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카세이, TSMC 주력 위해 PSPI 공급 제한 고지
삼성전자는 HD마이크로-스미토모가 PSPI 공급사
세계 1위 PSPI(감광성폴리이미드) 제조사인 일본 아사히카세이가 향후 공급 제한 가능성을 고지하면서 반도체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PSPI는 FO-WLP(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 등 첨단패키지에 절연층 재료로 폭넓게 사용되는 소재다.
아사히카세이, PSPI 시장점유율 50% 육박
EE타임스 중국어판은 아사히카세이가 몇몇 고객사에 향후 ‘파이멜(Pimel)’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음을 고지했다고 26일 보도했다. 파이멜은 아사히카세이가 공급하는 PSPI의 브랜드명이다. 아사히카세이는 공급제한 이유에 대해 상세하게 밝히지는 않았으나, EE타임스는 TSMC 등 메이저 고객사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지는 고객사 공급량을 줄여 TSMC에 PSPI를 공급할거란 얘기다. 현재 아사히카세이로부터 PSPI를 공급받는 회사는 TSMC와 대만 ASE⋅이노룩스 정도인데, 향후 TSMC를 위해 ASE⋅이노룩스 향 물동량을 줄일 수 있다.
아사히카세이의 PSPI 공급량 조절은 삼성전자 등 여타 반도체 업체들에도 간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일본 HD마이크로시스템스를 메인 PSPI 협력사로 두고 있으며, 일본 스미토모화학이 세컨드 벤더다. 다만 HD마이크로시스템스의 경우, ASE의 주요 협력사이기도 하다.
만약 ASE가 PSPI 수급 안정화를 위해 HD마이크로시스템스로부터의 PSPI 조달을 늘린다면 삼성전자로 가는 물량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한 반도체 산업 전문가는 “아직 아사히카세이⋅HD마이크로시스템스의 한국 내 PSPI 공급량에 변화가 감지되지는 않는다”며 “첨단패키지용 PSPI는 100%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급망을 예의주시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PSPI, 첨단패키지 절연층 필수 재료
PSPI는 반도체는 물론, 디스플레이용 절연 소재로도 널리 쓰이는 소재다. 일반 PI(폴리이미드)와 비교하면 자체적으로 감광성을 띈다는 점이 다르다. 덕분에 반도체⋅디스플레이용 레이어로 패터닝할 때, 별도의 PR(포토레지스트)을 사용하지 않고 공정을 진행할 수 있다. PR 도포⋅경화⋅세정 등의 과정을 통째로 생략할 수 있는 셈이다. 기존 컨벤셔널 PI를 이용한 공정과 비교하면 장비 투자비도 크게 절감된다.
최근 PSPI는 FO-WLP, 혹은 FO-PLP(팬아웃-패널레벨패키지) 제조 공정에서 RDL(재배선층) 형성을 위해 다량 사용된다. RDL은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해 신호⋅전력을 주고 받는데, PSPI가 구리 배선과 배선을 절연하는데 쓰인다.
꼭 첨단패키지가 아니더라도 일반 반도체 몰딩 과정에서도 버퍼층 용도로 PSPI가 사용된다. 버퍼층은 EMC(에폭시폴딩컴파운드) 내 필러 소재로부터 반도체 칩을 보호하기 위한 막이다. 일반 PI로도 버퍼층을 만들 수 있지만 PSPI로 만들면 공정 스텝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 OLED에서는 각 화소와 화소를 분간해주는 재료인 PDL(화소구분층)이 PSPI로 이뤄져 있다.
이처럼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에 폭넓게 사용되는 소재지만 국산화 작업을 거의 되지 않고 있다. 반도체용은 동진쎄미켐이 이제 막 개발에 착수한 정도고, 그나마 OLED용 PSPI는 덕산네오룩스가 폴더블용(블랙 PDL)에 한해 삼성디스플레이와 공동 개발로 국산화에 성공했다. 폴더블 OLED용을 제외한 나머지는 일본 도레이첨단소재가 대부분 공급한다.
지난 2019년 일본이 ▲EUV(극자외선) 노광공정용 PR ▲식각공정용 고순도 불산과 함께 PSPI 수출 제한 조치를 내렸을 때, 국내 기업들이 대책마련에 분주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또 다른 반도체 산업 전문가는 “2019년 이후 EUV용 PR과 고순도 불산이 국산화 된 것과 달리, PSPI는 여전히 일본 기업으로부터 100% 수입해 쓰는 실정”이라며 “조속한 국산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