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11인치 후속 주문 확보위해 설득 나서

애플이 예상과 달리 아이패드용 OLED 수급선을 크기별로 완전하게 이분화하면서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당초 삼성디스플레이가 11인치 1개 모델, LG디스플레이가 11인치 및 12.9인치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으나 현재는 LG디스플레이 역시 12.9인치 1개 모델만을 양산하고 있다. 

향후 LG디스플레이가 11인치 제품 생산에 참여할 수 있느냐에 따라 올해 실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각 사 350만대씩은 확정적, 남은 150만대 향방은

 

삼성⋅LG디스플레이는 지난 1월부터 아이패드용 OLED 생산을 시작했고 이달들어 생산량을 늘려가고 있다. 올해 애플이 구매할 물량은 총 800만대를 약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당초 디스플레이 업계는 공급량 측면에서 LG디스플레이가 삼성디스플레이를 능가할 것으로 봤다. 

삼성디스플레이가 11인치 1개 모델만을 공급하기로 한 반면, LG디스플레이는 11인치는 물론이고 12.9인치를 독점 공급하기로 하면서다. 

다만 지난달 초도물량 생산이 시작되면서 주문 양상이 달라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11인치를, LG디스플레이가 12.9인치를 전담하는 것으로 생산 주체가 이분화 되었다. 

올해 애플이 구매할 아이패드용 OLED를 총 850만대로 봤을 때 11인치가 500만대, 12.9인치가 350만대 정도씩이다. 지금과 같은 이분화 생산이 고착되면 물량 비중에서 11인치를 전담할 삼성디스플레이가 LG디스플레이에 앞서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LG디스플레이는 당초 공급하기로 했던 11인치 모델 주문을 되찾아 와야 아이패드용 OLED 수주전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현재 각사가 확정적으로 수주한 물량을 대략 350만대씩 정도로 추정하며, 향후 생산업체가 변경될 수 있는 여지는 11인치 150만대 정도로 본다. LG디스플레이는 이 150만대 안에서 최대한 많은 비중을 확보해야 한다. 

올해 애플이 구매하는 아이패드용 OLED 패널 단가는 11인치가 280~290달러, 12.9인치가 380~390달러 정도다. 11인치 150만대면 4억3500만달러, 약 5800억원 매출이 향방을 달리할 수 있는 것이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전문가는 “LG디스플레이는 이미 11인치 패널 개발을 완료했고 생산에 필요한 기자재도 주문한 상태”라며 “11인치 모델을 공급하기 위해 애플을 설득하고 있으나 주문을 되찾아 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애플 아이패드 프로. /사진=애플
애플 아이패드 프로. /사진=애플

물론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연간 매출(약 21조원)에 견줘 보면 남은 11인치 150만대가 실적에 결정적 영향을 줄 만큼 크지는 않다. 그러나 애플 향으로 공급되는 IT용 OLED의 첫 제품이고, 그동안 ‘투 스택 탠덤' 방식 OLED 양산 경쟁력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에 앞선다고 자신해왔다는 점에서 상징성을 가진다.  

투 스택 탠덤 OLED는 적색⋅녹색⋅청색 발광층이 수직으로 2개층 적층된 구조다. 1개층만 있는 싱글 스택 대비 휘도(밝기)와 내구성이 높다.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용 OLED 사업에 진출하면서 투 스택 탠덤 OLED를 양산해온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관련 제품 생산을 이번에 처음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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