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유럽 지역에 기가팩토리 5곳 건설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달성 목표

올초 피아트크라이슬러와 푸조시트로엥그룹이 합병돼 만들어진 세계 4위 자동차 업체 스텔란티스가 자사 전기차 전략을 본격 공개했다. 스텔란티스는 2025년까지 300억유로(약 40조7000억원)를 전기차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전기차에 총 300억유로 투자, 영업이익 두 자리 목표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

8일(현지시간) 스텔란티스는 'EV DAY 2021' 온라인 웹 캐스트를 통해 포괄적인 전동화 전략을 공개했다. 이 업체는 자체 전문 인력을 키우고 각종 합작사와 파트너 협력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의 전기차 생산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조정 영업이익률(Adjusted Operating Income Margins) 두 자릿수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최고경영자)는 "300억 유로 이상 투자를 통해 성능과 생산능력, 스타일, 편안함 등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에 공개한 전략은 적절한 투자를 적정한 기술에, 시장 상황에 맞는 타이밍에 제공하여 스텔란티스가 이동의 자유에 힘을 싣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텔란티스는 배터리 생산 원가 절감, 지속적인 생산 최적화와 새로운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 등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는 2026년까지 조정 영업이익률을 두 자릿수까지 끌어올리고 글로벌 전기차 공급 시장에서 기준이 되겠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는 특히 저공해 차량(LEV, Low Emission Vehicle)에서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유럽 시장에서 승용차 기준 저공해 차량 비중을 7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전체 시장 전망치보다 10% 높은 수준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2030년까지 저공해 승용차와 소형 트럭 비중을 40%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스텔란티스는 2025년까지 300억유로의 자금을 전동화 및 소프트웨어 개발에 투자한다. 조인트 벤처를 설립해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동시에 생산 효율을 기존 산업 대비 30% 가량 높인다는 계획도 세웠다. 

유럽 상업용 차량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자사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 향후 3년 내 유럽과 미국 등 모든 시장에서 상업용 차량의 전동화를 추진한다. 연말까지 수소 연료전지를 사용한 중형 밴을 생산할 예정이다. 

스텔란티스는 2026년까지 전기차를 내연기관차량과 동일한 가격대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그룹 내 14개 브랜드는 각각 이를 위해 특화된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전기차 주행 거리는 최대 500~800km 수준을 달성하고 분당 32km에 해당하는 급속 충전을 목표로 잡았다. 이를 위해 스텔란티스는 총 4개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만들었다. 길이와 넓이 등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고 부품 교체도 자유롭다. 해당 플랫폼을 활용해 연간 200백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스텔란티스, 북미·유럽에 기가 팩토리 5곳 짓는다

스텔란티스는 2025년까지 130GWh(기가와트시), 2030년까지 260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과 북미 지역에 총 5개 기가 팩토리를 건설할 계획이다. 유럽 80GWh, 북미 50GWh 규모다. 

북미와 유럽에서 2개의 지열(Geothermal) 관련 파트너사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배터리 재료 중 핵심 원재료로 꼽히는 리튬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서다.   

재료 뿐 아니라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도 원가 절감을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 스텔란티스는 전기차용 배터리 팩 가격을 2020년 대비 2024년까지 40% 가량 낮추고, 2030년까지는 추가적으로 20% 더 줄인다. 전반적인 배터리 패킹을 비롯해 모듈 구성을 단순화하고 배터리 셀 크기를 키우는 등의 작업이 이루어진다. 배터리 재활용·재사용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배터리 라이프 사이클을 구축한다. 

배터리 팩은 차량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2024년까지 니켈·코발트 프리 배터리와 고밀도 배터리를 생산한다.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는 2026년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스텔란티스는 향후 핵심 기술과 관련해 합작 법인을 설립한다. 파워트레인에서부터 배터리 화학 조성, 생산, 디지털 콕핏 등의 분야를 포괄한다. 카를로스 테레바스 CEO는 "스텔란티스는 이제 글로벌 움직임을 주도할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라며 "우리는 스케일과 기술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두 자릿수 영업이익을 달성할 역량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스텔란티스, 삼성SDI와 손 잡나? 

독일 뤼셀스하임의 배터리 전문 센터. /자료=스텔란티스 'EV DAY 2021'

로이터 통신은 스텔란티스가 북미 공장 파트너사 확보를 위한 마지막 협상 단계에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SDI가 참여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로이터 통신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에 최소 3조원, 미국 전기차 업체인 리비안에 1조원을 투자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는 최근 삼성SDI와 스텔란티스 협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GM(제너럴 모터스), SK이노베이션이 포드와 각각 협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SDI 또한 주요 완성차 업체와 협력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양사 고위 임원들이 미국 현지에서 회담을 갖고 관련 세부 내용을 조율 중이라고 전해진다. 

국내외 자동차 업계 동향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스텔란티스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 중 이익이나 규모면에서 최상위 수준은 아니었기에 여러 업체들이 합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해 만들어진 회사"라고 설명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나 푸조시트로엥그룹은 프리미엄 차량보다는 대중차 생산에 주력했다.

이 전문가는 스텔란티스의 두 자릿수 영업 이익 목표에 대해서는 달성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통상 자동차 회사들의 영업 이익률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라며 "6~7%가 평균인데 10% 넘어가는 목표치라면 달성하기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와의 합작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삼성의 투자를 바라는 미국 정부 측의 바람과 삼성의 전략적인 입장이 맞물린 것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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