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BOE 외 최소 3곳이 투자 유력시
8.6세대 증착장비 공급능력은 제한적
선익시스템, 평택에 8세대급 장비 생산 위한 부지 확보
삼성디스플레이⋅BOE가 스타트를 끊은 8.6세대(2290㎜ X 2620㎜) OLED 투자는 이제 시작 단계다. 두 회사 외에 최소 3개의 회사가 8.6세대 투자를 기획하고 있다.
업계가 검토 중인 투자안이 누적되는 것과 달리, 증착장비를 공급할 수 있는 회사는 여전히 두 곳 뿐이어서 지난해 일어난 증착장비 선점 경쟁이 재점화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LGD⋅비전옥스⋅CSOT, 3개 회사가 최대 8개 라인 투자
삼성디스플레이⋅BOE에 이어 8.6세대 투자를 본격화 할 것으로 예상되는 회사는 3군데다. 우선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연말을 전후로 우선 1개라인(월 7500장 규모)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중국 광저우 LCD 라인 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3~4분기 흑자 구조로 전환하는 등의 변수가 남아 있다. 그러나 8.6세대 투자를 따라가지 않으면 IT용 OLED 패널 시장을 대응하는데 한계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신규 투자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거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중국 비전옥스는 이미 4개 라인(월 3만장 규모) 투자를 공식화했다. 아직 구체적인 기술 방식이나 장비 반입 시기 등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허페이시 지방 정부와 투자 MOU(양해각서)를 교환한 만큼, 사실상 투자 실행은 확정적이다.
비전옥스 외에 CSOT 역시 연내 8.6세대 OLED 투자 방안을 발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CSOT는 최근 우한 T5에 6세대(1500㎜ X 1850㎜) OLED 라인을 들이기 위해 장비 업체들과 사양협의를 진행했다. 다만 시기를 봐서 6세대가 아닌 8.6세대 투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뜻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올해 초 CSOT는 8.6세대 투자 검토 조직을 신설했고, 최근까지 투자 타당성을 검토해왔다.
한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관계자는 “어차피 정부 보조금을 여러번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면 6세대는 미뤄두고 8.6세대로 직행하자는 논의도 CSOT 내부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 3개 회사에서 비전옥스가 4개, LG디스플레이⋅CSOT가 2개씩만 투자해도 총 8대의 증착장비가 필요하다. 여기에 BOE는 총 4개 라인(월 3만장 규모) 가운데 2개 라인에 대해서만 발주가 나온 상태다. 앞으로 2대의 증착장비가 더 필요하다.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도 앞서 투자한 2개 라인 외에 최소 1개 라인 정도는 추가 투자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8.5세대(2200㎜ X 2500㎜) LCD 라인에서 OLED 라인으로 전환 중인 A6(옛 L8)라인에는 아직 4분 1 정도의 공간이 남아있다. 여기에는 8.6세대 OLED 1개 라인이 더 들어갈 여지가 있다.
따라서 아직 투자를 본격화 하지 않은 3사와 삼성디스플레이⋅BOE가 장기적으로 필요한 8.6세대 증착장비는 도합 11대다.
수요는 11대…선익시스템⋅캐논도키 생산능력은?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이 8.6세대 OLED 투자를 기획하는 속도만큼 증착장비 공급사들의 생산능력은 공격적으로 늘지 않는다. 통상 캐논도키의 OLED 증착장비 생산능력은 6세대 기준 연간 6대로 본다. 이를 8.6세대 장비와 혼용하면 1년에 6세대 2대와 8.6세대 2대씩을 각각 생산할 수 있다. 6세대 증착장비 2대 생산능력으로 8.6세대는 1대를 만들 수 있는 셈이다.
캐논도키가 8.6세대로 올인하면 연간 3대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캐논도키는 여전히 6세대와 8.6세대 각 2대씩의 생산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선익시스템은 4일 공시를 통해 경기도 평택시에 2만2628m² 규모의 신축공장 부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선익시스템은 지난해 경기도 수원 본사 리모델링을 통해 6세대 및 OLEDoS(OLED on Silicon)용 증착장비 생산 시설을 갖췄다.
이번에 확보한 평택 공장은 8세대급 증착장비까지 생산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축한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이번 부지 확보로 선익시스템이 연간 4대의 8.6세대 증착장비를 제작 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선익시스템⋅캐논도키 양사가 1년에 공급할 수 있는 증착장비는 최대 6대다. 산술적으로 보면 2~3년 정도의 공급으로 패널 업체들이 필요한 증착장비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 다만 일단 투자가 공식화 되면 하루라도 빨리 장비를 반입받는 게 유리하다는 점에서 2025~2027년 사이 생산되는 장비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펼쳐질 공산이 크다.
지난해만 초만 해도 BOE는 한시라도 빨리 증착장비를 반입받기 위해 증착장비 업체측에 웃돈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다른 디스플레이 업계 전문가는 “투자 결정이 늦어지면 장비 슬롯을 늦게 할당받게 된다”며 “특히 중국 기업들은 보조금 수령도 선착순 경쟁이기에 가급적 빨리 설비 반입 스케줄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