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 재개 일정은 불투명
내년까지는 D램 생산에 주력할 듯

SK하이닉스가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D램 호황으로 인해 CIS(CMOS Image Sensor)로의 생산 라인 전환 일정을 늦추고 있다. 2022년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D램 시장 활기가 진정돼야 CIS 전환에 다시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당초 지난해 말과 올해 진행될 예정이던 D램 생산 라인의 CIS 전환 일정을 조정 중이다. 국내 한 반도체 후공정 업체 임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예상치 않은 D램 호황이 이어지면서 SK하이닉스가 기존의 CIS 전환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파급 효과로 메모리 수요가 갑작스레 증대한 탓이다.  

SK하이닉스는 장기적으로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D램 비중을 줄이고 CIS 등 시스템 반도체 역량을 키우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CIS의 경우 2019년 '블랙펄(Black Pearl)'로 자사 CIS를 독자 브랜드화하고 일본에 CIS R&D 센터를 개소하며 사업 확장을 본격화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와 경기도 이천 공장 M10 라인에서 CIS를 생산 중이다. 두 곳에서 생산되는 CIS 총 생산능력은 8인치 웨이퍼 투입 기준 월 1만5000장 정도다. SK하이닉스는 당초 지난해 말과 올해 해당 생산능력을 2배 늘려 CIS 월 3만장 생산을 목표로 했다.

M10라인에서는 12인치 웨이퍼를 사용해 비교적 하이엔드급 CIS가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CIS 전환 재개 일정은 아직 불확실하다. 전 SK하이닉스 임원을 지낸 업계 관계자는 "현재 D램 경기가 계속 좋으니 확실히 매출을 올릴 수 있는 D램에 집중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전환 시기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우선 1만장~2만장 정도를 돌려보고 D램과 CIS 중 어떤 게 수익성이 더 좋은지 봐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의 CMOS 이미지 센서.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CMOS 이미지 센서.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CIS 전환을 공식화하지는 않았다. 다만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당시 D램의 CIS 전환 계획을 묻는 질문에 보수적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전세계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인해 D램 및 낸드플래시 수급이 타이트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 글로벌 D램 거래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지난 4월에는 PC용 D램(8기가비트) 평균 고정거래 가격이 3.8달러를 기록하며 2017년 이후 최고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와 시장조사업체들은 이러한 D램 호황이 2022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특성상 투자와 실제 양산까지는 시차가 있어 D램 공급 부족 현상과 그에 따른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M16라인의 D램 양산이 본격화되면 SK하이닉스의 CIS 전환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M16 D램 양산이 시작되면 D램 공급이 어느 정도 가능해지므로 이후 CIS 전환이 시작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CIS 전환까지 이어지기 위해선 내년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업계 전반의 추측이다. 

현재 일부 가동을 시작한 M16라인은 하반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초기 생산 규모는 12인치 웨이퍼 투입 기준 월 1만5000~2만장인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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