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옵션에 따라 L8 공간 부족할 수도
L8에는 TFT 포함 1개 라인까지 가능할 듯
삼성디스플레이가 추진 중인 8.6세대(2290㎜ X 2620㎜) 추가 투자 과정에서 클린룸 공간 확보 여부가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우선 투자 위치는 과거 8세대급 LCD를 생산하던 L8이 되겠지만 투자 옵션에 따라서는 A7 완공 여부를 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
A7은 삼성전자가 첨단패키지 시설 투자 후보지로도 고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전 정리가 필요한 사안이다.
L8, TFT 포함하면 1개라인만 추가 가능할 듯
삼성디스플레이가 추가 투자 공간으로 확보한 곳은 아산캠퍼스 L8 내 일부다. 현재 L8 우상단 전체와 좌상단 일부 공간이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L8 전체로 보면 4분의 1이 약간 넘는 공간이 남은 것이다. 이 곳에는 8세대급 LCD 생산 장비가 가동을 멈춘채 대기하고 있으나, 마저 철거하면 바로 8.6세대 OLED 생산 라인이 들어올 수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서는 이 정도 공간에 ▲TFT(박막트랜지스터) 공정을 포함한 8.6세대 원판 투입 기준 월 7500장 규모 ▲TFT 공정을 생략할 경우 8.6세대 원판 투입 기준 우러 1만5000장 규모가 반입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삼성디스플레이, 8.6세대 IT용 OLED 추가 투자 검토> 참조).
만약 삼성디스플레이가 8.6세대 월 7500장 규모로 투자한다면 TFT를 포함하든, 포함하지 않든 클린룸 공간이 부족하지 않다. 그러나 월 1만5000장 규모로 투자하려면 TFT 동반 투자는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이 경우 다른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따라서 대안 공간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데, 당장 고려할 수 있는 옵션이 A7이다. A7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투자를 위해 신축을 추진했던 공장으로, 아산캠퍼스 남쪽에 있다.
과거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신기술 투자가 전망되던 시점에 신축을 시작했다가 지금은 완공이 미뤄지고 있다. 이미 골조 공사는 마무리 단계며, 클린룸도 저층 일부에 완비된 상태로 알려졌다. 따라서 L8 외에 추가 투자 공간이 필요하다면 A7이 가장 빠른 대안이다.
한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A7까지 확보해서 투자한다면 투자금 규모가 훨씬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최근 디스플레이 업황을 감안하면 이 옵션은 쉽사리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의 조율도 필요한 사안
특히나 A7은 모회사인 삼성전자가 첨단패키지 생산 라인으로도 고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전 조율이 필요한 사안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을 확장하면서 첨단패키지 라인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이를 위해 옛 삼성디스플레이 천안사업장을 중심으로 투자를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천안사업장 역시 용처가 모두 정해짐에 따라 차기 투자를 위해서는 추가 공간 확보가 절실한 시점이다(<삼성전자, 첨단패키지⋅HBM 위한 추가 공간 확보 추진> 참조).
공교롭게도 두 회사의 설비투자 확장기가 맞물리면서 한 공간을 놓고 경합하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또 다른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삼성전자의 첨단패키지 투자 후보지는 A7 외에도 경기도 평택사업장을 포함한 대여섯개 시나리오가 존재한다”며 “삼성디스플레이의 추가 투자 타당성과 적정 투자비를 따져서 A7 반입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