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잘츠기터 공장향 배터리 장비 발주 취소
향후 폴크스바겐 행보 주목

스웨덴 노스볼트가 폴크스바겐과 합작 설립 예정이던 독일 잘츠기터(Salzgitter) 공장 장비 발주를 취소했다. 노스볼트는 유럽이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동아시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육성한 회사다. 

그동안 폴크스바겐이 노스볼트 기술력을 지렛대로 배터리 자체 수급 전략을 펼쳐 왔다는 점에서 향후 양측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노스볼트, 폴크스바겐 합작사용 배터리 장비 발주 취소

스웨덴 셸레프테오에 위치한 '노스볼트 Ett' 전경. /사진=노스볼트
스웨덴 셸레프테오에 위치한 '노스볼트 Ett' 전경. /사진=노스볼트

25일 노스볼트와 거래하는 한 전극공정 장비 업체 임원은 “올해 예정돼 있던 독일 공장향 장비 발주가 취소됐다”며 "노스볼트가 투자 및 생산 역량을 스웨덴에 몰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노스볼트 장비 공급사 대표도 "노스볼트 독일 공장의 견적이 드롭됐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도 독일 잘츠기터 지역에 건설 예정이던 노스볼트-폴크스바겐 합작 생산 공장 설립이 취소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앞서 지난 2019년 폴크스바겐그룹과 노스볼트는 독일 내 생산 기지 마련을 위해 ‘노스볼트 즈웨이(Northvolt Zwei)’를 합작 설립했다. 노스볼트 즈웨이는 오는 2024년부터 연 16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었다.

합작사 전략에 변화가 감지된 건 지난 3월 열린 폴크스바겐의 파워데이 중이다. 당시 폴크스바겐은 배터리 내재화 계획을 발표하며 노스볼트측의 노스볼트 즈웨이 지분 50%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스볼트와의 합작사를 100% 자회사화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업계는 폴크스바겐이 독일 내 생산 공장을 자체적으로 꾸려나갈 것으로 예상한다.

폴크스바겐이 독일 배터리 공장을 단독 설립하는 대신, 노스볼트는 스웨덴 지역에 집중한다.  노스볼트는 지난 9일(스웨덴 현지시간) 폴크스바겐그룹, 골드만삭스 등으로부터 27억5000만달러(약 3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발표했다. 노스볼트는 해당 자금을 통해 올해 말 본격 양산을 준비 중인 스웨덴 셸레프테오 기가팩토리 '노스볼트Ett' 생산 규모를 50% 가량 늘릴 예정이다. 당초 연간 40GWh 규모 배터리 생산 계획을 60GWh 규모로 확대했다. 

 

장비 업체들, 폴크스바겐과 직접 컨택 가능성 높아져 

폴크스바겐 '파워데이(Power Day)'. /사진=폴크스바겐
폴크스바겐 '파워데이(Power Day)'. /사진=폴크스바겐

독일 기가팩토리 계획에 대한 노스볼트의 공식 의견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다만 독일 공장 설립이 계획대로 이어지고 폴크스바겐이 단독으로 배터리 생산에 나설 경우 국내 장비 업체들과 직접 거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전기차 시장의 본격 개화로 인해 국내 배터리 장비 및 소재 업체들은 이미 GM⋅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거래하고 있다. 전세계 전기차 판매 2위 업체인 폴크스바겐그룹과 직접 거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표인식 티에스아이 대표는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 얼티엄셀즈를 설립한 GM 또한 따로 자체적으로 배터리 생산을 하고 있다"며 향후 국내 배터리 장비 업체들의 폴크스바겐그룹과 직접 거래 가능성을 시사했다. 

노스볼트 배터리 성능⋅양산기술에 관한 의구심 탓에 폴크스바겐이 전략을 수정했을 거란 조심스런 관측도 나온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업력이 짧은 노스볼트의 배터리 품질이나 양산기술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노스볼트 본사 지분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독일 공장 만큼은 보험 차원에서라도 대안 마련에 나섰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해당 관계자는 "배터리는 인적 인프라가 상당히 중요한 산업”이라며 “국내 배터리 제조 업체들도 해외에 공장을 새로 지을 때 국내 인력이 수백명 투입된다”고 말했다. 인력 및 기술 노하우 격차로 인해 아직까지 노스볼트가 한국 업체들의 배터리 품질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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