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분기 금속 박막 증착용 스터퍼 반입
양산 공급까지는 풀어야 할 숙제 산적
한화이센셜이 OLED용 FMM(파인메탈마스크) 양산을 위해 건설한 충남 아산공장이 시험가동에 들어간다. 한화이센셜은 일본 DNP(다이니폰프린팅)가 독점한 기존 FMM과 달리 전주도금 방식으로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아직 양산 적용된 바 없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다품종 소량생산 시장인 자동차 OLED용 FMM부터 공략해나갈 전망이다.
한화이센셜 아산 공장, 4분기 중 시생산
한화이센셜은 전주도금 방식 FMM 라인 구축을 위해 지난 2~3분기 셀코스로부터 금속 증착용 스퍼터를 반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스퍼터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에서 금속 박막을 형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설비다.
전주도금 FMM은 유리기판 위에 니켈-구리-ITO(인듐주석산화물) 층을 차례로 증착한 뒤, 그 위에 인바(Invar) 금속을 도금하는 방식으로 생산한다. 이 인바 금속이 실제 FMM을 구성하는 모재다.
다만 공정의 기본 바탕이 되는 유리기판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탓에(도금이 일어나지 않음) 우선 스퍼터링으로 니켈-구리 금속막을 입혀 전도성을 부여한다. 가장 위에 올라오는 ITO 레이어는 FMM을 형성한 뒤 유리기판에서 떼어낼 때 녹아서 없어지는 희생층인 것으로 알려졌다.
FMM은 가장 얇은 제품이 20μm(마이크로미터) 이하에 불과할 정도로 얇기에 물리적인 힘을 이용해 분리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희생층을 식각하는 방식으로 유리기판에서 FMM을 뜯어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도금으로 올린 인바는 기존 압연 방식 대비 값싸게 만들 수 있고, 극단적인 박판화가 가능하다. OLED의 해상도가 인바 두께에 좌우된다는 점에서 전주도금 FMM이 주는 이점이 크다.
한화이센셜은 한화솔루션 시절인 지난 2021년 웨이브일렉트로닉스의 FMM 사업을 600억원에 인수하며 관련 사업에 진출했다. 이번에 아산 공장을 가동하면 사업 인수 3년여만에 양산 체제를 마련하게 된다.
품질 승인 및 양산까지는 과제 산적
다만 한화이센셜이 실제 아산 공장에서 생산된 FMM의 품질승인을 획득하고 가동률을 높이는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대표적으로 ‘압연+습식 식각'으로 경도된 OLED 업체들의 생산 프로세스를 혁파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한 OLED 업체들이 쓰는 FMM은 압연으로 얇게 가공된 인바 시트에 습식 식각으로 구멍을 뚫어 가공한다. 이 같은 방식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2007년 삼성전자 LCD총괄 시절부터 사용해 온 기술로, 여타 모든 OLED 업체들이 도입해 쓰고 있다.
습식 식각으로 가공한 FMM은 구멍의 형태가 가운데가 움푹 들어간 모래시계 모양으로 생겼다. 인바 시트 위에서 한번, 아래에서 한번씩 두 번 식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전주도금 FMM의 구멍은 수박을 절반으로 자른 반구 형태다.
심지어 이 같은 반구 형태 FMM이 개구율(開口率) 높은 OLED를 생산하는데 유리하다. 그러나 실제 양산라인에 이를 적용하기에는 증착과 관련한 온도⋅시간, 마스크 인장강도 등 여러 공정조건들을 처음부터 다시 잡아야 한다. 공정과 관련된 모든 변수가 기존 모래시계 형태의 FMM에 맞춰 설정돼 있는 탓이다.
이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신생 FMM 제조사들 제품을 평가하면서도 압연 인바에 습식 식각으로 패터닝한 제품에 한해 양산 도입을 검토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한화이센셜이 OLED 업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처럼 이미 생산방식이 굳어진 애플리케이션 보다는 새로 개화하는 패널용 FMM을 우선적으로 공급하는 게 주효할 수 있다. 실제 한화이센셜은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생산에 특화된 FMM을 패널 업계에 샘플 공급하는 방안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은 한 모델이 정해지면 최대 수천만대 이상 같은 규격으로 생산한다. DNP⋅도판홀딩스 등 기존 대형 FMM 제조사에 유리한 시장이다.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는 제조사별로, 차량별로 디스플레이 패널 규격이 천차만별이다. 한 차량 안에서도 ▲ICD(Instrument Cluster Display) ▲CSD(Center Stack Display)▲PD(Passenger Display) 등으로 제품이 나뉜다.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1억대에 약간 못미치는데, 이처럼 시장이 파편화되면 패널별로 연간 생산량이 수십만개 안팎에 불과한 시장이 존재할 수도 있다. 이처럼 새로 개화하는 시장은 기존 대형 FMM 제조사들의 관심에서 멀고, 새로운 방식의 생산 기술이 도입될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다.
한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는 PPI(1인치 당 픽셀수) 측면에서 기존 스마트폰용 OLED 대비 요구 조건이 덜 까다롭다”며 “신규 FMM 제조사가 진입을 시도하기 유리한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