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투자 공간 확보
투자 스케줄 및 품목은 미정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산캠퍼스 L8 공장 내에 추가로 신규 투자 공간을 확보한다. L8 1층 오른쪽은 지난해 QD-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설비 반입을 위해 LCD 생산을 종료했으나, 1층 왼쪽 공간은 아직 구형 LCD 설비들이 들어차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L8 빈공간을 이용해 어떤 투자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10일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한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구형 LCD 설비 매각

 

원래 8.5세대(2200㎜ X 2500㎜) LCD를 생산해 온 L8 공장은 1,2층 각각 왼쪽, 오른쪽 공간으로 4분할 돼 있다. 지난해 QD-OLED 설비가 들어온 곳은 1층 오른쪽 공간이며, 2층은 양쪽 모두 8.5세대 LCD를 생산하고 있다.

이번에 새로 공간이 비워지는 1층 왼쪽은 아직 LCD 설비들이 들어서 있지만, 이제는 생산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세대 투자에 나선다면 이 곳이 1순위로 거론돼 온 이유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L8 1층 왼쪽 공간을 비우기 위해 이르면 이달, 늦어도 연말까지는 구형 LCD 장비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다. 통상 구형 LCD 장비를 들어내는데 반년정도 시간이 걸린다. 내년 2분기 말쯤 L8 1층 왼쪽 공간이 빌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L8 1층에 추가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장비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내년 중에는 철거나 이설 작업이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 L8 라인 개략도. 1층 왼쪽 공간은 LCD 장비들이 있지만 가동은 하지 않고 있다. /자료=KIPOST
삼성디스플레이 L8 라인 개략도. 1층 왼쪽 공간은 LCD 장비들이 있지만 가동은 하지 않고 있다. /자료=KIPOST

공간 활용 방안은 아직 미정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직 L8 내에 생기게 될 공간에 어떤 신장비를 들여 놓을지에 대해서는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차기 투자 방향성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우선 중소형 OLED다. 현재 A2~A4에서 생산하고 있는 OLED는 최근 태블릿PC⋅노트북 등 IT용 수요가 늘면서 선제 투자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또 다른 LCD 라인인 L7-2를 철거하고, OLED용 TFT(백플레인) 설비를 추가하는 선에서 보강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KIPOST 2021년 7월 22일자 <삼성디스플레이 A4E, 내년 1Q 입고-3Q 양산> 참조).

그동안 OLED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생산능력이 자연감소한 TFT 부분을 보강하는 것으로도 전체 OLED 생산능력을 제고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새로 비워질 L8 1층 왼쪽 공간에 중소형 OLED 설비를 들여 놓을 가능성은 낮다.

QNED 패널의 구조. 청색 마이크로 LED가 빛을 내면, 전방의 QD층이 색변환을 시키는 방식이다. /KIPOST
QNED 패널의 구조. 청색 마이크로 LED가 빛을 내면, 전방의 QD층이 색변환을 시키는 방식이다. /KIPOST

다음 후보는 QD-OLED 추가 투자로, 현실화 가능성이 가장 높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직 QD-OLED 생산능력이 8세대 원판투입 기준 월 3만장에 불과하다. 이는 65인치 패널 월 9만개, 55인치 패널 월 6만개씩 밖에 만들어내지 못한다. 수율을 감안하면 실제 생산량은 이보다 훨씬 밑진다. 이미 QD-OLED 패널을 공급하기로 한 삼성전자⋅소니 외에 다른 세트업체에 패널을 공급하려면 추가 투자가 불가피하다. 

LG디스플레이와 단순 비교해도 LG디스플레이의 내년 TV용 OLED 패널 생산량 목표(1000만대)에 크게 못미친다. 따라서 QD-OLED 라인 추가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직 QD-OLED용 설비 업체들에 발주를 주거나 DR(디자인리뷰) 미팅을 시작하지는 않았다. QD-OLED 설비 중 납기가 가장 긴(1년 이상) 증착설비 발주 작업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적어도 내년 중 설비가 입고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와 함께 투 트랙으로 개발하고 있는 QNED(퀀텀닷-나노로드 발광다이오드) 파일럿 투자가 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QNED는 QD-OLED 구조에서 발광층을 긴 막대 형태의 나노로드 LED로 치환한 형태다. 발광체로 무기물인 LED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번인(Bun-in) 현상에 덜 취약하다. 삼성전자 등 세트 업체들이 QD-OLED의 약점으로 꼽고 있는 휘도(밝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QD-OLED 패널 생산원가. 8.5세대 기판에서 55인치 패널을 생산할때의 예. /자료=DSCC
QD-OLED 패널 생산원가. 8.5세대 기판에서 55인치 패널을 생산할때의 예. /자료=DSCC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QNED 패널 샘플을 제작해 4K 해상도까지 검증은 완료했지만 아직 양산을 위한 요소 기술들은 미완성이다.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 라인 1개 정도는 더 가동한 후에 QNED로 이행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QNED 기술 개발 여하에 따라 차기 투자 품목이 바뀔 수도 있다.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대표는 “아직 내년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차기 투자 품목을 시간을 두고 결정할 전망”이라며 “현재로서는 QD-OLED 추가 투자 시나리오가 가장 현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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