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r~3r까지 굽힘 가능

내년 초 출시될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앞면에 유리 대신 잘 굽히는 투명 폴리이미드(PI)를 쓸 것이라는 건 어느 정도 예상된다. 진정 베일에 쌓여있는 부분은 화면 뒷쪽 꺾이는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는 점이다. 과거 폴더폰처럼 힌지(경첩)를 쓸 가능성이 높은데, 200만원을 호가할 고급 제품에 쓰기에는 유려함이 떨어진다.


▲타이타늄⋅나이오븀⋅지르코늄 합금으로 제작한 의료용 스텐트. /KIPOST


13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재료연구소 ‘테크페어’에서는 타이타늄 합금을 이용해 쉽게 휘어졌다 복원되는 재료가 소개됐다. 타이타늄과 나이오븀⋅지르코늄으로 구성된 이 합금은 기존 순수한 타이타늄 대비 4배 이상 변형되어도 원래 상태로 복원되는 성질을 가졌다. 순수 타이타늄이 약 0.5%의 변형만 생겨도 원상태 복귀가 어려운데, 타이타늄⋅나이오븀⋅지르코늄 합금은 2%의 변형에도 탄성을 유지한다.


박찬희 재료연구소 타이타늄연구실 책임연구원은 “합금을 얇게 가공하면 2r~3r 이하로 접어도 원상태로 회복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내년에 출시할 폴더블 스마트폰의 접히는 각도가 3r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타늄 합금이 10만번의 반복적인 굽힘을 버틸 수 있다면 폴더블 스마트폰 경첩 부분 외장재로 쓰일 수 있다. 


기존 형상기억합금으로 널리 쓰이는 니켈⋅타이타늄 합금과 비교해서도 장점이 명확하다. 세계 인구의 10% 정도가 니켈에 피부 과민반응(알러지)을 일으키는데, 타이타늄⋅나이오븀⋅지르코늄는 모두 인체에 무해한 금속이다. 실제 니켈⋅타이타늄을 쓰는 일부 스마트워치나 스마트밴드 제품은 사용자의 니켈 부작용 탓에 리콜되기도 했다. 


온도 변화에 덜 민감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니켈⋅타이타늄 합금이 40℃ 정도의 가용온도 범위를 가지는데, 타이타늄⋅나이오븀⋅지르코늄 합금은 영하 200℃에서 영상 200℃까지 성질이 변하지 않는다. 


박 책임연구원은 “금속 자체의 원가는 타이타늄⋅나이오븀⋅지르코늄 합금이 약간 더 비싸지만, 가공 과정에서 열처리 과정을 줄일 수 있어 최종품 생산 원가는 오히려 저렴하다”며 “IT제품은 물론, 안경테⋅의료용품 등 형상기억 기능이 필요한 요소에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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