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HDI 사업 종료 이어 RF-PCB도
반도체용 PCB 기판에 집중

대덕전자가 RF-PCB(경연성인쇄회로기판) 사업에서 철수한다. 갈수록 수익성이 낮아지는 RF-PCB 사업을 접고 반도체 패키지용 PCB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대덕전자는 최근 업계 전반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 분야에 공격 투자하고 있다.

/사진=대덕전자
/사진=대덕전자

RF-PCB 접고, FC-BGA 집중

 

대덕전자는 경기도 안산 B3 공장에서 생산 중인 RF-PCB를 내년 초까지만 생산할 계획이다. 이미 생산 물량의 상당 부분을 축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초 스마트폰용 HDI(주기판) 사업에서도 철수한 바 있다. HDI에 이어 RF-PCB 사업도 종료함으로써 대덕전자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반도체용 PCB에 집중된다.

대덕전자가 생산한 RF-PCB는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과 주기판을 연결하는데 사용된다. 2017년 이후 카메라모듈이 싱글(1)에서 쿼드(4)로 렌즈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RF-PCB가 회사 매출의 30%를 차지하기도 했다. 카메라모듈 렌즈수가 늘면, 이를 상호 연결하기 위한 RF-PCB 면적도 넓어지기 때문에 그에 맞춰 실적도 향상됐다. 

그러나 지난해 이후로는 카메라모듈 렌즈수 증가세가 정체되고, 중국 내 경쟁사 물량이 늘면서 수익성이 갈수록 낮아졌다. 지난 3분기 기준 RF-PCB 사업의 매출은 470억원, 회사 전체 매출서 차지하는 비중은 18%에 그쳤다. 

한 PCB 업체 임원은 “카메라모듈용 RF-PCB는 5층 이상 고다층에 평탄도 스펙(규격)도 까다로워 부가가치가 높았으나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덕전자가 더 이상 생산하지 않기로 했다”며 "당장 관련 매출은 줄겠지만 장기 수익성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대덕전자의 사업군은 반도체용 PCB와 MLB(고다층PCB)로 양분될 전망이다. 반도체용 PCB는 FC-BGA처럼 반도체를 패키지할 때 이종 반도체간 신호연결을 위해 사용하는 기판이다. MLB는 통신장비나 자동차용 반도체 실장을 위해 사용하는 기판이다.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에 따라 점차 수요가 늘고 있다.

대덕전자가 투자를 늘리고 있는 FC-BGA. /사진=대덕전자
대덕전자가 투자를 늘리고 있는 FC-BGA. /사진=대덕전자

특히 FC-BGA는 전 세계적으로 수요 대비 공급이 달리는 품목이다. 일본 이비덴과 신코덴키, 삼성전기 등 10개 정도의 기판 회사만 생산한다. 특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대부분 회사들이 증설 투자를 미뤘는데, 이 기간 서버 및 PC용 FC-BGA 수요가 크게 늘면서 수급에 ‘미스매치’가 커졌다. 

대덕전자는 지난해 HDI 사업을 철수한 공간에 FC-BGA 신공장을 건설했고, 올해 초 70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현재 총 투자금액 1600억원, 내년까지 4000억원으로 투자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이번에 RF-PCB 사업을 철수한 공간에도 반도체용 기판 라인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덕전자는 2024년 FC-BGA 분야서만 연 3000억원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러한 흐름은 PCB 업계 전반적으로 유사하다. 삼성전기가 베트남 RF-PCB 생산라인을 걷어내고 FC-BGA 설비를 들여 놓기로 한데 이어 LG이노텍은 경북 구미 공장에 FC-BGA 라인을 신설하고 있다. 반도체 후공정 업체 임원은 "삼성전기·LG이노텍이 몸을 사리는 사이 대덕전자가 공격적으로 투자했다"며 "덕분에 최근의 FC-BGA 호황을 오롯이 누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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