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행정부 모두 제재 추진
앞서 미국 장비 수입 금지된 JHICC는 좌초

중국 반도체 제조회사들 중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 회사들 중 하나인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스)에 대한 제재 움직임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복수의 미국 공화당 의원들이 YMTC를 상무부 거래제한 목록(Entity List)에 추가할 것을 요청한데 이어 최근 민주당 의원들도 같은 요구를 하고 나섰다.

최근까지 YMTC가 발주한 반도체 장비들 중 미국산은 4분의 1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며, 한국⋅일본⋅대만 등 이른바 ‘칩4(Chip4)’ 동맹국으로부터의 장비 구매 비중은 70%가 넘는다.

YMTC의 3D 낸드플래시 기술 'Xtacking'. /자료=YMTC
YMTC의 3D 낸드플래시 기술 'Xtacking'. /자료=YMTC

 

칩4 장비 없이는 YMTC도 좌초

 

로이터통신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상⋅하원 의원 6인이 YMTC를 상무부 거래제한 목록에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YMTC를 거래제한 목록에 올리지 않음으로써 이들이 미국의 기술을 이용하고, 다른 제재 대상 업체들에게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설명했다. YMTC 고객사 중 하나인 화웨이는 이미 지난 2019년 미국 제재 대상에 올랐는데, YMTC로부터 낸드플래시를 구매함으로써 제재 효과가 떨어진다는 취지다.

미국 의회 차원에서의 YMTC 제재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7월 마이크 맥컬 공화당 하원의원과 빌 해거티 공화당 상원의원도 상무부에 YMTC를 거래제한 목록에 추가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당시 두 의원은 YMTC에 중국 파운드리 SMIC 출신 인사는 물론,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 출신들도 포진해 있다며 YMTC를 제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의회의 압박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실제 상무부 제재가 발효될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같은 날 로이터통신은 워싱턴 소식통을 인용, 미국이 중국으로의 반도체 장비 선적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조치가 현실화되면 YMTC는 더 이상의 신규투자는 불가능하게 되고, 미국 메모리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테크놀러지는 반사이익을 받게 된다. 

/자료=KIPOST
/자료=KIPOST

실제 KIPOST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현재까지 YMTC가 발주한 것으로 확인된 반도체 장비 75건 중 미국산은 20건에 달한다. 대표적인 업체로는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램리서치⋅KLA 등이 포함됐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는 PECVD 등 증착설비, 램리서치는 식각장비, KLA는 검사장비 분야에서 최강자다. 이들 회사 장비가 없이는 제대로 된 반도체를 만들 수 없다. 

미국 외에 칩4 동맹 가입 의사를 밝혔거나(일본⋅대만) 영입대상국(한국)으로부터의 구매 비중은 70%가 넘는다. 특히 일본 기업에는 지금까지 26건의 장비를 발주한 것으로 집계돼, 건수로만 보면 미국을 뛰어 넘는다.

아직 우리나라는 칩4 동맹 가입 여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지만, 사실 미국⋅일본 두 나라 기업들만 YMTC에 장비 수출을 금지해도 제재 효과는 충분하다. 실제 YMTC에 앞서 지난 2018년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된 중국 JHICC(푸젠진화반도체)는 2019년 D램 생산을 포기하고 파운드리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등 프로젝트가 좌초 상태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YMTC의 시장 점유율은 3%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와 일본 키옥시아 등에 이어 6위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최근 애플이 이 회사 낸드플래시를 양산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232단 제품 개발도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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