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F 엔지니어 영입 노력도 중지해야"

글로벌파운드리의 뉴욕 몰타 공장. /사진=글로벌파운드리
글로벌파운드리의 뉴욕 몰타 공장. /사진=글로벌파운드리

미국 파운드리 업체 글로벌파운드리스가 2㎚(나노미터) 관련 기밀을 유출했다는 이유로 IBM에 소송을 제기했다. 글로벌파운드리스와 IBM이 공동개발한 IP(지적재산권)와 영업기밀은 지난 2015년 글로벌파운드리스에 매각됐는데, IBM이 이를 일본 래피더스에 유출했다는 것이다.

20일 로이터에 따르면 글로벌파운드리스는 IBM이 자사 IP와 영업기밀을 래피더스에 유출했다는 이유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래피더스는 지난해 일본 민관 합작으로 설립한 파운드리다. 소프트뱅크⋅도요타⋅덴소 등 일본 내 기술 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설립 5년 뒤인 오는 2027년 안에 2㎚ 칩을 양산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해 벨기에 IMEC 및 IBM과 협력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양산라인은 홋카이도에 들어선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성명을 통해 “IBM은 잠재적으로 수억달러의 라이선스 수익을 부당하게 얻게 될 것”이라며 “래피더스와의 협력 발표 이후 글로벌파운드리스 엔지니어를 고용하려는 IBM의 노력 역시 중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IBM이 지난 2021년에 인텔에도 관련 기술을 제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래 CPU 설계회사 AMD의 제조부문에 속했던 글로벌파운드리스는 2009년 AMD서 분사하면서 순수 파운드리로 재출발했다. 이후 2011년 IBM·삼성전자와 ‘공통플랫폼연합(Common Platform Alliance)을 결성, 32㎚/28㎚/20㎚ 공정을 같이 개발했다. 미국 버몬트에 위치한 글로벌파운드리스의 ‘팹9’도 지난 2014년 IBM 공장을 인수한 시설이다. 

이처럼 기술개발과 생산 부문에서 긴밀한 협력을 진행해 온 IBM이 래피더스와 2㎚ 공정을 개발에 들어가자 법정 공방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이미 지난 2018년 EUV(극자외선) 기술 도입 및 7㎚ 공정 진입을 공식적으로 포기했다. 기존 14㎚ 이전의 레거시 공정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2㎚ 공정 기술을 유출했다는 글로벌파운드리스의 주장이 법정에서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IBM측은 “글로벌파운드리스의 주장은 근거가 없으며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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