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터파기 공사 시작
IT용 OLED 후공정이 메인, 일부 IT용 LCD도 처리
LG디스플레이가 베트남 하이퐁 내 후공정 생산라인인 H3 착공에 들어갔다. H3는 앞선 H1⋅H2에 이은 LG디스플레이의 세 번째 모듈 생산 전용 라인이다. 태블릿PC⋅노트북 등 IT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모듈 생산을 담당하게 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 H3 터파기 공사 시작
LG디스플레이의 OLED 생산 공정은 국내(전공정)와 베트남(후공정)으로 이원화 돼 있다. 경상북도 구미 E5와 경기도 파주 E6에서 OLED 셀까지 만들어 베트남으로 실어 나르면 H1⋅H2에서 모듈로 만들어 고객사에 공급하는 구조다.
H1은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하기 전의 LG전자 MC사업본부와 화웨이 등 중국 브랜드들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공장이다. H2는 오직 애플만을 위한 공장이다. LG디스플레이는 H2 건설 과정에서 애플로부터 선수금도 일부 수령한 바 있다.
H1⋅H2가 스마트폰용 OLED 후공정 라인이라면, 새로 지어질 H3는 태블릿PC⋅노트북 등 IT용 패널 후공정을 위한 공장이다. 지난 8월 LG디스플레이는 6세대(1500㎜ X 1850㎜) OLED 생산능력 증대를 위해 3조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투자는 IT용 OLED 패널 전공정 생산을 위한 것이었고, 여기서 생산된 셀을 H3로 옮겨 모듈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H3 터파기 공사에 돌입했다. 총 1조6000억원에 투입되는 H3 공장은 최소 5층 이상, 최고 7층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건물 완공은 내년 3분기, 이후 장비가 반입되면, 양산은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쯤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2023년 말이나 2024년 초 정도에 OLED가 탑재된 아이패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의 H3 라인은 OLED 아이패드 출시 스케줄에 가까스로 탑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중국에서 처리하고 있는 IT용 LCD 후공정 물량 일부도 H3가 담당케 할 것으로 알려졌다(2021년 11월 9일자 <"애플, LGD가 아이패드용 OLED 생산할 때까지 미니LED 고수"> 참조).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H3 완공 시기와 애플의 OLED 아이패드 출시 시기를 보면 둘 사이에 모종의 합의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H3에도 애플의 보조금이 들어갔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장비 업계 간만의 화색
LG디스플레이가 전공정 3조3000억원에 이어 후공정에도 1조6000억원을 투입하면서 관련 장비 업계에 오래간만의 화색이 돌고 있다. 그동안 국내 두 디스플레이 회사의 신규 투자가 실종되다시피 하면서 장비 업체들 실적도 일제히 하향됐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의 전공정 장비 공급사는 주성엔지니어링(PECVD)⋅아이씨디(물류챔버)⋅비아트론(열처리)⋅디엠에스(세정장비)⋅이오테크닉스(레이저커팅) 등이 있다. 후공정 장비 공급은 대부분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PRI)를 통해 이뤄지는데, 베셀(라미네이션)⋅탑엔지니어링(본딩) 등 장비 전문업체도 일부 물량을 공급한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전공정 업체들과는 장비 발주 작업을 진행 중이나 후공정 H3 설비 공급사들과는 아직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하지 않았다.
한 LG디스플레이 협력 장비업체 대표는 “LG디스플레이가 H3 투자 방안을 확정함에 따라 조만간 협력사를 통해 설비 발주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H3의 투자 규모가 앞서 H1⋅H2 대비 큰 만큼 후방 산업에서도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