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솔루션-카티바가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하는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용 잉크젯 프린터 장비의 입고 시기가 오는 5월로 연기됐다. 이미 QD-OLED 1기라인(Q1) 양산이 시작된 상태라 굳이 서둘러 입고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카티바의 잉크젯 프린터. /사진=카티바
카티바의 잉크젯 프린터. /사진=카티바

삼성디스플레이가 Q1 라인에 QD-OLED용 추가 잉크젯 프린터를 들이기로 한건 지난해 봄쯤이다. 기존에 5대의 잉크젯 프린터를 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에서 구매했으나, 뒤늦게 공급사를 이원화 한 것이다. 기술은 미국 카티바가 제공하고, 실제 장비 공급은 국내 업체인 HB솔루션을 통해 진행된다(KIPOST 2021년 5월 24일자 <삼성디스플레이, 카티바와 다시 손잡는다> 참조).

당초 이 설비는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입고될 예정이었는데 3월로 한 차례 미뤄졌다가 최근에는 5월로 재차 연기됐다. 한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대표는 “현재는 세메스의 인스톨레이션(설치)팀도 현장에서 철수할 정도로 잉크젯 공정은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다”며 “HB솔루션-카티바 장비가 촌각을 다퉈 입고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잉크젯 설비 이원화는 향후 추가 투자를 위해 꼭 필요한 만큼 프로젝트 자체가 취소될 가능성은 낮다. 현재 Q1 라인에 셋업된 잉크젯 설비들은 4K UHD(3840 X 2160) 규격까지만 지원된다. 앞으로 QD-OLED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8K UHD(7680 X 4320) 투자가 필수다. 8K 패널은 4K 대비 픽셀 수는 4배로 늘어난다. 같은 사이즈 패널이라면 각 픽셀에 할당되는 공간이 4분의 1로 줄어드는 것이다. 

해상도별 픽셀 수. 같은 사이즈의 패널이라면 각 픽셀에 할당되는 공간이 그 만큼 줄어든다는 의미다. /KIPOST
해상도별 픽셀 수. 같은 사이즈의 패널이라면 각 픽셀에 할당되는 공간이 그 만큼 줄어든다는 의미다. /KIPOST

한 잉크젯 설비 관련 전문가는 “8K 규격의 QD-OLED 패널 위에는 잉크젯 프린터로 형성해야 할 픽셀이 6000만개가 넘는다”며 “수 μm에 불과한 픽셀을 이렇게 많이 패터닝하면서 불량을 최소화 해야 하는건 넘기 힘든 난제”라고 말했다.

따라서 차기 투자에 세메스 뿐만 아니라 대안 업체까지 참가시키기 위해서라도 HB솔루션-카티바 장비가 반드시 입고될 것으로 보인다.

 

양산 들어간 Q1, 아직은 수율 제고 작업

 

잉크젯 공정 안정화에도 불구하고, Q1 라인의 패널 생산량은 많지 않다. Q1의 최대 기판 투입량(월 3만장) 자체가 제한적인데다, 아직 전반적인 수율이 정상화되지 않은 탓이다.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는 Q1 라인 수율을 50% 안팎으로 추정한다. 잉크젯 공정 외에 인라인 증착 공정에서의 파티클 이슈도 주요 난제로 지적된다.

당초 삼성디스플레이는 Q1의 가동률을 조기에 100% 가까이로 끌어올려 수율을 제고하기로 했으나 아직은 경험치를 쌓는 중이다. 

8.5세대(2200㎜ X 2500㎜) 기판 1장에서는 65인치 패널 3개와 55인치 패널 2개를 만들 수 있다. 수율을 고려하지 않을 시, 월 15만개의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셈이다. 수율이 50%라면 실제 생산량은 7만5000개 언저리로 내려온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야경. L7-1 장비들을 매각하고 A4로 전환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Q1 라인이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야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올해 삼성전자와 소니가 QD-OLED 패널을 이용한 TV를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소량 출시하기로 한 것은, 생산량 한계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삼성전자의 QD-OLED TV 판매량을 60만대 안팎, 소니는 10만~15만대 정도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QD-OLED TV를 미니 LED를 이용한 ‘네오 QLED TV’ 라인 아래에, 소니는 OLED TV 최상급 라인에 포지셔닝할 계획이다. 올해 TV 시장에서 두 회사 제품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어필하느냐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라인 추가 투자 속도와 방향이 결정될 전망이다. 

한 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 임원은 “QD-OLED가 수율이나 단가 측면에서 기존 제품들에 비해 불리한 게 사실”이라며 “2분기 이후 시장에서의 반응에 따라 향후 추가 투자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