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 파일럿 라인을 구축 중인 충남 탕정 Q1에 잉크젯 프린터 장비를 추가 반입한다. 잉크젯 프린터는 디스플레이 발색을 담당하는 퀀텀닷컬러필터(QDCF) 제조에 사용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나머지 장비 반입을 진행한다는 것은 QD-OLED 라인 가동에 자신이 생겼음을 의미한다.

삼성디스플레이 Q1 라인으로 장비가 반입되고 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지난해 7월 삼성디스플레이 Q1 라인으로 장비가 반입되고 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5대 중 2대만 반입, 추가 3+1대 반입 예정

 

당초 삼성디스플레이가 세메스에 발주한 잉크젯 프린터는 총 5대다. 지난해 7월 Q1 장비 반입을 시작한 이래 실제 입고된 것은 2대다. 나머지 3대는 아직 입고되지 않았으나 삼성디스플레이는 세메스와 추가 잉크젯 프린터를 반입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세메스 외에 또 다른 국내 잉크젯 프린터 업체 A사에도 1대의 잉크젯 프린터를 발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Q1 라인이 총 6대(세메스 5대 + A사 1대)의 잉크젯 프린터로 가동되는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QDCF 잉크젯 공정 안정화에 애를 먹어왔다. QD-OLED 위에서 적색⋅녹색⋅청색 서브픽셀 간격은 각각 20μm(마이크로미터) 안팎에 불과하다. 프린팅 위치가 수 μm만 오차가 생겨도 불량이 발생할 수 있다.

QD-OLED 수직구조. 댐(뱅크)은 잉크가 제 위치에 인쇄될 수 있도록 하는 가이드다. /자료=OLEDNET
QD-OLED 수직구조. 댐(뱅크)은 잉크가 제 위치에 인쇄될 수 있도록 하는 가이드다. /자료=OLEDNET

QD-OLED는 적색⋅녹색 QD가 제 위치에 인쇄될 수 있도록 댐(뱅크)을 쌓고, 댐과 댐 사이에 잉크를 떨어뜨리는데 이 역시 10μm 이상 오차가 벌어지면 무용지물이다. 잉크가 댐을 타고 옆 서브픽셀로 흘러버리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세메스는 이 같은 난제 탓에 나머지 3대의 프린터 반입을 미뤄두고 시험 가동에 집중해왔다. 인쇄 위치 외에도 QD 잉크를 굳히는 경화 공정에서도 일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열에 약한 QD 소자 특성상 낮은 온도에서 자외선(UV) 경화해야 하는데, 낮은 온도에서는 잉크가 잘 굳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이달 초 양산성을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4K 패널을 완성했고, 잉크젯 프린터 추가 반입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대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12월 시험 가동 이후 노즐 컨트롤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제는 이 문제가 해소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019년 장비 발주 당시만 해도 잉크젯 프린터가 전량 세메스에 발주난 것으로 파악됐으나, 1대는 다른 국내업체 A사에 배정됐다. 향후 추가 투자시 단가 협상력을 높이고, 공급망을 안정화 시키기 위해서다. 

 

추가 투자는 아직 요원

 

사실 장비 업체들이 진짜로 기다리는 건 Q1 파일럿에 이은 Q2 양산 라인을 언제 투자하느냐다. 2019년 Q1 투자가 본격화 될때만 해도 2021년 4분기 쯤에는 양산 라인 투자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Q1 라인의 생산능력 만으로는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가 힘든 탓이다.

Q1 라인을 풀로 가동한다고 해도 65인치 TV를 1년에 100만대(수율 미고려) 밖에 만들지 못한다. 수율 70%로 잡으면 그나마도 70만대로 줄어든다. QD-OLED가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자리 잡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려면 65인치 기준 생산량이 최소 200만대는 넘어야 한다. 장비 업체들이 삼성디스플레이가 최소 1개 라인은 QD-OLED를 더 투자할 것으로 예상한 이유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앞줄 가운데 공장이 L7 공장이다. L7-1은 이미 A4로 전환됐고, L7-2가 A4E로 전환투자될 예정이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앞줄 왼쪽이 L8 라인이다. Q2 투자를 위해서는 기존 LCD 생산능력을 희생해야 한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그러나 Q2 라인을 투자하기에는 시장의 변수가 많다. QD-OLED 기술에 대한 삼성전자의 스탠스가 여전히 미지수고, Q2 공간으로 탈바꿈 해야할 L8 라인 가동이 연장됐다. 최근 LCD 호황에 따라 L8은 최소 9월까지는 가동될 예정이다. 가동 연장이 연말까지 이어질지는 2~3분기 시황을 봐서 다시 결정한다.

Q2 라인을 투자하자면 L8 가동을 멈추고 공간을 비워줘야 하는데, LCD 호황 탓에 일정에 변수가 생긴 샘이다. 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 임원은 “Q2 라인을 깔기 위해서는 최소 월 10만장 이상의 8.5세대(2200㎜ X 2500㎜) LCD 생산능력을 희생해야 한다”며 “최근의 LCD 업황을 생각하면 선뜻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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