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비용 가중 전망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는 LG디스플레이의 WOLED와 판박이다. 다른점이 있다면 적색⋅녹색 색변환을 QD로 구현한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WOLED의 컬러필터가 QD-OLED에서 사라지지는 않는다. 다만 그 쓰임이 달라질 뿐이다.

적녹청, 빛의 3원색. /사진=LG디스플레이
적녹청, 빛의 3원색. /사진=LG디스플레이

컬러필터, 색상 구현➝외광 차단

 

QD-OLED 내에서 컬러필터는 TV 바깥의 외광(外光)을 차단하는 임무를 부여받는다. TV 바깥쪽에서 침투한 빛이 QD와 발광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컬러필터가 필요하다.

실내 조명으로 쓰이는 형광등⋅백열등⋅할로겐 조명이나 태양의 자연광은 우리 눈에 백색에 가까운 빛으로 보인다. 그러나 파장을 분석해보면 적색⋅녹색⋅청색빛이 혼합돼 백색에 가까운 빛을 만들어낸다. 특히 태양광과 최근 가정용 친환경 조명으로 각광받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은 청색 파장이 폭넓게 존재한다.

만약 QD-OLED 패널 앞에 컬러필터가 없다면, 조명 스펙트럼 내 청색 파장이 패널을 뚫고 들어가 QD와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TV가 실외에 설치되어 있다면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된다. 화면에서 어두운 부분을 표현해야 하는데 적색이나 녹색빛이 바깥으로 노출될 수 있다는 뜻이다.

화면에 조명을 직접적으로 비추지는 않기 때문에 밝게 빛나지는 않겠지만, 마치 얼룩처럼 울긋불긋 보일수는 있다. 이는 화면의 명암비(Contrast)를 포함해 TV 화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빛에 따른 파장 영역. 가장 뒤가 태양광, 그 앞이 LED 조명이다. /KIPOST
빛에 따른 파장 영역. 가장 뒤가 태양광, 그 앞이 LED 조명이다. /KIPOST

QD-OLED 제일 바깥쪽에 컬리필터를 형성해놓으면 이 같은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 컬러필터가 적색, 혹은 녹색 파장을 제외한 빛(청색)을 모두 흡수해버리기 때문이다. 외부에서 백색광이 패널에 도달하더라도 청색 파장이 QD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와 별개로 컬러필터는 QD-OLED 안에서 일종의 ‘보험’ 역할도 맡는다. OLED에서 출발한 청색빛이 QD에 맞지 않고 통과(Bypass)해버리는 것을 방지한다. QD에 부딪히지 않은 빛은 청색광으로 바로 분출하는데, 컬러필터가 있으면 청색이 적색이나 녹색으로 변환되어 필요한 색상을 낼 수 있다. 물론 QD를 맞고 발산하는 적색⋅녹색에 비해 빛의 색표현력은 떨어진다.

송준호 고려대학교 디스플레이⋅반도체물리학부 교수는 “컬러필터가 없으면 QD가 외광과 발광 반응을 하면서 ‘리얼블랙(Real Black)’을 구현하기 어렵다”며 “QD-OLED TV 내에서 컬러필터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밝힌 QD-OLED구조. 실제로는 QD층 앞에 별개로 컬러필터층을 형성해야 한다. /자료=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가 밝힌 QD-OLED구조. 실제로는 QD층 앞에 별개로 컬러필터층을 형성해야 한다. /자료=삼성디스플레이

이 같은 컬러필터의 존재는 가뜩이나 복잡한 QD-OLED의 수직 구조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전망이다. 패널 상판에 QD층 외에 컬러필터 한개층을 더 만들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고스란히 원가 상승 요인으로 돌아온다.

 

OLED도 외광차단, 주인공은 편광판

 

삼성디스플레이에 앞서 TV용 OLED 패널을 양산해온 LG디스플레이 역시 외광 차단 장치를 패널 속에 감춰뒀다. 바로 원형 편광판이다. 원형 편광판은 실내 조명이 OLED 안 전극을 맞고 사람 눈에 비치는 것을 차단한다.

OLED 전극은 금속으로 형성돼 TV가 마치 거울처럼 보일 수도 있다. 실내 조명을 모두 끄지 않는 한 빛이 반사돼 TV를 제대로 시청할 수 없을 정도다. 다만 원형 편광판 역시 LCD TV에 쓰이는 선형 편광판과 마찬가지로 빛의 휘도(밝기)를 저해하는 원인이 된다. 특정 방향으로 진동하는 빛만을 통과시키기 때문이다. 원형 편광판 하나 때문에 빛의 밝기의 40~50% 정도를 손해봐야 한다.

원형 편광판의 원리. /자료=IHS마킷
원형 편광판의 원리. /자료=IHS마킷

김혜동 성균관대학교 산학특임교수는 “원형 편광판을 대신해 외광을 차단할 수 있는 다른 대안들도 검토됐었지만 최종적으로는 이를 완벽하게 대체할 소재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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