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미세화 추세로 하반기 중 Hf가 Zr 추월할 것
메카로, 고객사와 공급 논의 중

D램 커패시터용 하이케이(High-K) 전구체 소재가 지르코늄(Zr)에서 하프늄(Hf)으로 본격 전환하고 있다. 미세 공정 기술 발달로 회로 집적도가 커지고 선폭이 줄면서 지르코늄보다 스텝 커버리지가 넓고 공정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하프늄으로 업체들이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서 처음 하이케이 전구체 소재 특허를 취득한 메카로는 기존 지르코늄 전구체 매출 볼륨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하프늄 계열 전구체 공급을 한창 준비 중이다. 최근 이 업체가 개발한 하프늄 전구체를 국내 한 고객사가 도입을 검토 중이다. 


미세 공정 전환에 따라 하이케이 전구체 사용 늘어날 것 

반도체 칩. /사진=레이크머티리얼즈
반도체 칩. /사진=레이크머티리얼즈

전구체(Precursor)는 반도체 핵심 제조공정 중 증착(Deposition)에 사용되는 유기금속 화합물이다. 웨이퍼 위에 원하는 물질을 증착하기 위한 방법으로 최근 ALD(원자층증착) 방식을 많이 활용하는데 전구체는 특정 물질이 기화되어 원자 형태로 증착되는 것을 돕는다. 보통 최종 물질을 얻는 데 선행되는 화학 물질을 총칭한다. 

전구체는 쓰임새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D램 제조에서는 최근 하이케이 전구체가 각광을 받고 있다. 하이케이 전구체는 말 그대로 높은 유전값(K)을 갖는 전구체를 의미한다. 유전값이 높다는 것은 많은 전하를 저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 커패시터 증착 용도로 쓰여 D램 성능을 향상시킨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최근 극자외선(EUV) 공정 적용을 본격화하며 하이케이 전구체 필요성이 더욱 증대했다. 커패시터 종횡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D램 성능의 관건이 되는 스텝 커버리지를 높이기 위해서는 증착을 돕는 전구체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Cp하프늄, 올 하반기 기점으로 지르코늄 밀어낼 듯 

커패시터용 전구체의 역할. /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아직까지는 D램 커패시터용 하이케이 전구체로 Cp지르코늄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업계는 지르코늄 전구체 사용이 점점 줄어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Cp하프늄 전구체 사용 비중이 Cp지르코늄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프늄 전구체는 아직까지 지르코늄 전구체 대비 가격이 비싸다. 1그램당 가격이 7달러선으로 2010년대 중반 이후 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지르코늄 전구체 가격의 두 배에 달한다. 

현재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각각 일본의 아데카와 SK트리켐으로부터 하프늄 전구체를 단독 공급받고 있다. 전구체의 경우 대부분 글로벌 화학 기업들이 원천 특허를 보유해 국내 업체가 쉽사리 경쟁에 뛰어들기 어렵다. 메카로 관계자는 "최근 하프늄 전구체 사용이 늘면서 고객사 측에서 공급선 다변화에 대한 니즈가 크다"고 말했다.   

메카로의 지르코늄 전구체 'ZM40' /자료=메카로

메카로는 지르코늄 전구체인 'ZM40'를 양산 공급하고 있는데, 최근 자체 개발한 하프늄 전구체와 관련해 국내 한 고객사와 공급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메카로 관계자는 "해당 고객사가 단일 공급 업체와 품질 문제로 인해 갈등이 있었다"며 "이원화 업체 선정을 위해 후보들을 평가 중"이라고 밝혔다. 메카로의 하프늄 전구체는 기존 고객사 양산 라인에 쓰이는 전구체와 구조가 다소 다르지만 성능 면에서는 기존 Cp하프늄과 동일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메카로 측은 "현재 지르코늄 전구체와 하프늄 전구체는 물리적 양으로는 비슷한 수준으로 쓰이지만 하프늄 가격으로 인해 전체 규모는 하프늄이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사가 보통 연간 100톤 단위로 전구체를 쓰기 때문에 굉장히 큰 규모"라고 말했다. 메카로는 하프늄 전구체 공급 준비를 대부분 끝마친 상태다. 


메카로, 차세대 먹거리로 몰리브덴(Mo) 전구체 주목 

메카로는 하프늄 전구체 외에 몰리브덴(Mo) 전구체 연구 개발도 주력할 예정이다. 하프늄이 지르코늄을 대체하는 전구체라면 몰리브덴은 WF6(육불화텅스텐)을 대체한다. 특히 몰리브덴의 경우 하프늄과는 달리 메모리 반도체가 아닌 로직 반도체 공정에도 적용이 가능해 공급 가능한 물량이 2배 이상에 달한다. 

메카로 관계자는 "현재 업체들 간 몰리브덴 전구체 개발을 위해 보이지 않는 싸움이 진행 중"이라며 "2023년 정도면 고객사들이 몰리브덴 전구체 사용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메카로는 몰리브덴 전구체 개발을 3년 여 전부터 진행해왔다.

이종수 메카로 첨단소재사업부장은 “회로가 고집적화되고 ALD 증착 필요가 더 높아지면 전구체 사용이 앞으로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향후 전구체 시장은 연평균 3~5% 성장할 것으로 파악되고 OLED 등 적용 분야가 확대됨에 따라 더 많은 니즈가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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