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나노테크센터에서 일본 언론과 인터뷰
"설계⋅디자인⋅팹⋅패키지 통합 서비스 제공"
파운드리 업계에서 일본 래피더스(Rapidus)는 논쟁거리다. 40nm(나노미터)가 최선단 공정일 정도로 팹 투자가 뒤처진 일본에서 단숨에 2nm 양산을 목표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들 목표대로 2027년 2nm 반도체 양산에 성공한다면 삼성전자는 인텔에 이어 다시금 새로운 경쟁자와 맞닥뜨리게 된다. EUV(극자외선) 기술 등장과 함께 경쟁사가 자연 도태되던 시기가 끝나고, 파운드리 업계는 다시 ‘군웅할거'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래피더스 “패키지 포함된 RUMS 방식 서비스 제공”
2일 래피더스의 후쿠사키 유조 리서치 펠로우는 일본 언론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2nm 반도체 개발 진척 상황과 향후 과제에 대해 설명했다. 후쿠사키 펠로우는 지난해 9월 시작된 2nm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핵심 책임자다.
래피더스는 2nm 공정 기술을 IBM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IBM과의 R&D 결과를 일본 홋카이도 치토세 공장 건설에 반영한다. 이날 인터뷰 역시 미국 알바니에 위치한 IBM 나노테크센터에서 진행됐다.
KIPOST는 후쿠사키 펠로우가 일본 언론과 가진 인터뷰를 번역해 싣는다. 이하는 후쿠사키 펠로우와의 일문일답이다.
Q. IBM과의 2nm 반도체 공동 개발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A. 프로젝트는 2023년 4월, 7명의 엔지니어를 주축으로 시작됐습니다. 현재는 104명의 엔지니어와 2명의 인사담당자가 과제를 이끌고 있습니다. 104명의 엔지니어 중 절반은 공정 개발을 담당하고, 나머지는 반도체 설계와 디자인룰을 개발합니다.
2027년 2nm 반도체를 양산하기 위해 여러 이정표를 설정해두었는데 현재까지는 순조롭게 과제를 달성해가고 잇습니다. IBM과 공동으로 시제품을 흘려 보고 성능이나 수율이 미흡한 부분은 다시 피드백 하는 방식으로 개선해가고 있습니다. 이들 결과는 홋카이도 신공장 공정 조건에 반영될 예정입니다.
Q. 향후 어떤 분야 반도체를 양산하게 되나.
A. 정확한 고객사를 밝힐 수는 없지만 주로 AI(인공지능) 반도체와 HPC(고성능컴퓨팅), 엣지AI(온디바이스AI)에 사용하는 칩들을 양산하게 됩니다. AI 중에서도 서버에 집중된, 고성능이 요구되는 칩들을 주로 생산하게 될 것입니다.
더불어 래피더스는 반도체 설계⋅디자인⋅팹⋅패키지를 한데 통합한 RUMS(Rapid & Unified Manufacturing Service) 방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AI 반도체는 범용 시장에서 커스터마이징 제품으로 발전하고 있기에 앞으로는 개발 및 양산 속도가 중요하게 됩니다. 따라서 칩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칩렛 공정 개발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 래피더스는 2.5D/3D 패키지 공정 개발을 위해 세이코엡손의 홋카이도 치토세 공장에 R&D 시설을 투자하기로 했다. 칩렛 생산 후 이를 하나의 패키지로 담기 위해서는 2.5D 패키지 기술이 필요하다. 래피더스가 이 분야에 투입키로 한 금액만 535억엔(약 4760억원)이다.
Q.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은 어떤 것들이 있나.
A. 2nm 반도체 칩의 성능을 고객사 요구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과 이를 높은 수율로 생산하는 것 두 가지입니다. 어쩌면 이는 반도체 생산업체가 맞닥뜨리는 과제의 전부며, 해결하기 매우 까다롭습니다.
그나마 IBM의 첨단 반도체 기술 수준이 매우 높고, 매우 빠른 속도로 개발 사이클을 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성공하리라고 생각합니다.
Q 일본 반도체 생산시설은 40nm가 한계인데 2nm 칩을 양산할 수 있나.
A 그것은 일본 반도체 소자 기업에 한정된 얘기입니다. 일본 반도체 기업은 40nm까지 밖에 생산하지 못하지만, 일본 반도체 장비 업체와 재료 업체는 전 세계 파운드리 기업들의 7nm, 5nm, 4nm 등 최선단 제품 생산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첨단 반도체 생산을 위해서는 장비⋅재료 회사와의 협업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들 회사에서 근무하다 래피더스로 입사하는 엔지니어들도 많습니다. 우리는 결코 아마추어 조직이 아닙니다.
Q 2027년 2nm 양산이라는 스케줄은 지켜질 수 있나.
A. 물론입니다. 도전적인 스케줄이기는 하지만 양산을 위한 이정표들이 잘 지켜지고 있고 IBM과의 공동 연구개발도 빠른 사이클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Q 고이케 아츠요시 CEO(최고경영자가)가 엔지니어 1000명 고용 계획을 밝혔는데.
A. 우선 2025년 졸업 대상자부터 채용할 계획입니다. 채용 기준이 박사 졸업이나 실무경험 5년으로 정했기 때문에 올해는 박사졸업생 뿐입니다만, 앞으로는 석사나 학사 졸업생들도 고용할 계획입니다. 당장 일본에서 안력을 수급하는 게 어렵다면 해외에서의 엔지니어 채용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