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오래 걸리고 가격 비싸 스마트폰 OLED에만 사용된 기술
비용증가 불가피...적층 줄이고, 공급사 이원화 추진할 듯

삼성디스플레이가 QD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사용하던 박막봉지(TFE) 기술을 적용한다. TFE는 투명하고 잘 휘지만, 투자비가 비싸 그동안 플렉서블 OLED에 한정적으로 사용해왔다.

QD디스플레이는 퀀텀닷(QD)이 적용된 색변환층과 청색 OLED 발광층이 합착된 구조인데, TFE는 이 청색 OLED를 1차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사용된다.

퀀텀닷 소재. /사진=Plasmachem
퀀텀닷 소재. /사진=Plasmachem

스마트폰 전용 TFE, 대면적 OLED에 첫 적용

 

TFE 기술은 스마트폰용 OLED 등 소형 디스플레이에 사용되어 온 기술이다. 무기막과 유기막을 번갈아 수직으로 쌓아 올려 OLED를 산소⋅수분으로부터 보호한다. 무기막은 기상화학증착법(CVD)으로, 유기막은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성막한다. 

TFE가 모바일용 디스플레이에만 사용되어 온 건 공정 비용이 비싸고, 봉지 성능이 완벽하지 않아서다. TFE 특성상 유무기층을 3층 이상 쌓아야 하기 때문에 공정 시간이 길고, 장비 투입량도 많다. CVD 1대와 잉크젯 프린터 2대가 한 조로 각 라인마다 여러조 추가되어야 한다.

다른 장비들과 달리 TFE용 설비는 이원화 되어 있지도 않다. 미국 카티바와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가 각각 유⋅무기층 설비를 삼성디스플레이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TFE의 수직구조. TFE는 유기물과 무기물을 적층하는데, 봉지 성능이 완벽하지는 않다. 다만 산소와 수분 침투 시간을 지연시킬 뿐이다. /자료=유비리서치
TFE의 수직구조. TFE는 유기물과 무기물을 적층하는데, 봉지 성능이 완벽하지는 않다. 다만 산소와 수분 침투 시간을 지연시킬 뿐이다. /자료=유비리서치

더 큰 단점은 TFE의 봉지 성능이 완벽하지는 않다는 점이다. 유⋅무기층이 3중으로 막고는 있지만, 이는 산소수분 침투 시간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역할을 할 뿐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등 OLED 패널 업체가 요구하는 봉지성능(WVTR)은 10⁻⁶/㎡/day 다. 이를 축구장 면적으로 환산하면, 하루에 축구장 전체 면적에 물 한 방울 정도만 허용할 정도로 기밀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TFE 역시 이 요구조건은 만족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 시간이 지나면 산소⋅수분 침투는 불가피하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는 짧으면 2년, 길면 4~5년 정도면 교체주기에 도달한다. 완벽하지 않은 봉지 성능에도 불구하고 TFE를 스마트폰 OLED에 적용할 수 있는 이유다. 단 TV용 OLED는 길게는 10년 이상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TFE로는 완벽하게 산소수분을 막지 못한다.

 

비용증가 불가피...공급사 이원화와 적층수 줄이기 나설 것

 

이번에 삼성디스플레이가 TV용 QD디스플레이에 TFE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건, TFE를 1차 방어막 정도로만 사용하기 때문이다. TFE는 청색 OLED층을 보호하는데만 쓰이고, QD디스플레이 셀 전체로는 기판 합착을 통해 다시 한번 봉지한다. 마치 종이 쇼핑백 안에 비닐을 깔아 이중으로 감싸는 것과 비슷하다. 

수직 구조로 보면 QD-OLED가 상판유리와 하판유리 사이에 위치하고, OLED는 TFE에 한번 더 쌓여 있는 형태다. 비록 TFE의 봉지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고 해도 상하판 유리를 필러로 합착하기 때문에 한번 더 봉지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TFE의 봉지 성능을 보완할 수 있다고 해도 비용이 상승하는 문제는 피할 수 없다.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OLED(WOLED)에는 없는 유기물 및 무기물 봉지 설비가 추가되어야 하는 탓이다. 

QD디스플레이(QD-OLED)의 수직구조. OLED층 가장 위에 TFE가 올라가고, 셀 전체는 두 장의 유리로 합착한다. /자료=DSCC
QD디스플레이(QD-OLED)의 수직구조. OLED층 가장 위에 TFE가 올라가고, 셀 전체는 두 장의 유리로 합착한다. /자료=DSCC

이 때문에 향후 삼성디스플레이는 QD디스플레이 라인 양산 투자와 함께 TFE 비용절감 방안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TFE 적층수를 줄이거나, 장비 공급사를 이원화하는 것으로 가능하다.

원래 초창기 삼성디스플레이가 모바일 OLED에 적용하던 TFE는 총 5층이었다. 유기물-무기물-유기물-무기물-유기물 순으로 5개층을 쌓아 올리는 것이다. 여기에 공정 기술이 누적되면서 두 층을 빼고 3층으로 내린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유기물-무기물 순으로 1개층을 더 생략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투자 비용도 줄이고 공정 속도도 높일 수 있다.

이원화는 국산 장비 업체를 추가하는 것이다. 무기물용 CVD는 원익IPS, 무기물용 잉크젯 프린터는 유니젯⋅에스티아이 등의 대안이 있다. 에스티아이 관계자는 “아직 양산 공급하지는 못했지만,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와 잉크젯 프린터 양산 적용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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