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리서치 하반기 세미나
애플, 맥북 디스플레이에 처음 터치스크린
동진⋅JSR 공급하는 저온경화 폴리머 소재 수요 견인

애플이 2026~2027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OLED 맥북에 디스플레이 일체형 터치스크린 기술이 적용된다. 애플이 랩톱인 맥북 디스플레이에 터치스크린을 적용하는 건 처음이다.

국내외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구축하는 8.6세대(2250㎜ X 2600㎜) 생산라인에도 관련 공정이 구축되며, 저온 경화 폴리머 등 관련 소재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OLED 맥북, 첫 세대부터 터치스크린

 

윤대정 유비리서치 연구원은 14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2023 하반기 유비리서치 세미나’에서 “각각 14.2인치, 16.2인치로 출시될 OLED 맥북 프로에는 디스플레이 일체형 터치스크린 기술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비리서치는 13.6인치⋅15.3인치로 출시될 OLED 맥북 에어 역시 같은 기술이 도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디스플레이 일체형 터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와이옥타(Y-OCTA)’로, LG디스플레이가 ‘터치온인캡슐레이션(TOE)’로 명명한 기술이다. 이전까지 별도의 터치스크린 패널을 제작해 OLED 앞에 부착하던 애드온 타입 대비 패널 두께를 줄일 수 있고, 터치스크린 수급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삼성전자⋅디스플레이는 지난 2017년부터, 애플은 지난 2019년부터 아이폰에 관련 기술을 도입했다. 

디스플레이 일체형 터치스크린은 패널 면적이 커질수록 수율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스마트폰 외에 태블릿PC나 랩톱용 디스플레이에는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터치스크린 부착 과정에서 불량이 발생하면 ‘리워크(수리)’가 가능한 애드온과 달리, 디스플레이 일체형 기술은 OLED 셀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 

와이옥타 OLED의 구조. 터치센서가 TFE위에 필름 없이 바로 패터닝된다.  /자료=하이투자증권
와이옥타 OLED의 구조. 터치센서가 TFE위에 필름 없이 바로 패터닝된다. /자료=하이투자증권

이 때문에 아이패드⋅맥북에는 애플이 일체형 기술이 아닌 이전 애드온 타입으로 회귀할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종국적으로는 일체형 기술로 관철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초 생산에 들어가는 첫 OLED 아이패드 역시 디스플레이 일체형 터치스크린 기술이 적용된다.

한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그동안 랩톱 디스플레이용 터치스크린은 삼성전자 ‘갤럭시북’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를 통해 기술적으로 검증이 됐다”며 “애플만의 사용성을 어떻게 구현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저온경화 폴리머 수요 크게 늘 듯

 

애플이 OLED 맥북에 터치스크린 기능을 가미하기로 하면서,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8.6세대 OLED 라인 투자에도 관련 공정이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일체형 터치는 기존 TFT(박막트랜지스터) 공정에 쓰이는 포토리소그래피 설비들을 이용한다. 공정 자체는 유기물 증착과 봉지 공정이 끝난 직후에 이뤄진다. 

관련 장비로는 박막을 형성하기 위한 스퍼터와 PECVD(플라즈마기상화학증착), 패턴을 새기는 노광장비, 드라이에처가 각각 쓰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에이치앤이루자로부터 스퍼터⋅PECVD 등을, 캐논에서 노광장비를 각각 구매한다. 드라이에처는 아이씨디가 공급해왔다. 

LG디스플레이도 TOE와 관련 해 삼성디스플레이와 유사한 장비 협력사를 지정하는데, 에이치앤이루자 대신 주성엔지니어링이 들어가는 점은 다르다. 

터치스크린의 구조. X축과 Y축 센서를 서로 격리시키기 위해 저온 경화 유기막(폴리머)이 필요하다.
터치스크린의 구조. X축과 Y축 센서를 서로 격리시키기 위해 저온 경화 유기막(폴리머)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디스플레이 일체형 터치스크린 형성에 반드시 필요한 저온경화 폴리머 수요 역시 늘어날 전망이다. 저온경화 폴리머는 터치스크린 내에서 세로 전극과 가로 전극 간 합선이 일어나지 않게 구분해주는 소재다(KIPOST 2019년 11월 5일자 <와이옥타 후발주자들, 저온 경화 폴리머 개발이 관건> 참조).

통상 230℃ 안팎의 온도에서 경화되는 폴리머들과 달리, 100℃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 굳는 게 특징이다. 열을 가해 폴리머를 경화시키는 과정에서 전극 하부의 OLED 셀에 열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굳는 특성이 필요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동진쎄미켐으로부터, LG디스플레이는 일본 JSR에서 각각 저온경화 폴리머를 구매한다. LG디스플레이가 JSR로부터 구매하는 저온경화 폴리머 규모만 월 6~7톤, 금액으로는 연간 110억~120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생산능력이 6세대만 따져도  LG디스플레이의 3배 수준임을 감안하면, 삼성디스플레이가 동진쎄미켐에서 구매하는 금액도 이에 비례할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향후 8.6세대 생산라인에서 맥북용 대면적 터치스크린을 제작하자면 대규모의 저온경화 폴리머 수요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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