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현지 법인 설립, 2년만에 공장 완공
노스볼트, 낮은 수율탓에 가동률 저하

동진쎄미켐이 노스볼트향 도전재 공급을 위해 설립한 스웨덴 생산라인이 이달 완공된다. 그동안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소재로 양분됐던 포트폴리오가 2차전지 분야로 확장될 전망이다.

다만 주 고객사인 노스볼트가 아직 가동률 제고에 애를 먹고 있다는 점에서 매출 증대로 이어지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노스볼트 연구실 내부. /사진=노스볼트
노스볼트 연구실 내부. /사진=노스볼트

5일 동진쎄미켐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동진쎄미켐이 스웨덴 셀레프테오에 지은 CNT(탄소나노튜브) 도전재 공장이 이달 완공될 예정”이라며 “이 공장에서 만들어진 재료는 전량 노스볼트로 공급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20년 동진쎄미켐은 스웨덴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며, 노스볼트와 10년짜리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노스볼트가 시생산 과정에서 사용했던 CNT는 동진쎄미켐이 국내 공장에서 제조해 공급해왔다. 스웨덴 공장 완공에 따라 앞으로 현지에서 바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CNT 도전재는 배터리 음극재와 섞어 쓰는 소재다. 음극 집전체인 구리박과 음극재(흑연) 사이의 전도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소량 사용한다. 흑연을 서로 뭉치게 만드는 바인더의 경우 전기가 잘 통하지 않으므로 도전재를 첨가해 전도성을 높여주는 것이다. 

그동안 음극 도전재로는 카본블랙이 주로 사용돼 왔는데, CNT는 이들 대비 전력 밀도 및 수명을 늘리는데 유리하다. 고성능 배터리 생산을 위한 도전재는 카본블랙을 CNT가 대체하는 중이다. 

한국재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CNT 도전재 시장은 오는 2025년 2조2000억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동진쎄미켐은 지난 2014년부터 2차전지용 도전재를 개발, 공급해왔으나 실제 매출에 기여하는 비중은 미미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가 제출한 지난해 사업보고는 전자재료 사업 제품군으로 감광액(포토레지스트)과 웻 케미칼 등을 꼽는다. 감광액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노광 공정에서 회로 패턴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재료다. 웻 케미칼은 노광 공정 후에 감광층을 박리⋅식각 하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제품이다. 

도전재의 역할. 작은 검은색 원형이 도전재다.
도전재의 역할. 작은 검은색 원형이 도전재다.

다만 이번에 동진쎄미켐 스웨덴 공장이 완공된다 하더라도 당장 대규모의 매출 기여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고객사인 노스볼트의 양산 실적이 시원치 않아서다.

노스볼트 셀레프테오 공장의 설계 용량은 60GWh지만, 현재 라인이 완비된 공장은 3분의 1인 20GWh 정도다. 이 20GWh 설비는 총 2개 라인으로 구성돼 있다. 현지에 장비를 공급한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이 2개 라인 모두 미미한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 장비업체 임원은 “지난 2분기까지 노스볼트 공장의 배터리 셀 수율이 40%선을 밑돌았다”며 “수율이 낮은 상태에서 가동률만 높이면 적자가 커지는 만큼 아직 가동률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스볼트에 집전체 소재를 공급하는 업체 관계자도 “아직 양산이라고 할 만큼의 재료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노스볼트 공식 채널로는 작년 12월 양산, 지난 5월 첫 제품 출하가 이뤄졌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 협력사들 사이에서의 분위기와는 온도차가 크다. 

노스볼트도 수주잔고가 500억달러(약 65조원)에 달하는 만큼 어떻게든 수율과 가동률을 끌어 올려야겠지만, 그때가지 적지 않은 수업료를 치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배터리 셀 업체 출신의 한 인사는 “국내 업체들만 해도 최소 20~30년 이상 전기화학 분야를 연구해 온 이력을 갖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셀 공정에서의 수익성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신생 업체가 기술과 수익성 모두 만족하기는 매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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