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세대(2290㎜ X 2620㎜) OLED 라인 투자를 계획 중인 비전옥스가 기존 생산라인이 위치한 구안 V2에 6세대(1500㎜ X 1850㎜) 생산능력도 보강한다. 최근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들 판매량이 늘면서 6세대 OLED 라인 가동률이 전반적으로 개선된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다만 비전옥스는 최근 계속된 적자에도 8.6세대 라인 투자까지 발표한 터라 우선순위에서 밀릴 경우 6세대 투자는 지연될 수도 있다. 

비전옥스 구안 V2 생산능력 꽉 채운다

비전옥스의 중소형 OLED 생산라인은 쿤산 V1(5.5세대), 구안 V2(6세대), 허페이 V3(6세대)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구안 V2는 당초 기획단계에서 6세대 원판투입 기준 월 3만장 규모로 검토됐다가 실제로는 절반인 1만5000장 수준만 투자됐다. 현재 비전옥스가 계획중인 6세대 추가 투자는 이 V2에 나머지 1만5000장분 설비를 마저 들이겠다는 거다. 

비전옥스는 이를 위해 일본 증착장비 업체인 캐논도키와 설비 가격과 반입 스케줄 등을 논의하고 있다. 실제 투자가 이뤄진다면 발주는 올해 4분기, 장비 반입은 내년 하반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인 안정화 후 본격적인 양산은 내후년 초가 된다. 

8.6세대 신규 투자를 검토 중인 비전옥스가 6세대 추가 투자도 추진하는 건, 최근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 6세대 가동률이 전반적으로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올들어 중국에서 애플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빠진 자리를 중국 브랜드들이 차지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아너⋅화웨이가 각각 17%로 1⋅2위를 차지했다. 애플은 16%로 3위에 그쳤다. 직전 분기만 해도 21%로, 2위와 격차가 큰 1위였으나 한 분기만에 점유율이 5% 포인트 내려간 것이다. 

이 같은 스마트폰 업계 지각 변동은 OLED를 공급하는 디스플레이 업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애플은 삼성⋅LG디스플레이 패널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반면, 아너⋅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에는 중국산 패널이 다량 탑재된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전문가는 “최근 중국 패널 업체들의 전반적인 6세대 라인 가동률이 70~80%선을 넘어가고 있다”며 “이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애플 판매량이 감소한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산 중소형 OLED의 약진은 기존 스마트폰 외에 다른 폼팩터로도 전파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BOE⋅CSOT⋅비전옥스 3사의 폴더블 스마트폰용 패널 출하 비중은 삼성디스플레이를 넘어섰다(옴디아 추정). BOE가 삼성디스플레이(47%)와 비슷한 40%를 차지했고, 비전옥스도 9%를 점유했다.  

패널 면적이 넓지는 않지만 스마트워치용 OLED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상반기 스마트워치용 OLED 패널 중 중국 기업들이 생산한 양은 전체의 64%를 기록했다. 개별 기업으로 보면 LG디스플레이가 20%를 차지해 1위에 올랐지만, BOE⋅비전옥스⋅티안마⋅EDO 등이 10% 안팎의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국가 점유율로 압도했다. 

다만 비전옥스 계획대로 V2에 추가 투자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중국 구안현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보조금을 확보해야 한다. 최근 가동률이 다소 높아졌다 하더라도 비전옥스는 지난 2021년 1분기 이후 13개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자체 자금으로 투자할 여력은 없다. 이에 비전옥스는 지난해 각 생산라인이 위치한 지방정부에 회사 지분매입을 요청했을 정도다.

구안현 입장에서는 추가 투자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이 서야 비전옥스에 추가 자금을 투입할 유인이 생긴다. 만약 구안현에서 추가 투자에 미온적으로 나올 경우 비전옥스는 6세대 추가 투자는 지연될 수 있다. 

또 다른 디스플레이 업계 전문가는 “8.6세대 투자는 허페이시, 6세대 추가 투자는 구안현이지만 산업 전체적으로 중앙 정부의 컨트롤을 받고 있다”며 “6세대 투자 타당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면 8.6세대에 전력투구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