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C 향은 어플라이드 100% 독점 품목
양산 PO 후 지난달 말 가동 개시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핵심 장비인 PECVD(플라즈마기상화학증착장비) 이원화 9부 능선을 넘었다. PECVD는 OLED 전후공정 폭넓게 사용하는 범용설비이지만 삼성디스플레이 향은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이하 어플라이드)가 독점하고 있다(<삼성디스플레이, PECVD 이원화 나선다> 참조).

어플라이드의 8세대급 PECVD. /사진=어플라이드
어플라이드의 8세대급 PECVD. /사진=어플라이드

 

원익IPS⋅에이치앤이루자, 6세대 PECVD 양산 공급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원익IPS⋅에이치앤이루자는 지난 5월을 전후로 6세대(1500㎜ X 1850㎜) PECVD 장비 1대씩을 삼성디스플레이에 각각 공급했다. 두 회사가 공급한 PECVD는 Y-OCTA(디스플레이 일체형 터치센서) 성막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두 회사로부터 공급 받은 PECVD를 이용해 지난달 22일 정식 가동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성막 결과가 어떤지는 전해지지 않았지만, 양산 라인에 설치돼 가동에 들어간 만큼 이원화 9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평가된다.  

PECVD는 크게 보면 OLED 제조 과정 중 3곳에 쓰인다. 최초 ▲TFT(박막트랜지스터) 제조 공정과 ▲유기물 증착 후 TFE(박막봉지) 공정 ▲Y-OCTA 센서 패터닝 공정 등이다. 이 중에 가운데 TFE 공정용 PECVD가 가장 기술적 난이도가 높고, TFT⋅Y-OCTA용은 비슷하다. 

TFE 공정용 PECVD는 통상 70~80℃ 저온에서 성막이 이뤄지는데, 이처럼 낮은 온도에서 치밀한 봉지막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원 소스 출력을 두 배 이상 높여줘야 한다. 소스 출력을 기계적으로 높이는 건 어렵지 않으나, 이 경우 ‘아크(Arc, 순간적인 방전)’ 발생으로 인해 불량률이 높아진다. 소스 출력을 높이면서 아크 발생을 억제하는 게 관건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이 때문에 TFE용 PECVD는 어플라이드가 독점하고 있으며, 장비 가격도 두 배에 달한다. 이번에 원익IPS⋅에이치앤이루자가 이원화 한 PECVD가 비록 Y-OCTA용이지만, 향후 TFT용으로의 확장 가능성은 열려있다. TFE용 PECVD는 유기물 증착라인 투자시에만 동반되는 반면, TFT용 PECVD는 LTPO(저온폴리실리콘옥사이드)⋅COE(컬러온인캡슐레이션) 업그레이드에 폭넓게 사용된다. 활용도는 TFE 대비 더 높을 수 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어플라이드 외에 주성엔지니어링이 TFT 공정에 PECVD를 공급하고 있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어플라이드에 100% 관련 설비를 의존해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로부터 분사되기 이전인 지난 2001년 내부 감사에서 납품비리 의혹이 불거진 이후 주성엔지니어링과의 거래를 끊었기 때문이다. 

원익IPS⋅에이치앤이루자가 PECVD를 이원화함으로써 향후 투자에서는 국내 기업을 고려할 수 있게 됐다. 어플라이드에 대한 가격 협상력도 그 만큼 높아진다. 

 

8.6세대도 이원화 진행 중

 

다만 삼성디스플레이의 6세대 OLED 투자가 크게 줄었고, 중국으로의 수출은 불가능해서 각 장비업체가 누릴 수혜는 제한적이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전문가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장비 업체들과 개발한 PECVD는 향후 3년간 중국으로의 수출이 불가능하다”며 “당장 협력사가 가져갈 수 있는 파이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두 회사와 8.6세대(2290㎜ X 2620㎜) PECVD 국산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원익IPS⋅에이치앤이루자는 지난해 2분기 삼성디스플레이에 8.6세대 PECVD를 공급한 바 있다. 

에이치앤이루자가 생산한 디스플레이 장비. /사진=에이치앤이루자 홈페이지
에이치앤이루자가 생산한 디스플레이 장비. /사진=에이치앤이루자 홈페이지

당시 공급한 설비는 당장 양산 라인에 투입되지는 않고, 평가용으로 공급됐다. PO(구매발주) 형태도 양산 PO가 아닌 CPO(조건부 구매발주)다. CPO는 설비를 평가해 보고 실제 양산에 투입될 경우에만 정식 PO로 전환되는 형태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는 국내 장비사에 한해 CPO에도 대금은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된 8.6세대 PECVD는 계속해서 조건을 잡아나가는 중”이라며 “실제 PO로 전환될 지 여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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