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마이크론 제품보다 밀도 높아
6플레인 구조 채택

중국 YMTC(양쯔메모리)의 232단 3D 낸드플래시가 현재까지 발표된 200단 이상 제품들 중 저장 밀도가 가장 높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셀 저장 밀도가 높다는 건 같은 공간에 더 많은 정보를 저장해 동일한 용량이라도 더 낮은 가격에 제조할 수 있다는 의미다. 

YMTC는 이달 초 열린 ‘플래시메모리서밋(FMS)’에서 232단 제품 출시를 공식화 하면서도 적층 단수 외 정보들은 공개하지 않았었다.

/자료=세미애널리시스
/자료=세미애널리시스

 

YMTC 232단, 1㎜² 당 15.2Gb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세미애널리시스에 따르면 YMTC가 FMS에서 발표한 232단 3D 낸드플래시 제품(X3-9070)은 1㎜² 당 저장용량이 15.2Gb로 측정됐다. 이는 최근 232단 제품을 발표한 마이크론(14.6Gb/㎜²), 238단 제품을 발표한 SK하이닉스(14.39Gb/㎜²) 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YMTC는 경쟁사들과 달리 176단을 거치지 않고, 128단에서 232단으로 직행했다. 기존 128단 제품의 저장 밀도가 8.48Gb/㎜²에 불과했는데, 232단에 들어서며 거의 두 배 수준으로 조밀해졌다.

YMTC의 X3-9070 역시 이 회사가 자랑해 온 엑스태킹(Xtacking)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엑스태킹은 낸드플래시의 로직을 담당하는 주변부회로(Peri) 부분을 다른 웨이퍼에서 따로 생산해 차후에 메모리 유닛과 접합하는 방식이다. 파운드리 업체 SMIC가 주변부회로를 생산해주면, YMTC가 만든 셀과 접합해 3D 낸드플래시를 완성하는 것이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선두권 업체들은 웨이퍼 상에 주변부회로를 먼저 만든 다음, 그 위에 셀을 쌓아 올린다. YMTC는 엑스태킹 방식을 통해 공정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으며, 칩 사이즈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YMTC의 엑시태킹 구조도. 가운데 빨간색 기둥이 두 웨이퍼를 접합한 부위다. /자료=YMTC
YMTC의 엑시태킹 구조도. 가운데 빨간색 기둥이 두 웨이퍼를 접합한 부위다. /자료=YMTC

세미애널리시스는 X3-9070가 6플레인 구조로 생산됐다고 주장했다. 플레인은 하나의 칩 내부에서 독립적으로 동작할 수 있는 셀과 주변부회로들을 말한다. 플레인 수가 늘어날수록 대역폭이 커지며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증가한다. 마이크론의 232단 제품 역시 6플레인 구조를 따르고 있으며, SK하이닉스 238단은 4플레인 구조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세미애널리시스측은 “YMTC의 232단 제품이 대만의 SSD 업체로 출고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정부의 반도체 장비 반입 제재 가능성을 의식해 제품 스펙을 공개하지 않았을 뿐, YMTC는 ‘카피캣’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YMTC는 현재 우한에 1⋅2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1공장은 양산, 2공장은 장비가 반입 중이다. YMTC는 이미 3⋅4 공장 설립 계획도 확정했는데, 1~4 공장의 생산능력은 모두 300㎜ 웨이퍼 투입 기준 월 10만장씩이다. 계획대로 4공장까지 완공하면 3D 낸드플래시 생산능력만 월 40만장에 달하게 된다. 현재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용 웨이퍼 투입량이 월 30만장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YMTC 투자 계획이 얼마나 공격적인지 가늠할 수 있다. 

YMTC의 우한 공장 외관 건설 당시(2019년) 사진. /사진=YMTC
YMTC의 우한 공장 외관 건설 당시(2019년) 사진. /사진=YMTC

다만 이 같은 청사진은 현재의 미중 무역 분쟁 추세라면 좌절될 가능성이 높다(KIPOST 2022년 8월 6일자 <다시 미국 제재 가능성 높아진 YMTC, '칩4' 장비 70% 이상 사용> 참조).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동시에 YMTC를 포함한 중국으로의 반도체 장비 수출을 제한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램리서치⋅KLA 등 미국 장비 없이는 YMTC의 3⋅4공장 투자가 불가능하다. 

만약 미국 정부가 YMTC로의 장비 수출을 제한한다면, 애플 역시 이 회사로부터 3D 낸드플래시를 구매하려던 계획을 접을 수 밖에 없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