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패널 탄성 보강하는 역할
그동안 한 업체서 독점 공급해와
올해 UTG 이어 SUS 프레임도 이원화

삼성디스플레이가 폴더블 OLED에 들어가는 SUS(스테인리스스틸) 프레임 수급을 이원화했다. SUS 프레임은 폴더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가 주름 없이 잘 펴지게 하기 위해 탄성을 보강하는 소재다. 

패널 뒤쪽에서 접히는 부분을 지지한다는 점에서 ‘내부 힌지(경첩)’라고도 부른다.

'갤럭시Z 폴드'. 올 여름 신제품에는 SUS 프레임과 UTG 공급사가 바뀐다. 독점 구조가 깨지는 것이다. /사진=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 올 여름 신제품에는 SUS 프레임과 UTG 공급사가 바뀐다. 독점 구조가 깨지는 것이다. /사진=삼성전자

‘갤럭시 플립3’용 SUS 프레임 이원화

 

지난해까지 삼성디스플레이는 파인테크닉스로부터 폴더블용 SUS 프레임을 공급받아 왔다. ‘갤럭시Z 폴드2’는 물론 클램쉘 형태의 ‘갤럭시Z 플립’용 SUS 프레임도 파인테크닉스가 공급했다. 그러나 올 8월 출시될 갤럭시Z 플립 신모델용 SUS 프레임은 국내업체인 M사도 공급하게 됐다.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이 회사는 그동안 디스플레이용 접착소재와 차폐소재를 주로 공급해왔으며, 이번에 SUS 프레임으로 제품군을 늘리게 됐다.

SUS 프레임은 OLED 패널 뒷면에 접착제로 부착하는 소재다. 직사각형의 얇은(20µm) SUS를 가공해 만든다. 패널이 접히는 가운데 부분은 화면을 닫을때 저항감을 줄이기 위해 무수한 구멍을 뚫는다. 파인테크닉스는 화학식각 방식을 이용해 구멍을 가공하는데, M사가 어떤 방식을 취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SUS 프레임 생산의 관건은 내구성 확보다. OLED 패널이 20만번 접혔다 펴도 문제 없이 작동해야 하는 만큼, SUS 프레임도 최소 20만번 이상의 내구성을 보장해야 한다. 그러나 가운데 접히는 부분은 무수한 구멍이 뚫려 있는 탓에 강성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식각 과정에서 결함(디펙트)이 생길 여지가 크다. 

갤럭시 폴드 OLED 하판 아래에 붙어 있는 SUS 프레임. 20마이크로미터 두께 SUS 프레임 2장이 붙어 있다. /사진=아이픽스잇(iFixit)
갤럭시 폴드 OLED 하판 아래에 붙어 있는 SUS 프레임. 20마이크로미터 두께 SUS 프레임 2장이 붙어 있다. /사진=아이픽스잇(iFixit)

폴더블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SUS 프레임이 부러지면 OLED 패널에 충격을 줄 수 있다. 혹은 SUS 프레임이 탄성을 잃어 패널 가운데 주름이 도드라질 수도 있다.

SUS 프레임은 자성이 없는 SUS 소재만을 사용해 생산해야 한다. OLED 패널 뒷면에 위치하는 소재라는 점에서 자성이 터치스크린 인식에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다(KIPOST 2020년 7월 21일자 <폴더블 스마트폰 속, 눈에 안 보이는 내부 힌지가 중요한 이유> 참조). 

한 디스플레이 소재 업체 임원은 “경쟁사들이 ‘갤럭시 폴드’ 1세대 제품을 분해해 보고 카피하기 어렵겠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SUS 프레임”이라며 “구조는 간단할지라도 얇으면서 내구성을 확보하기가 간단치 않다”고 말했다.

 

소재⋅부품 이원화, 폴더블 저변 확산에 기여할 것

 

그동안 폴더블 스마트폰, 혹은 OLED용 소재⋅부품은 특정 업체가 독점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높은 생산원가의 원인이 됐다. 이번에 갤럭시Z 플립3용 SUS 프레임에 이어 초박막유리(UTG) 공급처까지 이원화되면서 폴더블 스마트폰 생산원가 혁신에 기여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DSCC(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에 따르면 올해 갤럭시Z 플립3용 초박막유리( UTG)는 미국 코닝사가 공급한다. 지난해까지 UTG는 독일 쇼트사가 생산한 유리 원장을 삼성디스플레이 자회사인 도우인시스가 가공(박리⋅강화⋅컷팅)했다. 

올해 면적이 넓은 갤럭시Z 폴드3용 UTG는 여전히 쇼트-도우인시스 조합이 공급하지만, 면적이 좁은 갤럭시Z 플립3용 UTG는 코닝이 담당한다. 

쇼트가 생산한 UTG 원장. /사진=쇼트
쇼트가 생산한 UTG 원장. /사진=쇼트

UTG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6.7인치 한 장에 40달러에 달할 정도로 비쌌다. 당시 6.7인치 폴더블 OLED 패널이 한 장에 135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UTG 원가만 패널 가격의 30%에 달한 셈이다. 이번에 쇼트-도우인시스 독점 구조가 처음으로 깨진 만큼 생산원가가 크게 낮아졌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SUS 프레임 이원화는 삼성디스플레이 차원에서, UTG 이원화는 삼성전자 차원에서 추진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 디스플레이 업체 임원은 “삼성이 일단 보급형 폴더블 제품에 속하는 갤럭시Z 플립3 소재⋅부품부터 이원화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하이엔드 제품인 갤럭시Z 폴드용 자재도 이원화가 공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