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아이, 자회사 이엠에스 통해 OCR 재료 개발
점도 낮으면서 두껍게 도포 가능한 OCR 필요
슬릿 코팅➝잉크젯...비용 절감하고 이형 디스플레이 대응 가능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와 함께 접착 공정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폴더블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OLED 셀에 편광판⋅커버윈도⋅SUS프레임⋅쿠션필름 등이 켜켜이 합착된 구조다. 이들 소재를 붙여주는 게 투명접착필름(OCA)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CA를 잉크젯 프린팅 투명접착레진(OCR)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소재 개발이 관건이다.

디스플레이용 OCR. 사진=panacol
디스플레이용 OCR. 사진=panacol

OCR➝OCA, 다시 OCR로?

 

삼성디스플레이는 리지드(기판이 딱딱한) OLED 생산에는 OCR을 사용하다가 플렉서블 OLED부터는 OCA로 바꿔 적용해왔다.

OCR은 일반 본드처럼 액상으로 된 접착제다. 접착력을 주고자하는 OLED 표면에 OCR을 바르고, 자외선(UV)으로 경화시키면 편광판이나 커버유리 등을 합착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2013년 플렉서블 OLED가 생산되기 시작하면서 OCR을 공정에 적용하기 어려워졌다. 

OCR이 액체인 만큼, 표면이 평평한 재료에만 적용할 수 있다. 플렉서블 OLED와 함께 사용되는 곡면 커버유리의 경우, 끝부분 경사가 가파르기 때문에 OCR을 바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OCR을 얇게 펴 바르는데는 슬릿(Slit)이라는 장비가 사용되는데, 표면이 고르지 못하면 OCR이 제대로 묻지 않거나 흘러 넘치기 십상이다. 

OCA는 이 같은 OCR의 단점을 해결해준다. OCA는 두 장의 이형필름 사이에 미리 경화된 접착제가 코팅된 형태다. OCA에서 우선 필름 한 장을 제거한 뒤 OLED 위에 붙이고, 나머지 한 장을 띄어 내면 OLED 표면에 접착제만 남는다. OCA를 붙이는데는 원통형태의 롤 라미네이션 장비가 사용된다. 

OCA 필름. /사진=LG화학
OCA 필름. 곡면 커버유리가 적용된 스마트폰에는 OCR 대신 OCA 필름이 쓰인다. /사진=LG화학

OCA도 단점이 있다. 공정이 복잡하다는 점이다. 붓(슬릿)으로 그리듯 바르는 OCR과 달리, OCA는 필름 한장을 떼어내고, 재료 표면에 붙인 뒤, 나머지 필름을 제거하는 것까지 여러번 손을 타야 한다. 

공정 비용을 제외한 순수 재료비만 놓고 봐도 OCA가 비싸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용하는 OCA(일반 스마트폰용)는 1장 당 300원, 반면 리지드 OLED에 사용하는 OCR은 100원 이하 원가만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연간 지출하는 OCA 구매비용만 2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다양한 형태의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도 OCA의 단점이다. OCA가 주로 사각형으로 생산되는 만큼, 모서리가 일정치 않은 이형 디스플레이나 다품종 소량 생산되는 디스플레이에는 OCA를 적용하기 쉽지 않다.

 

삼성디스플레이, 잉크젯 프린팅 OCR 도입 검토

 

이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는 다시 OCR을 OLED 생산에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일반 스마트폰용 플레서블 OLED 후공정은 OCA를 이용한 생산라인으로 꾸려진 만큼, 앞으로 새로 구축되는 폴더블 OLED 후공정 라인에 순차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리지드 OLED 시절 사용했던 OCR의 경우 슬릿을 이용해 접착제를 펴 발랐다면, 이번에는 잉크젯 프린터로 정교하게 OCR을 뿌리는 방식이다. 길다란 금속판 두 장을 맞붙인 슬릿과 달리, 잉크젯 프린터는 가느다란 노즐이 접착제를 뿌려 바른다. 

폴더블 OLED도 실제 생산시에는 평평하게 편 형태로 만든다. 커버유리에서 봉착했던 접착제 흘러넘침 문제는 덜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 폴드에 쓰인 OLED 모듈의 하판 레이어 구성. /자료=DSCC
갤럭시 폴드에 쓰인 OLED 모듈의 하판 레이어 구성. /자료=DSCC

다만 잉크젯 프린터로 OCR을 바르기 위해서는 그에 적합한 소재 개발이 관건이다. 삼성디스플레이에 OCR용 잉크젯 프린터 공급을 추진하고 있는 에스티아이는 자회사인 이엠에스(지분율 70%)를 통해 OCR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과거 리지드 OLED 생산이 주류일때는 일본 덱세리얼즈가 OCR 시장을 독점했다. 그러나 잉크젯 프린터는 재료와의 정합성이 중요한 만큼, 잉크젯 프린터 제작사가 재료까지 턴키로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

잉크젯 프린터로 분사하는 OCR은 점도가 30cps(물의 점도가 1 기준) 이하여야 한다. 그래야 OCR이 노즐이나 장비 내 배관을 막지 않고 원활하게 흐를 수 있다. 이처럼 낮은 점도로는 충분한 두께의 접착제를 도포하는 게 어렵다. 

폴더블 OLED 안에 사용되는 OCA의 두께가 접착제만 30~50마이크로미터(μm) 정도다. 한 전자재료업체 관계자는 “30cps면 손으로 만졌을 때 물과 구분이 거의 가지 않을 정도의 낮은 점도”라며 “물이 많이 섞인 반죽으로 두꺼운 파전을 굽지 못하는 것처럼 점도가 낮은 접착제는 두껍게 도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에스티아이가 생산한 OCR용 잉크젯 프린터. /사진=에스티아이
에스티아이가 생산한 OCR용 잉크젯 프린터. /사진=에스티아이

이 때문에 잉크젝 프린터 노즐 주변에 UV 경화기를 달아 일부 경화하면서 반복적으로 OCR을 도포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는 생산능력을 감소시켜 투자 비용을 늘리는 원인이 된다. 

한 디스플레이 업체 관계자는 “이미 베트남 OLED 후공정 라인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조단위 투자를 통해 롤 라미네이션 장비를 이미 깔아놨다”며 “잉크젯 프린팅 OCR은 앞으로 새로 구축하는 라인에 순차적으로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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