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시고, 갤럭시폴드 고온고습 테스트
"일반 스마트폰 대비 한계 온도 낮게 설정된 듯"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에 쓰인 소재들은 온⋅습도 변화에 취약하다. 각종 필름⋅접착제(PSA)⋅하드코팅 등이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물성이 바뀌기 때문이다. 

갤럭시폴드는 최근 폴더블 스마트폰 및 디스플레이 전문 평가장비업체 플렉시고의 평가에서 26만여회의 내구성 테스트를 버텨냈다. 단 당시 테스트는 온⋅습도에 인위적 변화를 주지 않은 상온에서 이뤄졌다. 폴더블 기기의 한계라고 여겨지는 60℃ 온도와 90%의 상대습도 조건이라면 어떨까.

삼성전자 '갤럭시폴드'.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폴드'. /사진=삼성전자

60℃에서 디스플레이는 ‘OK’, 기기는 ‘앱 종료’

플렉시고는 최근 갤럭시폴드를 이 같은 조건에서 10만회 열고 닫은 뒤 내구성을 평가하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1회당 1.3초의 속도로 갤럭시폴드를 열고 닫았으며, 한 사이클마다 0.7초의 휴지기(休止期)를 뒀다(총 70여시간 소요). 10만회를 목표로 매 1만회마다 표면 굴곡(Waviness)과 부위별 밝기(Brightness)를 측정했다. 

결과적으로 10만회의 열고 닫음을 반복하는 동안, 굴곡과 밝기에는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디스플레이는 기능적으로 완벽했다는 뜻이다. 

부위별로 -3~-9마이크로미터(μm)로 측정됐던 표면 굴곡은 10만회 접었다 편 이후 -25~-26μm까지 커졌다. 이는 디스플레이 가운데 접히는 부분이 25~26μm 정도 안으로 꺼졌다는 의미다. 흔히 말하는 ‘폴딩 마크(Folding Mark)’다. 

고온고습 환경에서 10만회 접었다 폈을 때 갤럭시폴드의 표면 굴곡 변화. /자료=플렉시고
고온고습 환경에서 10만회 접었다 폈을 때 갤럭시폴드의 표면 굴곡 변화. /자료=플렉시고

그러나 이 정도 변화로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데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다. 부위별 밝기도 최초 313.1±1.58 Cd/㎡에서 10만회 테스트 이후 313.9 ± 3.08 Cd/㎡로 약간의 변화만 있었을 뿐이다. 60℃ 온도와 90%의 상대습도 조건에서 10만회 접었다 편 점을 감안하면 디스플레이의 내구성은 충분했다.

다만 디스플레이와 달리 갤럭시폴드 기기 자체는 60℃ 온도에서 한계를 노출했다. 테스트를 진행하는 동안 55℃를 넘어서자 충전이 중단됐으며, 60℃에서는 켜져있던 앱이 종료됐다. 기기가 과열되어 배터리가 폭발하거나 오작동을 일으키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한계를 설정해 놓은 것이다.

갤럭시폴드는 55℃가 넘어가면 충전이 중단되고, 60℃를 넘어서면 앱이 종료됐다. /자료=플렉시고
갤럭시폴드는 55℃가 넘어가면 충전이 중단되고, 60℃를 넘어서면 앱이 종료됐다. /자료=플렉시고

이기용 플렉시고 대표는 “60℃에서 강제로 종료됐던 앱은 온도가 낮아져도 자동으로 켜지지는 않았고, 수동으로 다시 켜 줘야 했다”며 “갤럭시폴드 내열 한계가 60℃로 맞춰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내열 한계는 디스플레이가 접히지 않는 일반 스마트폰에 비하면 낮게 셋팅된 것이다. ‘갤럭시S’나 ‘갤럭시노트’ 시리즈 등은 통상 85℃와 85%의 상대습도 조건을 버티도록 설계되어 있다.

갤럭시폴드가 외부 환경에 민감한 소재들이 다량 쓰이다 보니 기준을 완화한 것으로 보인다.

고온고습 환경에서 10만회 접었다 폈을 때 갤럭시폴드의 밝기 변화. /자료=플렉시고
고온고습 환경에서 10만회 접었다 폈을 때 갤럭시폴드의 밝기 변화. /자료=플렉시고

저온에서도 버틸 수 있을까

사실 폴더블 디스플레이만 놓고 보면 고온보다는 저온에서의 평가가 ‘진검승부’가 될 전망이다. 온도가 내려가면 폴리머 소재들의 탄성계수가 높아진다. 탄성계수는 탄성체에 가해지는 힘과 그에 따른 변형의 정도를 표시한 수치다. 탄성계수가 커지면 접었다 폄을 반복할 때, 디스플레이용 필름이 원형 회복되지 않고 갈라질 가능성이 그 만큼 높아진다.

이기용 대표는 “갤럭시폴드의 저온 테스트는 영하 20℃에서 시행될 것”이라며 “고온고습 환경과 비교하면 더욱 가혹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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