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게는 슬라이더블 패널 구조일 것"
패널 수율에 따라 출시 일정 유동적

LG전자가 내년 상반기 공개할 예정인 롤러블 스마트폰 커버 윈도로 투명 폴리이미드(PI)가 적용된다. 터치 기능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두께를 줄이기 위해 패널 일체형 터치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 17일 중국 스마트폰업체 오포가 롤러블 스마트폰 컨셉트 제품을 선보인데 이어, 내년 LG전자도 롤러블 타입 제품을 내놓으면 새로운 폼팩터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질 전망이다.

중국 오포가 선보인 롤러블 스마트폰 컨셉트. /사진=오포
중국 오포가 선보인 롤러블 스마트폰 컨셉트. /사진=오포

정확하게는 슬라이더블 패널 구조

 

LG전자의 롤러블 스마트폰은 정확하게는 슬라이더블(Slidable) 패널 구조다. 롤러블은 단어 그대로 OLED 패널이 원통형 모양으로 둘둘 말리는 형태다. LG전자의 최고급 OLED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이 전형적인 롤러블 구조다.

이에 비해 슬라이더블은 OLED 패널이 스마트폰 기기 뒷면으로 감춰지는 형태다. 작은 화면을 이용할 때 패널의 잉여 부위가 기기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는 식이다. 

LG전자가 슬라이더블 방식을 선택한 건, 슬라이더블이 롤러블 대비 패널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쉬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롤러블 패널은 둘둘 말았을 때 OLED에 가해지는 압축력⋅인장력을 분산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슬라이더블 구조는 미닫이문과 형태가 유사하다. OLED 패널 잉여부분이 기기 안쪽 뒷면으로 감춰지는 방식이다. /KIPOST
슬라이더블 구조는 미닫이문과 형태가 유사하다. OLED 패널 잉여부분이 기기 안쪽 뒷면으로 감춰지는 방식이다. /KIPOST

그동안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 폴드' 시리즈는 OLED 패널 한 가운데가 접히는 형태다. 이는 접히는 부분의 압축력⋅인장력을 인접 부위나 패널 안쪽 접착제가 흡수하기 좋다. 슬라이더블은 가운데가 접히는 폴더블 위치를 동적으로 이동하는 구조다. 폴더블과 마찬가지로 압축력⋅인장력을 인접 부위나 접착제가 흡수하기에 용이하다.

한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대표는 “롤러블 TV는 아래쪽에 있는 큰 기구물로 OLED 패널이 감겨 들어가는 형태라 곡률반경을 크게 가져갈 수 있다”며 “스마트폰처럼 작은 폼팩터에서 슬라이더블이 아닌 롤러블을 구현하기에는 아직 기술적으로 난제가 많다”고 말했다.

 

日 스미토모, 투명 PI 공급...터치는 FMLOC

 

LG전자는 이 슬라이더블 OLED를 중국 BOE로부터 공급받는다. 출시 시점은 내년 3월 정도로 잡고 있으나, 양산 수율에 따라 일정은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BOE는 폴더블 OLED에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투명 PI를 커버 윈도로 사용해왔다. 그러나 LG전자에 공급할 슬라이더블 OLED는 일본 스미토모의 투명 PI가 적용될 예정이다. 

화웨이 '메이트X'.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투명 PI가 적용됐다. /사진=화웨이
화웨이 '메이트X'. BOE의 OLED 패널에 코오롱인더스트리 투명 PI가 적용됐었다. LG전자 슬라이더블 패널에는 스미토모의 투명 PI가 적용된다. /사진=화웨이

삼성디스플레이가 폴더블 OLED용 커버 윈도로 초박막유리(UTG) 적용 비율을 크게 높이면서, 스미토모는 삼성의 대안으로 BOE 등 중국 업체들을 적극 공략해왔다(KIPOST 2020년 5월 27일자 <삼성만 바라보던 스미토모, 중국에 투명 PI 공급> 참조).

스미토모가 투명 PI 공급사로 선정된 만큼, 하드코팅은 국내 자회사인 동우화인켐이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하드코팅 외주를 일본 MSK에 맡겨 왔다. 

현재 BOE에 UTG를 공급해 줄 업체가 없기도 하거니와, 스마트폰 옆면에 OLED 패널이 노출되는 구조상 UTG를 적용하기에는 내구성에 한계가 뚜렷하다. 향후 슬라이더블 스마트폰에는 UTG 보다는 투명 PI가 우선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BOE는 터치 기능 구현을 위해 FMLOC(Flexible Multi Layer On Cell) 기술을 슬라이더블 패널에 적용한다. FMLOC는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일체형 터치 기술인 와이옥타(Y-OCTA)와 동일한 솔루션이다. 앞서 지난해 BOE는 화웨이에 공급한 폴더블 OLED에는 애드 온 타입의 은나노와이어(AgNW) 터치스크린을 적용했었다.  

LG전자가 지난 1월 CES에서 공개한 롤러블 TV. /사진=안석현 기자
LG전자 롤러블 TV. 패널이 둘둘 말리기 위해서는 큰 곡률반경이 필요하다. /사진=KIPOST 

AgNW 터치 역시 굽힘에 대한 내구성이 좋긴 하지만, 애드 온 타입인 만큼 패널 전체 두께가 두꺼워 지는 게 흠이다. 패널 두께가 두꺼워질수록 압축력⋅인장력이 강해져 곡률반경을 좁히는 데 불리하다.

한 디스플레이 부품 업체 대표는 “LG전자가 내년 3월 출시 목표로 잡고 있지만 BOE의 FMLOC 수율이 워낙 나쁘기 때문에 일정을 재조정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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