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MAT 100% 독점 품목
8.6세대 IT용 OLED도 AMAT이 8대 독점 공급
삼성디스플레이가 8세대급 PECVD(플라즈마기상화학증착장비) 이원화를 추진한다. PECVD는 OLED 생산시 TFT(박막트랜지스터) 및 TFE(박막봉지) 공정에 사용되며,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100%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이하 어플라이드) 제품만 사용해왔다.
에이치앤이루자, 삼성디스플레이에 PECVD 공급
국내 진공장비 전문업체 에이치앤이루자는 2분기 중 삼성디스플레이에 8세대급 PECVD 1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IT용 8.6세대(2290㎜ X 2620㎜) OLED 장비 공급사 선정을 마치고 아산캠퍼스 내 장비를 입고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에이치앤이루자 장비는 당장 양산에 투입되기 보다는 향후 공급사 이원화를 위한 테스트용으로 풀이된다.
PECVD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라인에서 무기물 박막증착을 위해 사용되는 대표적인 장비다. OLED 생산 과정에서 TFT와 TFE 공정에 각각 사용된다. TFT는 디스플레이 각 화소를 켰다 끄는, 일종의 스위치 역할을 하는 레이어다. TFE는 산소⋅수분에 취약한 OLED를 외부로부터 보호하는 층이다. TFE는 유기⋅무기층을 번갈아 쌓아서 만드는데, 무기층 형성에 PECVD가 사용된다.
이 밖에 OLED 일체형 터치스크린(일명 와이옥타)을 구현하기 위한 전극 배선 형성에도 PECVD가 필요하다. 이번에 에이치앤이루자가 테스트를 위해 공급하는 PECVD는 세 가지 용도 가운데 TFT용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앞서 8.6세대 IT용 OLED 라인에 총 8대(원판투입 월 1만5000장 기준)의 PECVD를 주문한 것으로 추정되며, 모두 어플라이드가 공급권을 따냈다.
어플라이드의 PECVD는 1대당 단가가 100억~2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8대 도입 가격은 적어도 1000억원, 많게는 1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PECVD는 노광장비와 함께 디스플레이 생산 장비 중 가장 비싼축에 속한다. 어플라이드가 관련 시장을 독점하고 있어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에이치앤이루자와 PECVD 이원화에 나서는 건 이 떄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향후 IT용 OLED 추가 투자에 나선다면 어플라이드 외에 에이치앤이루자를 경쟁사로 세울 수 있고, 이는 장비 도입 단가를 낮추는 지렛대로 작용하게 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IT용 OLED 설비를 반입하는 아산캠퍼스 L8에는 아직 8.6세대 원판투입 기준 월 7500장 정도를 추가 투자할 수 있는 여분의 공간이 있다. 한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당장 삼성디스플레이가 PECVD 대규모 발주를 하기는 어렵겠지만 PECVD가 디스플레이 범용 장비라는 점에서 차기 투자시 운신의 폭을 크게 넓힐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에이치앤이루자, 스퍼터에서 PECVD로 확장
에이치앤이루자는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의 장비 국산화 프로젝트에 주요 플레이어로 활약해 온 회사다. 삼성디스플레이가 6세대(1500㎜ X 1850㎜) OLED 이전에 사용하던 스퍼터는 일본 알박이 공급해왔는데, 에이치앤이루자가 5.5세대(1300㎜ X 1500㎜) 설비부터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후 삼성디스플레이의 6세대 주력 생산라인인 아산캠퍼스 A3에는 이 회사 스퍼터가 거의 대부분 공급됐다.
이전까지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을 주름잡던 알박은 이 때를 계기로 디스플레이용 스퍼터 시장에서는 크게 위축된 뒤, 아직 그 위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에이치앤이루자가 삼성디스플레이와 PECVD 국산화에 성공한다면 스퍼터 시장에서와 같은 역학구도 변화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또 다른 디스플레이 시장 전문가는 “삼성디스플레이 생산라인에서 양산 승인된다면 중국 BOE와 비전옥스 등 IT용 OLED추가 투자가 예정된 기업들에게는 크게 어필할 수 있다”며 “실상 큰 양산공급 물량은 중국에서 따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