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세대 대비 면적 6% 확장
최종 소비자에게 주는 이점 커

중국 BOE가 IT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 규격으로 8.6세대(2250㎜ X 2600㎜)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6세대는 중국 패널 업체들이 LCD 투자 시기에 삼성⋅LG디스플레이의 8.5세대(2200㎜ X 2500㎜) 라인과의 경쟁을 위해 대대적으로 투자했던 규격이다.

8.5세대와는 원장 면적 차이가 크지 않지만 개별 패널로 잘랐을 때 조금씩 커 최종 소비자에게 주는 이점은 작지 않다.

애플 아이패드 프로. 애플은 IT용 기기들 중에는 아이패드에 처음으로 OLED를 적용한다. /사진=애플
애플 아이패드 프로. 애플은 IT용 기기들 중에는 아이패드에 처음으로 OLED를 적용한다. /사진=애플

 

BOE, IT용 OLED 8.6세대 규격으로 검토

 

현재 BOE는 일본 캐논도키와 8세대급 OLED 투자를 논의하고 있으며, 설비 규격은 8.5세대가 아닌 8.6세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 TV를 기준으로 하면, 8.6세대 원장은 8.5세대 대비 패널당 3인치 더 크게 자를 수 있다. 

8.5세대 원장은 55인치 6장으로 자를 때 가장 효율적이다. 이에 비해 8.6세대의 경우 58인치 6장으로 자를 때 효율적이다. TV 세트 업체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큰 가격차 없이 3인치 더 큰 패널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때 LCD 시장에서 후발주자였던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8세대급 투자시 8.5세대보다 8.6세대를 선호했다. HKC와 현재는 BOE에 흡수된 CEC판다가 8.6세대 LCD 양산 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CSOT는 현재 광저우 지역에 8.6세대 옥사이드 LCD 라인을 건설하고 있다. 

/자료=키움증권
/자료=키움증권

이처럼 효율성을 앞세운 투자 논리는 IT용 패널 생산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8.5세대 원장을 11인치 태블릿PC용으로 자르면 126개, 15.6인치 노트북PC용으로 자르면 70개씩 면취할 수 있다. 만약 8.6세대라면 생산할 수 있는 패널 크기가 조금씩 커지거나 개수가 더 많아진다. 어느쪽이든 패널 업체에게는 이득이다. 8.6세대 원장이 8.5세대 대비 6% 정도 면적이 넓다. 

생산 효율이 높아지지는데 비해 투자비나 생산 기술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게 장비 업계 설명이다. 국내 한 증착장비 전문가는 “OLED 증착 공정은 결국 FMM(섀도마스크)의 처짐 현상을 어떻게 제어하느냐에 따라 수율이 달라진다”며 “이런 측면에서 8.5세대나 8.6세대는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통상 새로운 디스플레이 규격이 개발되기 위해서는 투자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TFT(박막트랜지스터) 라인에 대한 부담도 크다. 그러나 8.6세대 TFT 라인은 이미 LCD 생산 과정에서 검증 완료됐기에 새로운 장비 개발에 대한 부담도 거의 없다. BOE 장비 협력사 임원은 “BOE는 스마트폰용 OLED 라인 투자시에 삼성디스플레이 기술을 거의 카피했지만 IT용 투자시에는 차별화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며 “8.6세대 투자 방안은 거의 확정적”이라고 말했다.

 

결국 수율이 변수

 

BOE가 실제 8.6세대 OLED 라인 투자로 가닥을 잡는다고 해도 당장 국내 업계가 열세에 놓이는 것은 아니다. 8.6세대 원장이 8.5세대 대비 효율적인 것은 사실이나, 결국 라인 생산성은 수율과 생산 방식 등 변수가 다양해서다. 

현재 통용되는 수평형 OLED 증착 공정. 수직형 증착은 기판과 섀도마스크를 수직으로 세워 놓고 공정을 진행한다. /자료=KIPOST
현재 통용되는 수평형 OLED 증착 공정. 수직형 증착은 기판과 섀도마스크를 수직으로 세워 놓고 공정을 진행한다. /자료=KIPOST

삼성디스플레이는 첫 번째 IT용 OLED 라인은 업계서 처음 8.5세대 수직형 증착 기술을 도입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수직형 증착은 8.5세대 원장을 절반으로 자르지 않고 공정을 진행할 수 있다. 기판과 FMM을 수직으로 세워 중력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롭기에 굳이 원장을 절반으로 자르지 않는 것이다. 원장 면적을 넓혀 효율을 높이는 BOE와는 또 다른 측면에서의 생산성 제고 시도다. 

결국 어느쪽이 이전에 시도된 바 없던 증착 기술을 먼저 안정화 시키느냐가 관건이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수직 증착 쪽이 리스크가 크지만, 성공했을 때 생산성 제고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한다. 한 OLED 기술 전문가는 “8.6세대 원장 면적이 6% 넓다고 해도 면취율이나 수율에서 10%씩 차이가 나버리면 무의미한 시도가 되어 버리고 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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