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O, 도레이 턴키 설비로 파일럿 구축
LGD, ETRI와 레이저 방식 전사 평가

미니 LED가 하이엔드 TV 및 모니터용 광원으로 안착한 것과 달리, 마이크로 LED는 아직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확실한 지분을 마련하지 못했다. 크기가 워낙 작아 낱개로 핸들링하기가 어려운 탓에 여전히 양산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수천만개의 LED 칩을 정확한 화소 위치에 올리는 전사(Transfer) 공정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다. 

레이저를 이용한 마이크로 LED칩 전사 기술이 부각되고 있다. /사진=유니카르타
레이저를 이용한 마이크로 LED칩 전사 기술이 부각되고 있다. /사진=유니카르타

 

AUO, 도레이 레이저 장비로 파일럿

 

지난 2017년을 전후로 마이크로 LED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위한 솔루션으로 부각될 때, 업계가 유력하게 검토한 전사 기술은 두 가지다. 

하나는 정전기의 힘을 이용해 마이크로 LED 칩을 잡았다가 TFT(박막트랜지스터) 위에서 떨궈주는 방식이다. 애플은 지난 2015년 대만 럭스뷰를 인수,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 실리콘으로 만든 헤드에 전압을 걸어주면, 순간적으로 정전기가 발생해 LED 칩을 들어 올린다. 이후 TFT 위에서 전압을 끄면 마이크로 LED 칩이 안착한다. 그러나 이 같은 기술은 정전기에 의해 LED 칩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아 양산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또 다른 방식은 끈적한 폴리머 소재를 이용해 칩을 들어다가 TFT 위에 붙이는, 일명 ‘스탬프’ 방식이다. 스탬프 방식은 정전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칩이 손상될 일은 없다. 그러나 스탬프를 반복해 쓸수록 부위별로 접착력 차이가 발생하는 게 문제다. 

한번에 최소 수천개 칩을 옮기게 되는데, 접착력 차이가 발생하면 중간중간에 옮겨지지 않는 화소가 생길 수 있다. 이는 수율과 생산성 저하로 이어진다. 4K 해상도의 디스플레이 위에는 2500만개의 화소가 위치하는데, 1%P의 수율 저하로 25만개의 신규 불량 화소가 생기는 셈이다. 

PL 방식의 마이크로 LED 검사장비. /사진=도레이엔지니어링
PL 방식의 마이크로 LED 검사장비. /사진=도레이엔지니어링

레이저는 이 같은 두 방식의 단점을 보완한 기술이다. 끈적한 폴리머 소재로 마이크로 LED 칩들을 들어올리되, 이를 TFT 위에 놓을때는 레이저를 이용해 떨궈준다. 정전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칩이 손상될 염려가 없고, 양품 칩만 선택적으로 전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대만 AUO의 경우 실제 레이저 장비를 이용해 마이크로 LED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다. AUO의 마이크로 LED 생산 설비는 일본 도레이엔지니어링이 턴키 공급했다. 마이크로 LED를 TFT 위에 옮겨주는 전사 공정과 불량 칩을 제거하는 리페어 공정 등에 레이저 설비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사와 함께 또 다른 난제인 검사 공정은 PL(Photoluminescence) 방식으로 구축했다(KIPOST 2019년 7월 17일자 <마이크로 LED 테스트 공정, 어떤 방식이 대세될까> 참조). 

PL 검사는 마이크로 LED 칩에 자외선(통상 248~405nm) 빛을 쬐어 불량 여부를 판별하는 기술이다. 웨이퍼 상에 한번에 빛을 쬐고, 광학적으로 불량을 판별하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다. AUO는 EL(Electroluminescence) 검사 방식을 PL로 바꿈으로써 패널 1장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을 1주일에서 30분으로 단축했다. 

도레이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대만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한국・중국 업체들 대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에 소극적이었는데 대신 미니・마이크로 LED 분야에는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다”며 “현재 자사 설비들을 이용해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LGD, 사파이어 to 인터포저 전사에 레이저 테스트

 

아직 R&D(연구개발) 차원에서 마이크로 LED를 검토하는 LG디스플레이는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레이저 방식의 마이크로 LED 전사 기술을 평가했다. 

마이크로 LED 칩을 전사하는 공정은 크게 보면 ▲사파이어 웨이퍼에서 인터포저로 옮기는 과정과 ▲인터포저에서 TFT로 떨어뜨리는 과정으로 나뉜다. LG디스플레이는 전단계에 해당하는 사파이어 웨이퍼에서 인터포저로 LED 칩을 옮기는 과정을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파이어 웨이퍼 뒷면에 레이저를 조사하면 웨이퍼 위에 성장된 GaN(질화갈륨)층이 인터포저 위로 낙하한다.

인터포저는 마이크로 LED를 TFT 위로 옮기기 전에 양품 LED만 모아 놓는, 일종의 캐리어 기판이다. 마치 모판에서 모를 키워 논에 모내기를 하듯, 사전에 인터포저 위에 양품 LED 칩만 전사해 놓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레이저를 이용해 25μm X 35μm 크기의 LED 칩을 전사하는데 성공했다. 

마이크로 LED의 전사공정은 양산을 위한 가장 큰 난제다. 위는 LED를 이용해 디스플레이 화소를 형성하는 과정에 대한 개략도다. /자료=LG디스플레이
마이크로 LED의 전사공정은 양산을 위한 가장 큰 난제다. 위는 LED를 이용해 디스플레이 화소를 형성하는 과정에 대한 개략도다. /자료=LG디스플레이

이 처럼 마이크로 LED 산업에 레이저 설비가 도입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관련 설비 업체들도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OLED 투자 국면에서 다량의 레이저 장비를 공급했던 AP시스템은 모회사 APS홀딩스 차원에서 마이크로 LED용 레이저 기술을 검토하고 있다. 수직형 LED용 LLO(레이저탈착, Lase Lift Off) 설비를 공급했던 큐엠씨도 레이저 전사 장비를 개발, 양산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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