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C판다, 2013년 샤프와 제휴 통해 옥사이드 TFT 양산
옥사이드 TFT, OLED TV 핵심 기술

중국 BOE가 CEC판다 인수를 통해 옥사이드 박막트랜지스터(TFT) 기술을 획득하게 됐다. 옥사이드 TFT는 고화질⋅저전력 디스플레이 구현에 필수 기술이다. CEC판다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중 유일하게 옥사이드 TFT 양산 기술과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BOE가 전시한 110인치 8K TV. /사진=BOE
BOE가 전시한 110인치 8K TV. /사진=BOE

23일 BOE는 공시를 통해 CEC판다의 난징 8.5세대(2200㎜ X 2500㎜) LCD 공장과 청두 8.6세대(2290㎜ X 2620㎜) LCD 공장 지분 51%를 매입한다고 밝혔다(KIPOST 2020년 9월 24일자 <BOE, CEC판다 8.5세대+8.6세대 LCD 공장 매입> 참조). 

그동안 10.5세대(2940㎜ X 3370㎜) LCD 투자에 집중해 온 BOE가 구(舊) 세대에 속하는 8.5세대 및 8.6세대 팹을 인수한 건 CEC판다가 보유한 옥사이드 TFT 기술 때문이다. CEC판다는 지난 2013년 일본 샤프(현재 폭스콘에 매각)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옥사이드 TFT 기술을 흡수했다. 

당시 샤프에서 옥사이드 기술 전문가 40여명이 두 회사의 합작사에 파견됐다. 덕분에 CEC판다는 중국에서 유일하게 옥사이드 TFT 양산 기술과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BOE가 인수한 난징 공장 내 8.5세대 라인은 원판 투입 기준 월 6만장, 청두 8.6세대 공장은 월 12만장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사실 BOE에게 생산능력보다 중요한 것은 양산 기술과 특허인 셈이다. 향후 CEC판다에서 흡수한 옥사이드 TFT 기술을 기존 10.5세대 LCD 공장 업그레이드에 활용할 수도 있다.

디스플레이 업체별 대형 LCD 점유율(수량 기준). /자료=옴디아
디스플레이 업체별 대형 LCD 점유율(수량 기준). /자료=옴디아

TFT는 디스플레이의 각 화소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스위치다. 고화질 TV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TFT의 전자이동도가 빨라야 한다. 4K 및 8K UHD 등 고화질 디스플레이일수록 수천만개의 화소가 오밀조밀 모여 있어 전자이동도가 낮으면 세밀하게 제어하기 어렵다.

옥사이드 TFT의 전자이동도는 10㎠/Vs로, 기존 중국 업체들이 사용하는 비정질실리콘(a-Si) TFT의 전자이동도 대비 10배 빠르다. 

더욱이 BOE가 향후 TV용 OLED 시장까지 넘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기술이 옥사이드 TFT다. LG디스플레이는 자사 TV용 OLED패널 생산에 100% 옥사이드 TFT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QD디스플레이(QD-OLED)’ 투자에 앞서 옥사이드 TFT 기술을 확보했다. 

최근 애플과 삼성전자가 각각 ‘애플워치’와 ‘갤럭시노트20’ 시리즈에 적용한 저온폴리실리콘옥사이드(LTPO) OLED 생산에도 옥사이드 TFT 기술이 활용된다. LTPO는 종전 스마트폰에 사용되던 LTPS와 옥사이드 TFT 기술의 혼종이다. 옥사이드 TFT 양산 기술을 확보하지 않고는 LTPO OLED 생산이 불가능하다. 

갤럭시노트20. /사진=삼성전자
옥사이드 TFT 기술은 최근 애플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및 스마트워치에 적용하는 LTPO OLED 생산에도 사용된다. /사진=삼성전자

옥사이드 TFT가 TV용 OLED는 물론, 하이엔드 스마트폰용 OLED 생산을 위해서도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기술인 셈이다. 이 때문에 BOE 외에도 CSOT 역시 CEC판다를 인수하기 위해서 심혈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CSOT는 삼성디스플레이 쑤저우 생산법인(SSL)을 인수하는데 만족하게 됐다. SSL은 세계 최고 수준의 8K UHD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옥사이드 공정이 적용되지는 않았다. 

옥사이드 TFT는 생산 기술도 까다롭지만, 양산 과정에서 수 많은 시행착오가 특히 많다. BOE로서는 CEC판다 인수를 통해 기술 확보 시간을 절감하고, 특허 문제도 간단하게 해결하게 됐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대표는 “이미 올 초 중국 정부가 SSL과 CEC판다 공장을 BOE와 CSOT에 나눠주기로 결정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며 “최근 CSOT가 SSL을 가져간 만큼 CEC판다는 BOE로 가는 수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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