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속도 빠르지만 치핑 관리 관건
힐링 공정 중요성 더 높아져

폴더블 스마트폰용 UTG(초박막유리) 업체 도우인시스가 레이저를 이용해 UTG를 절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체 UTG 생산라인에 처음부터 레이저 컷팅 기술을 도입했지만, 도우인시스는 휠(톱날) 방식 절단을 고수해왔다.

쇼트가 생산한 UTG 원장. /사진=쇼트
쇼트가 생산한 UTG 원장. /사진=쇼트

필옵틱스, 삼성전자-도우에 레이저 커터 1대씩 공급

 

레이저 장비 전문업체 필옵틱스는 올해 초 2대의 UTG 레이저 커터를 공급했는데, 한 대는 삼성전자 베트남 생산라인으로, 나머지 한 대는 도우인시스로 공급됐다. 삼성전자는 기존에 제이티에서 레이저 커터를 구매해 사용하고 있었으나 이원화 차원에서 필옵틱스 장비를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도우인시스는 그동안 양산에 적용해 온 휠 방식 대체 가능성 검토를 위해 필옵틱스 장비를 구매했다. 

현재 도우인시스는 30µm(마이크로미터) 두께 UTG 원장을 독일 쇼트로부터 구매해 10장을 접착제로 붙인 상태에서 휠로 자른다. 날카로운 톱날로 얇은 유리를 자르다 보니 공정 시간이 길고, 절단된 유리를 30µm 낱장으로 다시 떼어 내는 공정에서 유리가 파손되기 쉽다. 지난해까지 UTG 생산 수율은 50%를 밑돌았을 정도다.

레이저를 이용한 절단은 이처럼 UTG를 적층하고 다시 떼어 내는 과정 없이 낱장 자체로 절단한다. 휠 대비 빠르게 절단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적층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레이저로 UTG를 절단하는 과정은 종이를 칼로 도려내는 것보다 송곳으로 구멍을 뚫어 떼어 내는 것에 가깝다. 윤곽선을 따라 무수한 구멍을 뚫은 뒤, 이를 떼어 내는 브레이킹(Breaking) 공정이 추가되어야 하는 이유다. 

이 때문에 브레이킹 공정 후 절단면에 치핑(Chipping⋅부스러기)이 발생하기 쉽다. 마치 종이 딱지를 원장에서 떼어내면, 가장자리에 종이 부스러기가 남는 것과 유사하다.

치핑은 당장에 불량이 되지는 않지만, 공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진행성 불량’으로 발전된다. 이 때문에 치핑을 불산(HF)으로 녹이는 ‘힐링’ 과정의 뒤따라야 한다. 도우인시스는 지금도 휠로 UTG를 절단한 후에 힐링을 하지만, 레이저 절단 기술 도입시 힐링 공정 중요성은 더 높아진다.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관계자는 “통상 레이저가 절단면이 깨끗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레이저 컷팅은 적층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도 반드시 전체 수율이 개선된다고 보장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도우인시스에 앞서 베트남 생산라인에 레이저 커팅 기술을 도입한 삼성전자도 UTG 생산 수율이 기대만큼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낮은 UTG 수율 탓에 갤럭시Z 플립3용 UTG 물량 일부를 다시 도우인시스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3.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3. /사진=삼성전자

한편 삼성디스플레이 자회사로 편입된 도우인시스는 지난해 연간 53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9년 82억원에서 6배 이상 급증했다. 다만 이 기간 영업손실 6억5000만원을 기록해 아직 흑자 구조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생산량이 크게 늘었지만 설비투자가 지속되고 있고, 아직 UTG 생산 수율이 크게 높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