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24일부터 8.6세대 장비 입찰 결과 발표
선익시스템의 캐논도키 대비 3가지 강점은?
8.6세대(2290㎜ X 2620㎜) IT용 OLED 라인 투자를 진행 중인 중국 BOE의 장비 입찰 결과 발표가 임박했다. BOE는 이번주 중, 이르면 24일 주요 장비 공급사 선정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8.6세대 투자 국면의 최대 이변으로 꼽히는 선익시스템의 증착장비 수주 비결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선익시스템, 턴키 공급 능력 & 알파기 경험 이점 강조
BOE는 이르면 24일부터 청두 B16 IT용 OLED 생산라인과 관련한 입찰 결과를 발표한다. 현재까지 입찰에 부쳐진 설비는 증착장비(Evaporation)·ELA(엑시머레이저어닐링)·이온임플란터 등 총 8건이다. 지난 17일 KIPOST가 집계한 목록(아래 표 참조)에서 건식식각장비 입찰이 추가됐다.
그동안 장납기 설비들에 대한 입찰 결과가 가장 먼저 발표됐던 점을 감안하면 24일을 기해 증착장비(Evaporation)·ELA(엑시머레이저어닐링)·이온임플란터 수주 업체가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3개 설비 모두 납기가 1년 이상되는 품목들이다.
다만 이번 절차와 별개로 BOE는 이미 장비 공급사를 대부분 확정했다. 초미의 관심사인 증착장비는 선익시스템으로 낙점됐다. 지난해 하반기 선익시스템이 BOE 증착장비 수주전에 참여한 이후 일본 캐논도키와 엎치락 뒤치락 경쟁을 펼쳐 왔으나, 최종 승자는 선익시스템으로 결정된 것이다.
이와 관련 선익시스템이 캐논도키로 마음을 굳혔던 BOE를 설득한 비결로 ▲ 턴키 공급 능력 ▲ 알파(ɑ)기 제작 경험 ▲ 비교적 낮은 가격 등이 거론된다.
① 턴키 공급 능력
OLED 증착장비는 크게 보면 유기물 박막을 입히는 증착부와 기판을 들고 옮기는 물류⋅반송부로 나뉜다. 선익시스템의 강점은 이 둘을 턴키로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캐논도키의 물류⋅반송부에 대한 기술은 패널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공동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OLED 물류⋅반송은 OLED가 산소⋅수분에 취약한 특성을 감안해 질소 챔버를 기반으로 이뤄지며, 그 자체로 상당한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기술이다.
만약 BOE가 캐논도키 증착장비를 선택한다면 패널 업체가 허용해주지 않는 이상 물류⋅반송부를 자체 조달해야 한다. 앞서 캐논도키 증착장비를 선택한 삼성디스플레이만 해도 관련 노하우가 많다. 특히 일본 알박과 공동 제작했던 ‘수직형 증착장비' 데모 설비를 통해 8.6세대 기판 물류⋅반송과 관련한 경험치도 쌓았다.
상대적으로 OLED 업력이 짧은 BOE로서는 물류⋅반송부를 자체 조달한다는 것은 도박에 가깝다. 특히 2026년 4분기 양산 시점을 감안하면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평가해가며 설비를 조달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한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캐논도키가 패널 업체와 공동 개발한 기술을 활용해 증착장비를 외부 공급하는 데 대해 파트너사의 반대 입장이 분명하기에 BOE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② 알파기 제작 경험
선익시스템이 LG디스플레이와 공동으로 알파기를 제작해 본 이력 역시 BOE를 설득하는데 주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알파기는 신규 장비를 공급하기 전 양산성을 평가해보기 위해 제작하는 데모장비다.
선익시스템은 이미 LG디스플레이와 8.6세대 수평증착 방식의 알파기를 제작해 평가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선익시스템의 증착장비 관련 기술 역시 캐논도키처럼 LG디스플레이와 상당부분 결부돼 있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선익시스템을 통한 기술 활용은 허용한 것으로 알려져 BOE는 선익시스템을 선택함으로써 알파기 제작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③ 비교적 낮은 가격
이상의 메리트를 감안하고도 선익시스템의 증착장비 공급 가격이 캐논도키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큰 장점이다. 이번 입찰에서 캐논도키는 1조원대 극초반, 선익시스템은 8000억원대 중후반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간 장비 가격이 1500억~2000억원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이다. BOE는 이번 8.6세대 IT용 OLED 투자시 장비 가격 경쟁력을 크게 고려한다는 방침이어서 선익시스템의 낮은 설비 가격 역시나 당락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