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공급 절차의 마지막 단계
QD-OLED 수율 안정화 됐다는 의미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산캠퍼스 Q1 라인에 증착장비를 공급한 캐논도키와 AT(Acceptance Test)를 실시한다. AT를 진행한다는 건 Q1 라인의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 수율이 높은 수준에서 안정화 단계에 접어 들었음을 의미한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야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야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수율 80% 돌파한 QD-OLED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캐논도키와 Q1 증착장비에 대한 AT에 돌입했다. AT는 고객사(삼성디스플레이)에 납품된 장비가 정상적으로 가동됨을 서로 확인하는 과정으로, 장비 공급의 최종 단계에 속한다. 장비 업계 관례상 장비 공급가의 10% 정도의 잔금을 AT 이후에 치르게 된다. 

AT 종료 후에는 장비 가동 조건을 변경하거나 조율이 필요할 때 장비사에 따로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에, 고객사는 최대한 정상 가동되는 것을 확인 후에 AT를 진행한다. 

따라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캐논도키와 AT를 진행하는 것은 Q1 라인의 수율이 정상 범위로 올라 왔다는 것을 뜻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2월 Q1을 양산 체제로 전환했다. 약 반년 만에 수율 정상화를 이뤄낸 것이다. 한 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 관계자는 “Q1의 수율은 최근 80%를 넘어설 정도로 높은 레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Q1 라인 수율은 QDCF(퀀텀닷 컬러필터) 제조 과정에서의 잉크젯 프린터 발(發) 불량과 증착 라인의 파티클(이물) 탓에 좀처럼 정상화 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여곡절 끝에 수율 정상화를 이뤄낸 만큼, 향후 추가 투자 과정에서는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QD-OLED 수직구조. 최상부의 QDCF는 잉크젯 공정으로 제조된다. /자료=OLEDNET
QD-OLED 수직구조. 최상부의 QDCF는 잉크젯 공정으로 제조된다. /자료=OLEDNET

 

여전히 부족한 생산능력..투자 우선순위는 미지수

 

Q1의 생산능력은 8.5세대(2200㎜ X 2500㎜) 원판투입 기준 월 3만장이다. 수율 80%면 65인치 패널 7만2000개와 55인치 패널 4만8000개, 도합 12만개의 QD-OLED 패널을 매월 만들어낼 수 있다. 이 정도면 물량이 충분하지는 않아도 초프리미엄 TV 라인업에 의미 있는 규모로 자리 잡을 수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QD-OLED를 구매해 TV를 판매하는 삼성전자⋅소니는 55인치 제품 가격을 각각 2199달러(약 280만원)⋅2999달러(약 382만원)로 책정했다. LCD는 물론 LG디스플레이 WOLED를 탑재한 TV들보다 최소 100만원 이상씩 비싸다. 어차피 물량으로 밀어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소수의 초프리미엄 고객을 겨냥한 가격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QD-OLED TV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당장 LG디스플레이의 TV용 OLED 생산능력(8.5세대 원판투입 기준 월 17만장)과 비교해도 턱없이 적다.

애플리케이션별 디스플레이 장비 투자 전망. IT용 투자 전망이 가장 밝은데 대부분 6세대 및 8.5세대 OLED 투자에 기인한다. /자료=DSCC
애플리케이션별 디스플레이 장비 투자 전망. IT용 투자 전망이 가장 밝은데 대부분 6세대 및 8.5세대 OLED 투자에 기인한다. /자료=DSCC

문제는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의 설비 투자 수요가 QD-OLED 외에도 다양다는 점이다. 당장 스마트폰용 6세대(1500㎜ X 1850㎜) OLED 생산능력 보강과 IT용 8.5세대 OLED 신규 투자까지, 조단위 자금이 필요한 투자가 줄을 섰다. 여력은 한정된 상황인지라 투자 우선순위를 따질 수 밖에 없는데, TV용 QD-OLED가 최우선으로 꼽힐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아직은 디스플레이 시장의 부가가치가 대형 보다는 중소형에 쏠려 있고, QD-OLED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간의 거래 관계에 따라 사업이 단기적 부침을 겪을 가능성도 커서다. 아직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와 LG디스플레이 간의 TV용 OLED 구매 협상이 최종 타결되지는 않았다. 만약 올해 안에 둘 사이에 장기 공급계약이 맺어진다면 QD-OLED가 더 불리한 조건에서 WOLED와 경쟁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비하면 중소형 OLED는 스마트폰은 물론, 태블릿⋅노트북PC 시장도 아직 삼성디스플레이가 절대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생산능력을 늘려 놓을수록 경쟁사 대비 유리한 조건에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한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최소 1개 라인 정도는 QD-OLED에 더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소형 OLED 대비 중요도를 더 높게 보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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