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습식 기술만 사용
친환경적이고, 미세 홀 가공에 유리
삼성전기가 ABF(아지노모토 빌드-업 필름) 홀 가공에 건식 식각 공정을 도입한다. ABF는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 기판의 몸체가 되는 필름으로, 그동안 화학 약품을 이용한 습식 식각만 이뤄져 왔다.
삼성전기, 세종사업장에 건식 식각장비 입고
삼성전기는 오는 11월 세종사업장에 ABF 건식 식각 장비를 반입할 계획이다. 해당 장비는 국내 플라즈마 장비 업체인 제4기한국이 공급한다.
ABF는 FC-BGA에서 절연층을 구성하는 필름이다. ABF 앞뒷면에 구리를 코팅해 전극을 패터닝하고, 이를 여러장 쌓으면 FC-BGA가 완성된다. FC-BGA는 각 레이어가 전력 및 데이터를 주고 받기 위해 구멍(홀)을 뚫고, 그 사이를 구리로 채운다.
고층 빌딩의 각 층을 엘리베이터가 연결하듯, 홀이 각 레이어들을 연결하는 것이다.
이때 홀은 레이저 드릴을 이용해 뚫는데, 구멍을 뚫린 후 내벽에 남는 찌꺼기(스미어⋅Smear) 제거에 다음달 반입할 건식 식각 장비가 사용된다. 이를 제대로 제거하지 못하면 FC-BGA 제작 후 컨택트 불량이 발생할 수 있다. 혹은 최종 고객사의 SMT(표면실장) 공정에서 고열에 의해 구리 도금이 탈락할 수도 있다.
그동안 FC-BGA가 아닌 일반 PCB(인쇄회로기판)⋅FPCB(연성인쇄회로기판) 제조시 스미어 제거에 건식⋅습식이 혼용돼 왔으나, FC-BGA는 습식 공정만 이뤄져 왔다.
습식이 종래의 기술로 신뢰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습식 식각에 사용되는 약품(과망간산칼륨)이 소재에 스며들거나, 공정 이후 미처 중화되지 않고 남을 수 있다는 점에서 수율 관리가 어렵다. 특히 100μm(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미세 홀의 경우, 습식으로는 내벽의 스미어를 완벽하게 제거하기가 어렵다.
건식 식각은 높은 에너지의 플라즈마를 이용해 찌꺼기를 직접 제거하는 방식이다. 플라즈마 입자들이 홀 내벽에 붙은 찌꺼기들과 충돌 후 진공 펌프 배기구를 통해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처리 시간이 짧다. 유해한 화학 약품이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친환경 공법이기도 하다. 미세 패턴을 구현하는 FC-BGA 특성상 좁은 홀 스미어 제거에 건식 식각이 적합하다.
PCB용 소재 업체 관계자는 “건식 식각이 작업 속도가 빠르고 작업 환경도 친환경적이라는 점에서 선호된다”며 “건식이 습식 식각 공정을 점차 대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