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oS 준비하는 중국 신생 기업들
BOE⋅씨야 따라 선익시스템 선택 가능성 높아
8.6세대 OLED 증착장비 수주를 놓고 선익시스템과 일본 캐논도키가 혼전을 벌이는 것과 달리, OLEDoS(OLED on Silicon) 시장에서는 선익시스템이 입지를 굳히고 있다. OLEDoS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들 중 디스플레이 사업을 영위하지 않던 곳이 다수라는 점에서 이미 양산 실적이 쌓인 설비를 선호하는 결과로 풀이된다.
BOE⋅씨야 이어 레이크사이드까지
최근 OLEDoS 증착장비 시장은 종전 6세대(1500㎜ X 1850㎜)나 8.6세대(2290㎜ X 2620㎜) 규격과는 다른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6세대 OLED용 증착장비 공급 경쟁은 사실상 일본 캐논도키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고, 8.6세대 시장은 아직 승자가 가려지지 않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캐논도키를 선정했지만 BOE는 아직 장비 공급사를 결정하지 않았다. LG디스플레이는 8.6세대 투자 결정 전이나 결국 투자에 나선다면 선익시스템을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달리 OLEDoS용 증착장비 시장은 선익시스템이 차근차근 양산 공급 실적을 쌓으면서 선두 공급사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먼저 OLEDoS 사업에 뛰어든 BOE⋅씨야가 선익시스템 설비로 양산 라인을 구축하면서 신생 기업들도 뒤따르는 모양새다.
BOE는 첫 8인치 라인 투자 당시 조슈인더스트리라는 일본 중소 업체 장비를 도입했다가 12인치 투자로 전환하면서 선익시스템으로 갈아탔다. 씨야는 2018년과 2023년 두 번에 걸쳐 선익시스템에 OLEDoS 증착장비를 발주했다.
선익시스템은 지난달 말 중국 레이크사이드라이팅에 332억원 규모의 OLEDoS 증착장비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레이크사이드라이팅은 현재 중국 창저우에 8인치 웨이퍼 투입 기준 연 2만장 수준의 OLEDoS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소비자가전박람회)를 통해 1.31인치 크기(해상도 2.6K X 2.6K)의 OLEDoS 시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투자로 12인치 웨이퍼 기반 생산라인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는 에버비비드(취안저우)⋅시드텍(우후)⋅트리송(쑤저우)⋅루미코어(장소미정)⋅DCB텍(장소미정) 등의 신생기업이 OLEDoS 양산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기존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이 아니며, OLEDoS 사업화를 위해 신설된 회사다. 핵심인 열증착(Evaporation) 공정 관련 노하우가 일천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앞서 투자를 단행한 BOE⋅씨야를 참고해 라인을 구축하는 게 최선이다.
준비 안 된 캐논도키…선익시스템⋅SFA 중에 골라야
특히나 당장 OLEDoS 양산 투자에 나선다고 봤을 때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 6세대 및 8.6세대 장비 공급에 집중하고 있는 캐논도키는 아직 OLEDoS용 증착장비가 준비되지 않았다.
OLEDoS용 증착장비는 1개 라인(15K) 기준 공급가격이 300억원 정도로, 3000억~4000억원(7.5K 투스택 기준)을 넘어가는 8.6세대 대비 볼륨이 작다. 캐논도키로서는 한 번에 큰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8.6세대 장비 공급에 집중하는 게 합리적이다. 당분간 캐논도키 브랜드의 OLEDoS 장비가 시장에 등장할 가능성이 낮다는 얘기다.
캐논도키를 선호하는 삼성디스플레이조차 지난해 연구용 OLEDoS 증착설비는 선익시스템에 발주했다.
애플에 ‘비전프로'용 OLEDoS를 공급한 소니의 생산라인을 참고하는 것도 마땅치 않다. 소니는 일본 진공장비업체 알박이 공급한 설비에 내부 구조를 개조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판과 마스크를 정렬하는 얼라이너 등 핵심 모듈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는 알박조차 알지 못하기에 소니 공급사를 카피할 수도 없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전문가는 “OLEDoS 생산 업체가 고를 수 있는 증착장비는 선익시스템 아니면 에스엔유프리시젼을 인수한 에스에프에이 정도”라며 “양산 공급 실적에서는 선익시스템이 압도적이어서 신생 기업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