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장비업체 중용
주성⋅PSK 등 국내 업체도

진세미와 중국 청두시의 반도체 합작사 청두가오전(成都高真科技, 이하 CHJS)이 반도체 전공정 발주를 시작했다. 진세미는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시절 CTO(최고기술책임자)를 지낸 최진석 부사장이 대표로 있는 회사다. 

진세미⋅청두시는 지난해 9월 4대6의 지분율로 CHJS를 설립했다. CHJS는 미국 글로벌파운드리가 지난 2017년 청두시에 짓다 만 공장을 인수해 반도체 생산라인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최진석 CHJS 대표. /사진=KIPOST
최진석 CHJS 대표. /사진=KIPOST

1일 KIPOST 집계에 따르면 CHJS는 지난 4~5월 총 40건의 반도체 전공정 장비를 발주했다. 지난해 회사가 설립된 이래 실제 발주가 나온건 이번이 처음이다. 

CHJS는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KLA⋅램리서치 등 미국 업체들과 도쿄일렉트론 등 일본 업체를 주요 공급사로 지정했다. CHJS는 중국 푸젠진화반도체(JHICC)처럼 미국 상무부 제재 리스트에 등재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일본 장비사들에 대한 발주가 자유롭다. 반도체 투자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노광장비는 네덜란드 ASML이 공급한다.

국내 업체로는 주성엔지니어링(확산)⋅PSK(식각)⋅제우스(세정)⋅제이티(테스트) 등이 공정 장비를 공급키로 했다. 레이저 장비업체 AP시스템(확산)⋅EO테크닉스(레이저라벨링)도 공급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 현지에서는 CHJS가 D램을 생산할 것이라는 보도가 일부 나왔으나, 업계서는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설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2017년 글로벌파운드리가 공장을 디자인하고, 착공할때 100~200nm(나노미터)대 공장으로 레이아웃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D램 생산은 불가능하다. MCU(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나 이미지센서 등 첨단 노드를 사용하지 않는 파운드리 생산은 가능하다.

CHJS가 지난 두 달간 발주한 장비 목록, /자료=KIPOST
CHJS가 지난 두 달간 발주한 장비 목록. /자료=KIPOST

D램이나 첨단 노드 파운드리 사업은 미국 상무부 제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CHJS가 100~200nm대 파운드리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한 삼성전자 반도체 협력사 대표는 “최근의 반도체 시장 상황을 놓고 보면 D램 보다는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하면서 체력을 비축하고 경험치를 쌓아가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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