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카티바로부터 구매하기로 한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용 잉크젯 프린터가 연말 입고된다. 세메스 독점 공급 품목이던 잉크젯 프린터 분야에 경쟁 체제가 도입되면서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지 주목된다.

HB솔루션(옛 엘이티) 사옥. /사진=HB솔루션
HB솔루션(옛 엘이티) 사옥. /사진=HB솔루션

10일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HB솔루션-카티바 3사가 연말을 기점으로 장비를 반입하기로 했다”며 “거래 형태에 대한 최종 조율만 남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KIPOST 2021년 6월 4일자 <삼성디스플레이, 카티바와 컨디셔널 계약 예정> 참조).

여기서 거래 형태란 삼성디스플레이와 카티바 양측을 중개하는 HB솔루션(옛 엘이티)의 역할을 뜻한다. 이번에 삼성디스플레이가 도입하기로 한 잉크젯 프린터는 카티바 기술이지만, 실제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계약 당사자는 HB솔루션이다. 

HB솔루션은 단순한 거래 중개를 넘어 일부 장비 제작도 담당하길 원하는 반면, 카티바는 장비 전체를 자체적으로 생산할 것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B솔루션을 단순 거래 중개사로만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HB솔루션의 전신인 엘이티는 접착제나 액정을 도포하는 디스펜서가 주력인 회사다. 잉크젯 프린터 사업을 영위한 지는 5~6년 정도됐으며, 지난 2018년 OLED 검사장비 업체 HB테크놀러지에 인수됐다. HB솔루션으로서는 이번 거래에 참여 비중을 높일수록 향후 추가 투자에서도 수주를 기대할 수 있다. 

카티바는 중소형 OLED 공정 중 하나인 TFE(박막봉지)용 잉크젯 프린터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 한 회사다. 잉크젯 프린터에서 잉크가 토출되는 노즐 제작 기술과 장비를 컨트롤하는 알고리즘 기술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9년 Q1(QD-OLED 파일럿 라인) 투자 당시 카티바를 배제한 채 잉크젯 프린터 전량을 세메스에 발주했다. 이번에 2년 만에 카티바 장비가 다시 도입되며 경쟁 체제가 마련됐다.

다만 카티바 장비가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양산 개시 이전에 반입될 지는 불분명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4분기 중에 Q1 라인 양산 가동을 장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전무는 지난달 말 열린 삼성전자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양산에 차질이 없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카티바 장비 없이 일단 양산한 후에 새 장비가 합류할 수도 있다.

Q1 라인은 8.5세대(2200㎜ X 2250㎜) 원판 투입 기준 월 3만장 기준으로 투자됐다. 수율을 고려하지 않으면 65인치 TV용 패널을 월 9만개, 연간으로는 100만개 가량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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