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부터 웨이퍼 투입 줄여
청주 M15X에 자리 잡을 예정
SK하이닉스가 경기도 이천 M14 내에서 운영하던 낸드플래시 팹 이전 작업을 오는 2분기 시작한다. 현재 건설 중인 충북 청주 M15X 팹으로 이전될 낸드플래시 설비들은 빨라도 4분기 말쯤 생산을 재개할 전망이다.
최근 낸드플래시 시황이 하강 국면이라는 점에서 이전 기간 감소될 웨이퍼 투입능력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M14 P2, 3월 생산 종료…M15X로 이전
SK하이닉스는 M14 P(페이스)2 내 낸드플래시 생산 라인 가동을 3월 중 종료할 계획이다. M14 P2 라인의 생산능력은 300㎜ 웨이퍼 투입 기준 월 5만5000장 수준이다. 주로 176단 3D 낸드플래시를 생산해왔다.
다만 지난해 11월 이후로는 이전 작업을 위해 낸드플래시용 웨이퍼 투입을 크게 줄여왔다. SK하이닉스는 M14 P2에서 일부 D램 공정 백업(보강)도 지원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그마저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M14 P2 설비들은 이르면 3월 말쯤 이전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이후 신규 건설 중인 청주 M15X 팹 내 새로운 공간에 설치돼 재가동된다. 원래 청주에는 첨단 낸드플래시 투자를 위해 M15가 마련돼 있었다. 그러나 SK하이닉스가 이 곳에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을 위한 TSV(실리콘관통전극) 라인을 들이면서 M14 P2 설비들은 M15X로 행선지가 바뀌게 됐다(<SK하이닉스, 청주 M15에 HBM 전용 라인 들인다> 참조).
SK하이닉스는 지난해 M15X를 신규 D램 생산기지로 천명했으나 M14 P2 설비들이 들어오면 D램과 낸드플래시를 함께 생산하는 하이브리드 팹으로 운영하게 된다.
이전 기간 낸드 생산 공백 불가피
SK하이닉스가 이전 작업을 위해 M14 P2 가동을 중단하면서 당분간 낸드플래시 생산 공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원래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생산능력(솔리다임 제외)은 300㎜ 웨이퍼 투입 기준 월 최대 20만장 정도로 본다. 팬데믹 이후 ‘펜트업’ 수요가 집중됐을때는 생산능력을 가득채워 낸드플래시 라인을 가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238단 등 낸드플래시 분야 ‘테크 마이그레이션’이 진행되면서 생산능력이 일부 줄고, 결정적으로 M14 P2 이전을 위해 웨이퍼 투입을 중단하면서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다. 최근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용 웨이퍼 투입량은 월 15만장에 약간 못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고점(월 20만장) 대비 25% 정도 웨이퍼 투입량이 떨어져 있는 셈이다.
낸드플래시 시황이 하락세고, 기업들이 다시금 감산에 돌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SK하이닉스로서는 굳이 서둘러 M14 P2 재가동에 들어갈 유인은 떨어진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월 메모리카드·USB용 128Gb 낸드플래시 범용제품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18달러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4.57% 상승한 것으로,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최근 PC⋅스마트폰 등 낸드플래시 수요를 일으키는 B2C 업황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 가격을 떠받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같은 메모리 제품이지만 D램과 달리 낸드플래시는 AI(인공지능) 서버 수요에 따른 수혜가 제한적이다.
한 반도체 산업 전문가는 “아직 낸드플래시 감산을 공식화하지 않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감산 기조가 확인되고, PC⋅스마트폰 수요가 반등하기 전까지 낸드플래시 가격은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