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포저 매개로 두 번에 걸쳐 전사하는 방식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 전사(Transfer) 솔루션으로 레이저 기술을 검토하고 있다. 레이저를 이용하면 칩 불량률을 낮출 수 있고, 동시에 전사 수율을 높일 수 있다. 다만 기존에 검토되던 여러 방식들에 비해 생산비용은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드램, 삼성전자에 레이저 전사장비 공급
현재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LED 전사 공정 테스트에 사용하는 레이저 장비는 국내 업체인 하드램이 공급했다. 하드램은 레이저 장비 및 응용 소프트웨어 전문업체다. 원래 LCD 및 OLED용 주변노광(Edge Exposure) 장비와 마커(Marker)를 공급해왔다.
하드램이 마이크로 LED 전사장비용으로 공급한 설비는 LLO(레이저리프트오프)다. LLO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에서 희생층을 레이저로 삭마(削磨⋅Ablation)할때 쓰는 설비다. LLO가 기판에서 LED를 분리시키는 힘을 이용해 적⋅녹⋅청색 LED를 각 화소에 전사시키는 것이다.
LED는 사파이어 웨이퍼 위에서 GaN(질화갈륨)층을 성장시키는 방식으로 제조한다. 다만 한 장의 사파이어 웨이퍼 위에서 만든 LED라 할 지라도 빛의 밝기나 파장은 제각각이다. TV처럼 균일한 밝기와 파장을 내는 기기에 쓰기 위해서는 이 중에 양품을 먼저 골라내 인터포저에 옮겨 심어야 한야 한다. 이 과정에서 LLO가 한 번 사용된다.
인터포저는 일종의 캐리어 기판인데, 인터포저에 옮겨진 LED는 모두 TV 화소에 쓰일 수 있는 양품이다. 이 인터포저를 TV용 기판 위에 옮겨 놓고 상부에서 레이저를 쏘면 LED가 각 화소 위치에 정확하게 전사된다. 이 과정에서 LLO가 다시 한 번 사용된다.
마치 쌀농사를 지을 때 모판에 모를 먼저 키우고, 모내기를 통해 논에 옮겨 심듯, 인터포저를 매개체로 LLO 전사가 이뤄지는 것이다.
한 장비 업체 관계자는 “인터포저를 쓰지 않고 사파이어 웨이퍼 위의 LED를 바로 TV용 기판에 전사하는 방식도 있다”면서도 “이는 전사와 동시에 칩 양불판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공정이 효율적이지 않다. 삼성전자는 인터포저를 쓰는 방식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저 비용문제는 넘어야 할 산
레이저 전사 방식은 그동안 마이크로 LED 업계가 유력하게 검토해오던 정전기 전사나 폴리머 전사 방식에 비해서는 비교적 최근에 검토되기 시작했다(KIPOST 2022년 5월 3일자 <마이크로 LED, 레이저 장비 업체들에게 기회의 땅 될까> 참조).
정전기 전사가 칩 불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폴리머 전사가 수율이 좋지 못하다는 점에서 대안 기술로 레이저가 부각됐다.
그러나 레이저 전사는 높은 수율에 비례해 높은 생산 비용이 향후 풀어야 할 숙제다. 레이저 특성상 광원장치를 주기적으로 교체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 LED 전사에 사용하는 레이저는 OLED 생산에도 쓰이는 엑시머 레이저다. OLED TFT(박막트랜지스터) 생산 과정에서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는 원자재 중 하나도 엑시머 레이저 광원이다.
엑시머 레이저는 불활성 기체를 이용해 발생시킨 레이저를 의미한다. 반도체 노광공정에 사용하는 ArF(불화아르곤)⋅KrF(불화크립톤) 광원이 대표적인 엑시머 레이저다. ArF의 파장은 193nm, KrF는 248nm다.
통상 레이저의 파장이 짧을수록 개별 펄스(Pulse)의 에너지는 높아지며, 분자간 결합을 끊어내는 광화학(Photochemical) 작용이 우세해진다.
또 다른 장비업체 임원은 “마이크로 LED는 지금도 1억원 넘는 가격에 판매될 정도로 비싸 생산비용을 어떻게 낮출 것이냐가 관건”이라며 “레이저 전사 방식으로는 생산비용을 낮추는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