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 일본 증시 3위 등극
AMAT 합병 시도 당시 대비 시총 13배 증가

도쿄일렉트론 평택기술지원센터. /사진=도쿄일렉트론
도쿄일렉트론 평택기술지원센터. /사진=도쿄일렉트론

일본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TEL)이 사상 처음 시가총액에서 소니를 제치고 일본 증시 3위에 올라섰다. 최근 AI(인공지능) 서비스 확대에 따라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뜸했던 자국 내 반도체 팹 건설 수요도 폭발할 것으로 예견된 덕분이다. 

22일 마감된 도쿄 증시에서 TEL의 시가총액은 이전 거래일 대비 6% 오른 17조2500억엔(약 152조4500억원)으로 마감됐다. 전날 미국 GPU(그래픽처리장치) 공급사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을 뛰어 넘는 분기 매출을 발표하면서 관련 종목으로 분류된 TEL 주가도 크게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상승에 힘입어 TEL의 시가총액은 완성차 브랜드 도요타, 금융회사 미쓰비시UFJ그룹에 이어 일본 내 3위로 등극했다. 그동안 TEL 대비 시가총액에서 앞서던 소니⋅키옌스 등은 모두 TEL보다 시가총액 순위가 뒤쳐졌다. 

TEL의 시가총액은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약 437조원), SK하이닉스(약 117조원)와 비교하면 회사 가치가 어느 정도로 평가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지난 2013년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가 TEL을 93억9000만달러(약 12조5000억원)에 인수키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해외 독과점 당국 불허 탓에 거래가 성사되지는 못했는데, 현재 회사 가치는 당시 시가총액(88억달러) 대비 13배 높아졌다.  

TEL은 일본 1위, 세계 4위의 반도체 장비 회사다. PR(포토레지스트)을 웨이퍼 위에 도포하는 트랙장비, 노광이 끝난 웨이퍼 패턴을 깎아주는 식각장비 분야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스트리아 EV그룹이 독점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 회사가 공급하는 장비가 메모리⋅비메모리를 막론하고 범용적으로 쓰이는데다, EUV(극자외선)용 트랙장비 분야는 거의 독점력을 보유하고 있어 시장의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만 TSMC가 구마모토 1공장에 이은 2공장 투자를 발표하고, 민관 합작 파운드리 래피더스 역시 자체 팹 투자에 나서고 있어 자국 내 수요도 충분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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