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 "배터리 스와핑 스테이션 3만개 설치 목표"
중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스와핑 기술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배터리 스와핑은 국내서도 관련 연구를 진행 하고는 있지만 CATL⋅니오는 이미 상용화 확산 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LFP(리튬인산철) 양극재에 이어 국내 전기차⋅배터리 업계의 또 다른 약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로빈정 CATL 창업자는 18일 중국 샤먼에서 열린 ‘초콜릿 배터리 스와핑 생태계 컨퍼런스’에서 “2030년까지 배터리 스와핑은 ▲가정 내 충전 ▲공공 충전과 함께 중국에서 전기차를 충전하는 주요 양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운전자가 세 번중 한 번은 배터리 스와핑을 통해 배터리를 충전할 것이란 뜻이다.
그는 “배터리 스와핑 기술이 좀 더 확산하기 위해서는 전기차별로 배터리 크기를 표준화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CATL의 ‘초콜릿’은 배터리 스와핑이 가능한 전기차에 탑재하는 스와핑 전용 배터리 브랜드다. 초콜릿 바(Bar) 형태로 생겼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CATL은 이날 ‘초코-SEB 20호’와 ‘초코-SEB 25호’를 각각 출시했다. 20호는 소형 전기차에 탑재되는 모델로, 각각 LFP 양극재 모델과 삼원계 양극재 모델로 출시된다. LFP 모델은 한 번 충전해 400㎞, 삼원계 모델은 500㎞를 주행할 수 있다. 25호는 소형⋅중형 전기차에 탑재되는데, 역시 LFP(주행거리 500㎞) 및 삼원계(주행거리 600㎞) 양극재 타입으로 각각 출시된다.
중국은 휠베이스(앞뒤 바퀴간 거리)를 기준으로 승용차를 소형(A클래스)⋅중형(B클래스)⋅고급(C클래스)⋅럭셔리(D클래스)로 분류한다. CATL 초콜릿 배터리는 각 카테고리 안에서 혼용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CATL 20호 배터리를 무제한 교환하는 구독 서비스를 월 469위안(약 9만2700원)에 출시했다. 한 달에 10만원이 안 되는 금액으로 무한정 배터리를 교환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인 배터리 충전 방식과 달리, 배터리 스와핑은 단 몇분만에 완충된 배터리로 교환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CATL은 내년에 1000개의 배터리 스와핑 스테이션을 지을 계획이며, 궁극적으로는 전국 3만개의 배터리 스와핑 스테이션을 짓기로 했다. 현재 중국에 10만개의 주유소가 운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단일 배터리 기업이 운영하는 시설로는 방대한 규모다.
CATL에 앞서 배터리 스와핑 기술을 상용화 한 니오도 스와핑 시설을 늘리고 있다. 니오는 지난해 연말을 기준으로 총 2320개의 배터리 스와핑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2026년까지 배터리 스와핑 시설을 2만7500개로 늘린다는 목표다. 2년 만에 현재보다 10배 이상 규모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CATL⋅니오가 목표치만큼 배터리 스와핑 시설을 짓게 되면 중국 내 주유소 개수의 60%선까지 늘어나게 된다. 로빈정 CATL 창업자가 밝힌 것 처럼 배터리 스와핑이 전기차 이용자의 주요 충전 양태가 된다는 전망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는 현대차가 투자한 피트인, LG에너지솔루션의 사내독립기업 쿠루가 스와핑 기술 및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미 배터리 스와핑이 가능한 전기차가 도로를 주행하고 있는 중국과 비교하면 상용화 확산 시점이 더디다. 향후 중국 내 배터리 스와핑 표준이 재정되면 해외 전기차⋅배터리 기업들의 진입이 한층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