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도우인시스 지분 추가 매입

삼성디스플레이가 폴더블 디스플레이용 UTG(초박막유리) 내재화를 위해 인수한 도우인시스가 지난해 흑자전환했다.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3’⋅’갤럭시Z 플립3’ 등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면서 UTG 공급량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갤럭시Z 폴드2에 적용된 UTG. /사진=삼성디스플레이
갤럭시Z 폴드2에 적용된 UTG.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도우인시스 지분 추가 매입

 

삼성디스플레이가 제출한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도우인시스는 지난해 매출 627억원, 영업이익 3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020년 매출 539억원, 영업적자 6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16% 늘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 갤럭시Z 시리즈를 약 200만~250만대 판매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난해에는 판매량이 800만~1000만대로 크게 증가했다. 덕분에 도우인시스 실적도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기간 도우인시스 지분을 추가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래 삼성디스플레이의 도우인시스 지분율은 2020년까지 52.5%, 지난해에는 69.04%로 상승했다. 16.5% 가량의 지분을 더 사들인 것이다.

이미 절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삼성디스플레이로서는 지분을 더 확보하는데 따른 실익은 크지 않다. 핵심 협력사에 대한 더 확실한 관리를 위해 절대적인 지분율까지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도우인시스는 독일 쇼트로부터 UTG 원장을 받아다가 이를 낱장으로 자르는 후공정을 담당한다. 지난 2014년부터 UTG 개발을 시작했다. 2020년 처음 UTG를 양산하는데 저조한 수율을 기록할 만큼 UTG 후가공은 난이도가 높다. 

향후 삼성디스플레이 경쟁 업체들이 폴더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마찬가지로 UTG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도우인시스와의 독점 계약을 통해 기술이 범용화 되지 않도록 묶어둘 필요가 있는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종속 회사 현황. 도우인시스에 대한 지분이 지난해 더 늘었다. 지에프 주식회사는 도우인시스의 자회사였으나, 삼성디스플레이가 도우인시스를 인수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 자회사가 됐다. /자료=삼성디스플레이 연결감사보고서
삼성디스플레이 종속 회사 현황. 도우인시스에 대한 지분이 지난해 더 늘었다. 지에프 주식회사는 도우인시스의 자회사였으나, 삼성디스플레이가 도우인시스를 인수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 자회사가 됐다. /자료=삼성디스플레이 연결감사보고서

삼성디스플레이가 2020년 처음 UTG를 적용한 폴더블 OLED를 양산한 이후 많은 업체들이 UTG 양산에 뛰어들었다. 다만 아직 의미 있는 규모로 양산 대열에 합류한 회사는 없다. 삼성전자 MX사업부(무선사업부)가 UTG 내재화를 위해 베트남에 자작 라인을 깔았지만 생산량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경우, 강화유리 전문업체 유티아이와 폴더블 스마트폰용 UTG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코닝이 공급한 원장유리의 후가공을 맡은 것이다. 다만 애플-유티아이의 UTG는 삼성디스플레이-도우인시스의 그것과는 탄성을 구현하는 원리가 다르다.

삼성디스플레이-도우인시스는 처음부터 최대한 얇은(30μm) 원장 유리를 받아 크기에 맞게 컷팅하는 반면, 애플-유티아이는 비교적 두꺼운 유리를 가져와 굽히는 부분만 얇게 깎아내는 방식이다. 폴더블 스마트폰의 접히는 부위가 화면 가운데 부분 한 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유리 전체가 30μm일 필요는 없다는 게 애플의 발상이다. 

두꺼운 원장 유리의 가운데 부분만 깎아내면 탄성을 확보하면서도 나머지 부분의 강도는 일반 스마트폰용 유리 만큼을 유지할 수 있다. UTG 가공 과정에서 유리를 핸들링하기도 그 만큼 쉽다. 

삼성전자 역시 애플-유티아이 방식의 UTG 생산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UTG 가운데를 깎아내는 장비는 국내 레이저 장비 업체인 필옵틱스가 공급했다.

다만 이 같은 방식은 얇게 깎여 접히는 부분을 보강할 폴리머 소재를 개발하는 게 관건이다. 유리 두께가 달라짐에도 불구하고 OLED 화면에 이질감이 없게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폴더블 OLED의 반복되는 굽힘을 견뎌내야 함은 물론이다.

한 스마트폰 부품 업체 대표는 “애플은 폴더블 OLED를 디스플레이 업체에서 공급받는다 하더라도 UTG 만큼은 자체 서플라이체인을 구축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며 “이는 앞서 터치스크린 등 다른 디스플레이 기자재 공급망 관리에서도 구사했던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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