절단 부분은 수직이 아닌 사선으로 일정한 각도로 깎아내야 하는데, 이를 ‘테이퍼 앵글(Taper Angle)'이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불량이 발생하기 쉽다.

섀도마스크도 마찬가지지만, 오픈마스크 사업의 매력은 마스크가 소모품이라는 점이다.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으나 통상 기판 5000장 당 한번은 새것으로 교체해야 한다. 중소형 OLED 표준 규격인 6세대(1500㎜ X 1850㎜) 증착 라인은 한 달에 최대 1만5000장의 기판이 투입된다. 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면 한달에 공통층 1개 레이어(Layer) 당 총 3세트의 오픈마스크가 필요하다. 

핌스는 지난 2018년까지만 해도 매출 122억원, 영업이익 22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다 지난해 매출 378억원, 영업이익 65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올해는 매출 700억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주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의 OLED 생산량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작지만 강한 PR 업체 영창케미칼

 

영창케미칼은 작년 일본 소재 수출 제한 조치를 전후해 크게 주목받은 회사다. 국내에 포토레지스트(PR) 업체가 극히 드물다 보니 동진쎄미켐⋅금호석유화학과 함께 3대 PR 업체로 부각됐다. 올해 2월 금호석유화학이 PR 사업을 SK머티리얼즈에 매각함으로써 PR 전문 중소기업으로의 가치가 더욱 높아졌다.

영창케미칼은 아직 하반기 상장 스케줄이 확정되지는 않았다. 코스닥 상장을 위한 상장주간사로 최근 하나금융투자를 선정하면서 IPO 일정이 곧 구체화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라인. 삼성전자는 PR 및 PR 부재료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라인. 삼성전자는 PR 및 PR 부재료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영창케미칼이 비록 지난해 일본 소재 수출 제한 사태 탓에 주목받기는 했으나, 아직은 PR 사업에서 불화크롬(KrF) 광원용 PR이 주력이다. 일본 업체들이 과점하고 있는 불화아르곤(ArF)이나 극자외선(EUV) 공정용 PR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영창케미칼은 PR 외에도 하드마스크(SOH)와 CMP 슬러리 등 반도체용 공정재료 역시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625억원, 영업이익 4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규모 자체는 PR 보다는 CMP 슬러리가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영창케미칼은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PR용 생산 시설 확충에 사용할 계획이다. 

PR 업계 관계자는 “작년 7월 이후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반도체용 소재 국산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PR은 물론 PR용 중간재까지 현지(한국) 조달을 종용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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