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력 보강 위해 모듈 두께 두꺼워져
PET도 유색 PI로 교체

폴더블 스마트폰에 쓰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내구성이 약하다. 아래위 기판이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 소재로 제작된 탓이다. 외부 충격은 물론, 접었다 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부 스트레스도 자체적으로 흡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기존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에는 쓰이지 않던 소재들이 폴더블 OLED에 속속 도입되고 있다. 

접힌 '갤럭시 폴드'를 아래서 바라본 모습. /사진=아이픽스잇(iFixit)
접힌 '갤럭시 폴드'를 아래서 바라본 모습. /사진=아이픽스잇(iFixit)

SUS, 폴더블 OLED 복원력 보강

 

폴더블 스마트폰용 OLED 모듈 뒷면에는 종전 OLED에는 단 한번도 적용되지 않았던 스테인리스스틸(SUS) 프레임이 붙어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는 물론, 화웨이의 ‘메이트X’에도 각각 두 장씩의 SUS 프레임이 적용됐다. 다른점이 있다면 갤럭시 폴드의 SUS 프레임은 각 20마이크로미터(μm), 메이트X용은 30μm씩으로 50% 더 두껍다.

갤럭시 폴드용 OLED를 제조한 삼성디스플레이는 파인테크닉스가 생산한 SUS 프레임을 구매해 OLED 셀 뒷면에 이어 붙였다. 메이트X의 OLED는 BOE가 생산했는데, BOE는 닛폰스틸로부터 SUS 프레임을 구매했다.

지금껏 OLED 사용되지 않았던 SUS 프레임이 폴더블 OLED에 첫 적용된 건, 폴더블 OLED 복원력을 보강하기 위해서다. 스마트폰을 접었다 긴시간 뒤에 폈을 때, OLED 기판인 폴리이미드(PI)가 재빨리 원래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을 대비해 금속 소재를 덧댄 것이다. 금속은 PI 대비 탄성이 강해 장시간 접었다 펴도 원 상태로 금세 회복된다.

갤럭시 폴드에 쓰인 OLED 모듈의 하판 레이어 구성. /자료=DSCC
갤럭시 폴드에 쓰인 OLED 모듈의 하판 레이어 구성. /자료=DSCC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복원력 보강을 위해 텅스텐이나 인바(Invar) 프레임을 부착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그러나 텅스텐은 강도가 지나치게 세다는 점에서, 인바는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점에서 채택되지 못했다. SUS는 얇게 가공하면 충분한 탄성을 얻을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하다. 

문제는 가공이 쉽지 않다. 금속을 얇게 만들려면, 두 롤러 사이를 반복적으로 통과시키는 압연법을 적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 방법으로는 20~30μm 두께까지 내려가기가 쉽지 않고, 굴곡 없이 평탄하게 만들기는 더욱 어렵다. SUS 원판을 깎아서 만드는 방법도 있으나 이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간다. 파인테크닉스와 닛폰스틸이 어떤 방식으로 SUS 프레임을 제조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업계 한 전문가는 “SUS 프레임 측면에 아주 작은 크랙(불량)이라도 발생하면 수만번 접었다 펴는 과정에서 절단이 일어날 수 있다”며 “완벽한 품질의 SUS 프레임 제조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화웨이 '메이트X'의 OLED 모듈 하판 레이어 구성. /자료=DSCC
화웨이 '메이트X'의 OLED 모듈 하판 레이어 구성. /자료=DSCC

SUS 프레임 사이는 폴리우레탄으로 채워

 

갤럭시 폴드용 OLED와 메이트X용 OLED의 SUS 프레임은 두께 뿐만 아니라 두 장의 SUS 프레임의 완충 작용을 하는 소재도 다르다. 갤럭시 폴드용 OLED의 SUS 프레임 사이에는 약 30μm 두께로 폴리우레탄이 충전되어 있다. 폴리우레탄은 흔히 합성고무로 불리는 소재로, 침대 쿠션 충전재로 쓰이기도 한다. 

갤럭시 폴드를 접을 때, 두 장의 SUS 프레임이 같은 방향으로 접히면서 안쪽과 바깥쪽의 곡률차가 생긴다. 안쪽의 SUS 프레임 곡률이 더 작을 수 밖에 없다. 그 격차에서 오는 스트레스틑 흡수하기 위해 폴리우레탄이 충전된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 메이트X는 SUS 프레임 사이에 폴리우레탄 대신 플라스틱 소재 필름을 덧대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혁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 이사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원래 폴더블 OLED 모듈 두께를 535μm 정도로 제작했으나 SUS 프레임과 폴리우레탄이 추가되면서 589μm로 더 두꺼워졌다”고 말했다.

갤럭시 폴드 OLED 하판 아래에 붙어 있는 SUS 프레임. 20마이크로미터 두께 SUS 프레임 2장이 붙어 있다. /사진=아이픽스잇(iFixit)
갤럭시 폴드 OLED 하판 아래에 붙어 있는 SUS 프레임. 20마이크로미터 두께 SUS 프레임 2장이 붙어 있다. /사진=아이픽스잇(iFixit)

OLED 셀 보호는 PET 대신 유색 PI로

 

‘갤럭시S10’ 같은 일반 스마트폰용 OLED는 모듈 제작에 앞서 셀 뒷면을 폴리에틸렌(PET) 필름을 덧붙였다. 기판으로 쓰인 유색 PI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폴더블 스마트폰용 OLED는 이 기판보호용 필름을 기판과 동일한 유색 PI로 통일했다. 모듈 전반적으로 보면 상단에는 투명 PI, 아래에는 유색 PI 두 장이 덧대어 있는 셈이다.

이는 보호필름 역시 폴더블 스마트폰 안에서 최대 20만번의 굽힘을 견뎌내야 하기 때문이다. PET도 내구성과 원가 측면에서 유리하나, PI와 비교하면 반복된 굽힘에 약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SKC코오롱PI로부터 이 보호용 유색 PI 필름을 구매한다. BOE는 일본 닛또에서 보호용 유색 PI 필름을 구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SKC코오롱PI 관계자는 “하판에 쓰이는 유색 PI 바니시와의 구분을 위해 하판 보호용 유색 PI를 ‘옵티컬 PI’로 명명한다”며 “상⋅하판에 쓰인 PI와의 내구성을 맞추려는 목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가 보호필름도 PI로 통일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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