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QD-OLED 투자 중심...장기 계획 발표할 듯
10.5세대 투자 계획 명시가 관건

오는 10일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로 하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포함될지 관심이 모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A4 라인(옛 L7-1) 투자 직후 디스플레이 업황이 급전직하하면서 지난해부터 신규 투자를 사실상 중단했다. 

이번 투자 발표를 계기로 중국에 빼앗겼던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 주도권도 되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10일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한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10일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한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10.5세대 투자 계획 명시가 관건

 

이번에 삼성디스플레이가 발표할 투자 금액은 약 13조원 정도로, 4~5년간 집행될 내역을 합친 것으로 추정된다. 주력 투자 분야는 삼성디스플레이가 TV용 디스플레이로 꼽고 있는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패널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일부 가동을 중단한 8.5세대(2200㎜ X 2500㎜) LCD 라인을 QD-OLED로 전환할 경우, 1개 라인 당 약 2조~2조5000억원 정도가 소요된다. 1개 라인은 8.5세대 기판 투입 기준 월 3만장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삼성디스플레이가 8.5세대 QD-OLED 라인을 3개 전환하면 약 6조~7조5000억원의 자금이 소요된다. 생산능력은 월 9만장 수준이다. TV용 패널로 환산하면 65인치 패널 27만개와 55인치 패널 18만개를 매월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관전 포인트는 10.5세대(2940㎜ X 3370㎜) 패널 투자 계획이 명시되냐는 점이다. 비록 QD-OLED는 시장에 삼성디스플레이가 처음 선보이는 기술이지만, TV 시장에서 여전히 LCD와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된다. 최근 TV용 LCD 패널 시장은 65인치를 넘어 75인치 이상 초대형 사이즈로 옮아가고 있다.

QD-OLED가 LCD 대비 진보된 기술이라고는 하나 패널 사이즈에서 밀리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불가능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전환투자하는 8.5세대 패널은 55인치만 생산하거나 65인치⋅55인치를 혼용생산(MMG)할 때 가장 경쟁력이 높다. 반면 중국 LCD 업체들이 투자하고 있는 10.5세대 LCD는 65인치는 물론 75인치 패널도 90% 넘는 면취율로 생산할 수 있다.

전 세계 10.5세대 디스플레이 투자 동향. /자료=IHS마킷, NH투자증권
전 세계 10.5세대 디스플레이 투자 동향. /자료=IHS마킷, NH투자증권

따라서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10.5세대 패널 투자는 정해진 수순이다. 10.5세대 패널 투자 없이는 중국 LCD 업체들과의 대등한 경쟁이 불가능하다. 최근 군살빼기에 나선 LG디스플레이가 경기도 파주 10.5세대 OLED 라인 투자금액은 오히려 늘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기존 LCD 장비들을 재활용할 수 있는 8.5세대 라인과 달리, 10.5세대는 처음부터 새로 투자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적지 않다. LG디스플레이처럼 10.5세대 라인이 들어설 공장 역시 새로 지어야 한다. 최초 투자 금액이 적어도 6조원 이상 소요된다. 

한번 10.5세대 라인에 투자하기로 한다면, 추가 투자와 10.5세대보다 더 큰 차세대 투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가 상대적으로 발을 뺐던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 다시 전사 역량을 투입해야 하는 셈이다.

QD-OLED의 구조. /자료=삼성디스플레이
QD-OLED의 구조. /자료=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 OLED 투자 계획은 담지 않을 듯

 

장비 업계의 또 다른 관심사인 중소형 OLED 투자 계획은 이번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기존에 투자한 라인들도 충분히 가동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L7-1 라인을 전환해 만든 A4의 경우, OLED 셀 공정은 거의 멈춘 채 온셀 터치스크린(Y-OCTA) 공정만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제혁 DSCC 상무는 “기존 라인들의 일감이 들어차지 않는다면, 중소형 OLED 신규 투자에 대한 설득력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이번 투자 계획 발표에서 중소형 OLED 분야는 빠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A4 라인은 6세대(1500㎜ X 1850㎜) 원판투입 기준 월 3만장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향 OLED 패널 생산라인으로 구축했으나, 지난해 완성 이후 아직 이렇다 할 일감을 잡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플렉서블 OLED 채택율이 기대만큼 높지 않은 탓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 삼성전자의 플렉서블 OLED 채택률이 높아지지 않으면 중소형 OLED 투자 설득력은 떨어진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 삼성전자의 플렉서블 OLED 채택률이 높아지지 않으면 중소형 OLED 투자 설득력은 떨어진다. /사진=삼성전자

한 장비 업체 대표는 “최근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폴드의 내년 이후 생산계획에 따라 중소형 OLED 투자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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