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지에서 6세대 증착장비 사양협의
BOE 프로젝트 이후 업계서 선익시스템 격상

8.6세대(2290㎜ X 2620㎜)와 6세대(1500㎜ X 1850㎜) OLED 라인 동시 투자를 추진 중인 비전옥스가 6세대 증착장비 공급사로 선익시스템을 병행 검토한다. OLED 설비투자시 캐논도키 외 복수 장비사를 평가하는 건 일반적이지만, 선익시스템이 BOE 8.6세대 증착장비를 공급권을 거머쥐었다는 점에서 이번엔 무게감이 다르다. 

 

선익시스템, V2 증착장비 수주전 참여

 

비전옥스는 현재 구안 V2 라인에 6세대 원판투입 기준 월 1만5000장 수준의 생산설비를 보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페이스1’ 투자를 통해 월 1만5000장의 생산능력을 가동 중인데, 여기에 1만5000장분을 추가해 월 3만장 수준으로 기판 투입량을 늘리겠다는 목표다(KIPSOT 2024년 6월 18일자 <비전옥스, 구안 V2에 6세대 OLED 증설 타진> 참조). 

비전옥스가 V2 추가 투자를 위해 먼저 컨택한 회사는 일본 캐논도키다. V2 라인의 페이스1 및 허페이 V3에도 모두 캐논도키가 증착장비를 공급한 만큼, 가장 손에 익은 장비를 조달할 수 있다. 실제 비전옥스는 지난달까지 캐논도키와 V2 추가 장비에 대한 사양협의를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달 들어 선익시스템도 수주전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선익시스템 영업⋅기술 관련 주요 임직원 다수가 V2 라인 증착장비 수주를 위해 현지에 출장간 것으로 전해졌다. 

디스플레이 업계가 예상하는 V2 라인용 추가 설비의 발주 시점은 올해 4분기다. 아직 발주까지는 시간이 남은 만큼 캐논도키⋅선익시스템 두 회사를 면밀히 평가할 여유는 충분하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전 6세대 투자 국면에서 캐논도키⋅선익시스템이 동시 평가된 적이 없지 않지만, 최근 중국 시장에서 선익시스템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고 말했다. 

캐논도키가 공급하는 OLED 증착장비. /사진=캐논도키
캐논도키가 공급하는 OLED 증착장비. /사진=캐논도키

실제 BOE가 8.6세대 OLED 라인 투자를 위해 캐논도키⋅선익시스템 두 회사를 비교하다 선익시스템을 최종 선택하면서 중국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선익시스템에 대한 평가가 격상됐다. 선익시스템은 앞서 24일 공시를 통해 BOE로부터 8.6세대 OLED 증착장비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는 BOE B16(청두)에 필요한 총 4대의 증착장비 중 2대분이다. 계약금액은 BOE측 요청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선익시스템은 지난 2016년 LG디스플레이 구미 E5 라인에 증착장비를 공급한 이후 10년 가까이 양산 수주가 없었다. 이번에 BOE로부터 8.6세대 프로젝트를 수주함으로써 기존 6세대 프로젝트까지 넘볼 수 있게 된 셈이다.  

특히 계속된 적자 탓에 투자금이 부족한 비전옥스로서는 복수 업체를 검토함으로써 단가 인하를 유도할 수 있다. 6세대 OLED용 증착장비는 월 1만5000장 규모로 투자하는데 약 2500억원(캐논도키 기준)을 호가한다. 지난 2021년 1분기 이후 1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비전옥스로서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물론 실제 투자비는 지방정부 자금이 투입되겠지만 보조금 수령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투자 금액을 최대한 낮춰야 한다. 지난 BOE 8.6세대 증착장비 수주전에서 선익시스템이 캐논도키 대비 다소 낮은 단가를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비전옥스 역시 V2 라인 추가 투자에 선익시스템을 끌어들임으로써 같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혹은 캐논도키 입장에서도 선익시스템을 견제하기 위해 기존 대비 낮은 단가를 제시할 수 있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전문가는 “비전옥스가 단순히 ‘들러리’를 세우기 위해 선익시스템을 초청한 것 같지는 않다”며 “애플 향 OLED 라인으로 구축할 게 아니라면 굳이 값비싼 캐논도키 설비를 고집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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