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에 3대, 광저우에도 13대...스캐닝 횟수 3분의 1로 줄여

LG디스플레이가 1개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에서 여러 크기 패널을 동시 생산하기 위한 장비를 반입했다. 이를 통해 65인치 OLED TV 패널 라인에서 55인치 패널까지 한번에 생산할 전망이다. 그동안 버려왔던 30% 정도의 패널을 재활용할 수 있어 OLED 라인 생산성이 크게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LG 부스에 마련된 OLED 패널. /사진=LG전자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LG 부스에 마련된 OLED 패널. /사진=LG전자

LGD, 캐논에서 MMG용 노광장비 도입

 

LG디스플레이가 다중모델생산(MMG) 적용을 위해 도입한 장비는 일본 캐논의 신규 노광기다. 그동안 8.5세대(2200㎜ x 2500㎜) OLED 라인의 노광장비는 65인치 패널 생산을 위해 총 3번의 스캐닝(scanning) 작업이 필요했다. 새 장비는 이 작업을 한 번의 스캐닝만에 끝낼 수 있으며, 65인치와 55인치를 동시에 노광한다.

캐논은 3대의  8.5세대 MMG 노광장비를 LG디스플레이 경기도 파주 공장에 지난해 연말 반입 완료했다. 또 추가로 13대를 중국 광저우 공장에 오는 3분기까지 반입할 예정이다. 이 노광장비의 1대당 가격은 30억엔(약 306억원)이다. 장비 구입에만 총 5000억원 가까이가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캐논의 디스플레이용 노광장비 'MPAsp-H803'. /사진=캐논
캐논의 디스플레이용 노광장비 'MPAsp-H803'. /사진=캐논

LG디스플레이가 이처럼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MMG용 노광장비를 도입한 것은 기존 8.5세대 라인의 생산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8.5세대 라인은 65인치, 혹은 55인치 패널을 전담 생산한다. 55인치 생산 라인은 기판 1장을 6개로 자르면 9% 정도의 남는 부분만 버리면 된다. 그러나 65인치 생산 라인은 3개의 패널을 생산한 뒤, 나머지 30%를 버려야 한다.

이 때문에 55인치 패널 생산라인 대비 65인치 OLED 패널 생산 라인의 생산성이 극히 낮다. 최근 TV 시장이 60인치 이상으로 대형화하는 추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큰 약점이다.

MMG 방식은 이 폐기되던 30%의 기판을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8.5세대 기판에서 65인치 패널 3장과 55인치 패널 2장을 잘라내고 나면, 6% 정도만 버리면 된다. 다시말해 70%였던 면취율이 94%에 이르게 된다.

8.5세대 기판에서 65인치 패널만 생산했을 때(왼쪽)와 MMG 기술로 55인치를 동시 생산할 때의 예시. /KIPOST
8.5세대 기판에서 65인치 패널만 생산했을 때(왼쪽)와 MMG 기술로 55인치를 동시 생산할 때의 예시. /KIPOST

LG디스플레이는 현재 파주 공장의 MMG용 노광장비를 시험가동 하고 있으며, 수율이 안정화되는대로 양산에 투입할 예정이다. 또 이를 통해 광저우 OLED 공장 역시 조기에 MMG 방식을 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MMG 기술을 광저우 공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경우, 65인치 OLED 패널의 생산원가는 550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현재 MMG 없이 국내 공장에서 55인치 패널을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원가 정도에 불과하다. 55인치 패널 원가로 65인치를 생산할 수 있을 만큼 라인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중국 10.5세대 LCD에 대응하기 위한 카드

 

LG디스플레이의 MMG 도입은 중국 10.5세대(2940㎜ x 3370㎜) LCD 라인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다. 10.5세대 LCD 라인은 굳이 MMG를 도입하지 않아도 65인치 패널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한번에 8개씩, 면취율은 94%에 육박한다. 75인치 패널도 6장씩, 면취율 90% 이상으로 생산할 수 있다.

최근 BOE에 이어 차이나스타옵토일렉트로닉스(CSOT)까지 10.5세대 라인 양산 가동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MMG가 적용되지 않은 8.5세대 라인은 더 이상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LG디스플레이의 10.5세대 OLED 라인은 광저우 OLED 생산라인 투자 때문에 우선순위가 밀린 상태다. 반입을 중지했던 10.5세대 니콘 노광장비는 내년 여름쯤에 다시 들여올 것으로 예상된다.

MMG 기술 도입시 65인치 패널의 생산원가.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에서의 사례. /자료=DSCC
MMG 기술 도입시 65인치 패널의 생산원가.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에서의 사례. /자료=DSCC

물론 LG디스플레이의 8.5세대 MMG 도입의 난관이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백플레인(박막트랜지스터, TFT) 외에 유기물증착(EV)시 오픈마스크의 형태 역시 변화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기존에 65인치 크기의 사각형 3개만 뚫려 있던 마스크에 55인치 사각형 2개가 더 추가되기 때문에 공정 조건 등도 변화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가 MMG를 바로 양산 라인에 도입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10.5세대 투자를 미뤄 놓은 LG디스플레이로서는 MMG 도입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다”며 “수율만 안정된다면 10.5세대 라인 투자까지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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